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 나르샤' 신세경, 홍일점 존재감 발산
[더팩트 | 김경민 기자]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 다섯 번째 용 분이, 신세경이 본격적으로 50부작을 향해 발걸음을 디뎠다. 신비스럽고 우아한 분위기 대신 거적때기에 흙칠을 하고 나왔는데 더 예뻐 보였다. 화면에서도 힘이 느껴지는 강한 남자 배우들의 센 캐릭터 사이에서 신세경의 분이 역시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카리스마를 내뿜었다.
19일 오후 방송된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분이를 소개하고, 그와 이방원(유아인 분) 정도전(김명민 분) 무휼(윤균상 분) 등이 얽히고설키게 되는 내용이 다뤄졌다.
고려는 터무니 없는 세율을 국법으로 적용했다. 나날이 '갑'의 횡포는 심해졌고, 백성들은 하루에 밥 두 숟갈 먹고 살아야 할 처지였다. 분이는 극 중 아역부터 소개됐지만, 정의감이 넘치는 열혈 백성이었다. 가만히 있을 그가 아니었다. 그는 마을 사람들과 황무지를 개간해 국가나 권문세족이 아닌 오롯이 그들의 땅을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분이와 마을 사람들의 땅이 홍인방(전노민 분) 노비들에게 적발됐고, 그대로 수확한 곡식은 물론 땅까지 빼앗길 위기에 놓였다. 마을 사람들은 거세게 항의했지만 돌아오는 건 매질과 죽음뿐이었다. 분이는 "살아야 한다"며 "땅이야 또 개척하면 된다"고 부르짖었지만, 눈앞에서 쓰러지는 마을 사람들을 보며 절망에 빠졌다.
위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겨우 목숨을 건진 분이와 마을 사람들은 왜구로 변장한 같은 고려인에게 납치를 당했다. 분이는 이방원과 무휼의 도움으로 구출됐지만 동생 언년이를 잃고 공분을 쉽게 삭이지 못했다.
분이는 분노만 찬 눈빛으로 관가에 고발하겠다고 나섰다. 이방원은 분이에게 "국법을 어긴 것은 맞지 않느냐"고 만류했다. 분이는 이방원의 뺨을 내리치며 "당신 같은 귀족이 뭘 알겠느냐"고 하소연했다. 훗날 한 나라의 군주가 될 이방원이 민초의 아픔에 대면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분이는 관아의 곡식 창고에 불을 냈다. "언년이 제사를 지냈다"며 "언년이는 항상 배고프다고 했는데 가는 길엔 배불리 먹어야지"라고 쓸쓸하게 뒤돌아섰다. 어느 정도 현실을 깨닫고 자신의 한계 안에서 최대한의 복수를 한 것이다. 이방원은 "너무 낭만적이야"라고 분이의 뒷모습을 사랑스럽게 바라봤다.
신세경은 이날 방송 내내 더럽혀진 옷에 피투성이 얼굴로 화면을 채웠다. 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신세경의 분이 분장보다 분이가 된 신세경의 연기 그 자체에 몰입하게 됐다. 차마 부숴버릴 수 없는, 그럴 엄두도 낼 수 없는 잘못된 현실의 장벽 앞에서 원망과 분노를 분출하다가도 인내하고 다스리는 감정선이 설득력 있게 그려졌다.
제목 속 '육룡' 중 유일한 홍일점이지만 여성성보다 극을 이끌 하나의 인물로서 더욱 부각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때분장한 신세경이 극에서 반짝거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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