['달콤살벌 패밀리' 종영] 어설픈 해피엔딩은 아니길 바랐는데

14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종영한 드라마 달콤살벌 패밀리. 마지막회에서 모든 인물들은 해피엔딩을 맞았다. /MBC 달콤살벌 패밀리 방송 화면 캡처

'달콤살벌 패밀리' 웃음도 감동도 잡지 못한 채 마무리

[더팩트ㅣ김민지 기자] 휴먼 코미디를 표방하던 드라마의 끝은 어설픈 해피엔딩이었다.

14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달콤살벌 패밀리'(연출 강대선, 대본 손근주 김지은) 마지막회에서는 그동안 갈등을 빚어왔던 윤태수(정준호 분)와 백기범(정웅인 분)이 서로 화해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살아가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윤태수는 과거 자신이 충심파에 있을 때 했던 일로 생계를 위협받게 된 만복상가 상인들을 도와 상가 재개발을 막고자 했다. 하지만 백기범과 백만보(김응수 분)는 재개발 의지를 굽히지 않았고 돈으로 상인들을 현혹시켜 사업을 진행했다. 이에 많은 상인들이 입장을 바꿔 재개발을 찬성했고 백만보의 사업 수완이 통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윤태수의 진심이 통했다. 윤태수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인들이 백만보의 계략에 넘어갈 경우 손해를 볼 거라는 것을 예상했다. 과거 자신으로 인해 피해 입었던 상인들에게 두 번의 고통을 줄 수 없었던 윤태수는 상인 대표를 하고 있는 노조원을 설득했다. 진심을 담은 윤태수의 말은 상인 대표의 마음에 와 닿았다. 결국 그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백만보의 비리에 대해 폭로해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냈다. 백기범은 윤태수에게 졌다고 생각한 후 허탈해했지만 가족들의 사랑을 느끼고 악한 마음을 털어냈다.

그 뒤로 5년의 시간이 흘렀다. 앞서 부모의 갈등으로 헤어졌던 윤성민(이민혁 분)과 백현지(민아 분) 5년이 지난 뒤 다시 연인 사이가 돼 있었다. 그동안 사귀어온 두 사람은 양가 부모를 불러 모으고 결혼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옥(문정희 분), 백기범, 이도경(유선 분)은 이들의 결혼을 반대했지만 두 사람은 이미 혼인신고를 한 사실을 밝혀 모두를 경악하게 했다. 이후 윤성민과 백현지는 함께 유학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윤태수와 김은옥은 푸트 트럭 론칭에 성공해 분점까지 냈다. 덕분에 윤태수는 어두운 과거를 청산하고 어엿한 사업가가 됐다. 이후 윤태수는 김은옥에게 영원한 사랑을 다짐하며 극이 막을 내렸다. 이야기가 나름 해피엔딩을 완성한 것이다.

달콤살벌 패밀리에서 사랑의 결실을 맺은 이민혁과 민아. 드라마 속 인물들은 모두 행복한 결말을 맞았으나 어설픈 이야기 전개가 아쉬움을 남겼다. /MBC 달콤살벌 패밀리 방송 화면 캡처

'달콤살벌 패밀리' 자체는 극이 유쾌하게 마무리됐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아쉬운 부분이 많다. 일단 백기범이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했다. 백기범은 아버지 백만보에게 인정받고 행복한 가정생활을 하는 윤태수에게 열등감을 가진 캐릭터다. 이에 윤태수를 무너뜨리기 위해 때때로 악행을 저질렀다. 이후 가족과 관련한 그의 짠한 사연이 다뤄지며 악인의 이미지는 다소 희석됐으나 백기범이 악행에 대해 반성하거나 참회하는 장면이 자세하게 극 안에 담기지 않아 이야기가 불완전하게 마무리됐다. '달콤살벌 패밀리'의 주인공인 윤태수-김은옥 부부, 백기범-이도경 부부의 사연 역시 깊게 다뤄지지 않았다.

드라마에서 어설프게 다뤄진 소재도 아쉬움을 남긴다. '달콤살벌 패밀리'는 초반에 백기범이 손세운(김원해 분)을 죽이고 이 누명을 윤태수에게 덮어 씌우며 극이 급속도로 전개됐다. 이로 인해 백기범과 윤태수가 갈등을 일으켰고 손세운이 살아 돌아왔을 때 까지만 해도 계속해서 엄청난 이야기들이 진행되리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손세운은 이들에게 돈을 뜯어가는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흥미로운 소재를 흥미롭지 못하게 사용한 안 좋은 예다. 게다가 손세운이 사라진 후 드라마 자체가 힘을 잃었다.

'달콤살벌 패밀리'는 '웃픈' 가장에 대해 다루는 휴먼 코미디를 보여주겠다고 말했으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어설프게 뒤섞으며 이도 저도 아닌 드라마가 됐다. 첫 회에서 유쾌하게 포문을 열어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던 드라마는 웃음도 감동도 확실하게 잡지 못하며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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