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연예가클로즈업] '진퇴양난' 신은경, 해법은 '진실 고백'

20년 전 무덤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신은경, 이번엔 또 왜? 전 소속사로부터 명예훼손 등의 소송을 당한 신은경은 그 내용이 사치 등 대부분 민감한 사안들이어서 향후 대응방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강일홍 기자] 여배우한테는 단 한번의 실수가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무덤이 될 수 있다. 한 번 실수하면 이를 악물고 몸부림을 쳐도 스스로 땅을 헤치고 나올 수 있을까 말까다.

신은경은 1996년 11월 서울 중구 신당동 약수고개에서 무면허 음주사고를 냈다. 뺑소니까지 겹쳐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도주차량)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당시 MBC 인기드라마 '종합병원' 등에서 보여준 중성적 이미지로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던 중이었다. 모든 활동은 중단됐고, 절망과 좌절의 나날을 눈물로 삼켜야했다.

꼬박 1년을 쉰 신은경은 포르노에 가까운 영화 '창'(임권택 감독)을 통해 기사회생했다. 윤락여성 은영 역을 자청한 신은경은 사창가에 직접 가볼 만큼 독한 결기를 보였다. 연기자로 되살아나기 위해 온몸을 내던졌다. 독(毒)을 해독하기 위해 그 보다 더한 독을 내뿜었다. 전라의 파격노출과 독한 연기는 통했다. 신은경은 그해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연예가의 각종 불미스런 소식들이 저물어가는 한 해의 끝자락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김현중 vs 최 씨'의 친자확인 논란이 장기 소송대리전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나훈아-정수경 씨'의 두번째 이혼소송도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특히 김창렬의 폭행사건 공방에 이어 터진 신은경의 명예훼손 분쟁은 그 진위를 두고 온갖 설이 난무하고 있다.

상대가 있는 다툼에서 누가 완전히 떳떳할 수 있을까마는 연예가의 각종 불미스런 소식들이 저물어가는 한 해의 끝자락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현중 김창렬 신은경 나훈아. /더팩트 DB

◆ 전 소속사와 전전 소속사 "신은경의 사치와 부도덕이 문제" 성토

신은경의 전 소속사인 런엔터테인먼트가 최근 신은경을 상대로 '명예와 신용을 훼손했다'며 고소한 배경을 뜯어보면 내용부터 매우 충격적이다. '매달 수백만 원의 월세, 억대의 외제 스포츠카 리스비 등 모두 회사에서 지급하도록 했다' '요구하는 돈이나 카드 사용비를 해결해주지 않으면 예정됐던 촬영을 취소하겠다고 협박해 회사로서는 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는 등 아킬레스건이나 다름없는 프라이버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고소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직후 이 내용의 진위를 확인하려는 필자에게 런엔터테인먼트 K 대표는 "우리와 처음 전속계약을 맺을 당시 이미 신은경은 신용불량자였다. 사용한 카드는 기획사 명의로 발급됐기 때문에 기록과 증거는 고스란히 남아있다. 자신이 체납한 7억 원 대 국세를 포함한 채무와 별도의 회사채무 3억 이상이 있는 상태에서 1억 원을 다시 빌려 초호화 해외여행을 다녀와 회사를 위기에 빠뜨렸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신은경 자신의 사치스런 생활패턴 때문에 야기된 문제인데 오히려 방송업계 종사자들에게 소속사 탓이라며 뒷공론을 하고 다녀 어쩔 수 없이 법적행동을 취하게 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K 대표는 명예훼손 형사소송에 앞서 신은경을 상대로 '2억 4000여만 원의 정산금을 돌려달라'는 내용의 민사소송을 해놓은 상태다.

전 소속사의 이런 조치와 주장에 대해 신은경은 현 소속사 지담을 통해 "사실과 다르며 허위 사실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담은 지난 10월부터 신은경을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논란이 확산되자 "서류상 전속계약 상태가 아니다"며 한 발 빼는 모양새를 취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전 소속사 대표가 '아직도 소속사가 악덕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때문에 공개한다'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려 신은경의 처신을 폭로했다.

만에 하나 확실한 반박 근거가 없다면? 신은경은 전 소속사로부터 민형사 소송을 당한데 이어 전전 소속사가 신은경한테 문제가 있다며 가세하고 나서면서 더 궁지에 몰리고 있다. /MBC 드라마 하얀 거짓말

◆ 전 시어머니 "아픈 손자 엄마 품에 안겨 잠 자본 적이 없다" 주장

"전 소속사 측 얘기는 팩트다. 우리한테도 똑같은 레퍼토리로 똑같은 짓을 했다. 저희 회사에서도 하와이 간다고 2000만원 가져다가 먹튀했다. 아이 병원비다 뭐다 하며 가져갔다. 이태원 당신 집에 갔더니 고양이 방, 매니저 방은 있는데 아이 방은 없었다. 돈보다 당신의 인성 문제를 오픈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전전 소속사까지 가세한 폭로전은 충격을 넘어 경악에 가깝다. '보다 보다 못 봐주겠다' '신은경의 만행' '만나는 회사마다 양아치로 몰 건가' 등 표현도 직설적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신은경이 몸담았던 앞선 두 소속사 모두 증거자료를 기반으로 폭로했다는 점이다. 전 소속사 K씨는 "변호사를 대동해 신은경의 채무내역을 하나 하나 대조해 검증을 했다. 만약 이 사실이 허위이면 어떠한 민형사상 책임도 지겠다"고 배수의 진을 쳤다. 전전 소속사 대표 역시 "어디 저도 한번 고소해 보시죠?"라며 채권자료를 공개했다.

설상가상으로 이 와중에 신은경의 전 시어머니까지 폭로전에 가세했다. 시어머니는 "이혼 당시 친권과 양육권을 모두 신은경에게 넘겼다. 아들과 이혼 후 딱 두 번 손자를 보러 왔다. 아픈 애인데 엄마 품에 안겨 잠 자본 적이 없다. 손자가 불쌍하다"고 밝혔다. 신은경의 아들은 뇌수종에 거인증까지 앓고 있는 장애 1급으로 이혼한 2007년부터 8년째 할머니가 돌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가 있는 다툼에서 완전히 떳떳할 사람은 없다. 상처를 입지 않고 온전히 빗겨갈 방법도 없다. 지금 신은경은 만에 하나 확실한 반박 근거가 없다면 재기불능의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상태다. 아직은 뭐가 진실이고 허위인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진실 고백'만이 유일한 해답이란 점이다. 배우 인생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신은경이 과연 어떤 판단을 할지 지켜볼 대목이다.
eel@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