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예뻤다' 사이다 러브 라인 시작되나?
[더팩트 | 김경민 기자]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는 첫사랑과 숨바꼭질하는 이야기 때문에 '고구마 드라마'라는 애칭을 얻었다. 여자 주인공 황정음이 정체를 밝히지 않고 묵묵히 무시를 견뎌낼 때면 시청자는 퍽퍽한 고구마를 물 없이 먹는 느낌으로 속을 태웠다. 드디어 황정음이 변신했고 속이 뻥 뚫릴 일만 남은 듯했다. 하지만 주어진 건 감질나는 사이다 한모금 뿐이었다.
15일 오후 방송된 '그녀는 예뻤다'에서 지성준(박서준 분)은 김혜진(황정음 분)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 포옹하며 본격적인 러브 라인을 예고했다. 엇갈리던 남녀 주인공이 서로를 바라보기 시작했고 설렘도 가득 부풀었다. 하지만 뭔가 시원하지 않은 여운이 맴돌았다.
이날 방송분을 향한 기대와 관심은 최고조였다. 김혜진이 예쁘게 미소를 짓고 끝난 이후 제2막의 첫 회였기 때문이다. 14일 방영 예정된 방송분이 프로야구 중계로 결방하면서 온라인을 뒤덮었던 '시청자 봉기'는 그 위력을 실감하게 했을 정도다.
그러나 하루 결방을 한 탓인지 방송 초반 전개상 편집점이 끊기는 부분이 있었다. 또 각자 생동감 넘치던 캐릭터들이 다소 밋밋한 색깔로 일관했던 회차여서 아쉬움을 자아냈다. 워낙 흠 잡을 곳 없이 재밌는 작품이어서 작은 빈틈도 부각됐다.
민하리(고준희 분)는 스트레스성 위경련을 겪고 지성준과 김혜진에게 거짓말한 값을 치렀다. 그럼에도 정신을 차리고 나서 "누굴 이렇게 진심으로 좋아한 적 나도 처음이다"라고 지성준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를 고집했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자신을 위해 게살죽을 끓이는 김혜진을 안고 죄책감의 눈물을 흘렸다.
결국 민하리는 김신혁(시원 분)과 시원한 드라이브 후 지성준에게 모든 거짓말을 자백할 용기를 냈다. 하지만 지성준과 만남이 불발하면서 이는 다시 미뤄졌다. 민하리의 정체는 캐릭터들의 갈등을 쥐고 흔드는 열쇠이기 때문에 쉽게 밝혀질 문제는 아니다. 다만 초반 친구를 진심으로 아끼는 당당한 '의리 미녀'로 사랑을 받았던 민하리의 개성이 사라지고 있어 씁쓸함을 남겼다. 단순히 남녀 주인공의 러브 라인을 방해하는 캐릭터여서가 아니라, 매회 흔들리는 그의 감정선이 어느 순간부터 설득력을 잃었다.
또 지성준과 김혜진의 결정적인 관계 전환 장면이 비교적 큰 설렘을 폭발시키지 못했다. 물론 지성준과 김혜진의 감정 발전이 그동안 차근차근 설명됐지만, 김혜진이 회사로 복귀한 후 지성준은 따뜻하게 웃으며 단조롭게 행동한 것이 전부였다. 앙숙이던 두 사람이 관계가 좋아진 것은 보였지만 사랑을 확인하기 직전 단계인 남녀의 감정 교환은 보이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지성준은 꾸준히 민하리의 연락을 기다렸다. 그는 앞서 민하리의 키스를 받고 별다른 대답은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어쩌면 김혜진보다 민하리와 더 깊은 남녀 사이 긴장감을 타고 있다. 정리되지 않은 채 시작한 새로운 사랑 또한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 남았다.
결방 효과까지 더해져 더욱 극적인 관심이 집중됐던 회차여서 시청자의 시선도 더욱 매서웠다. 수목드라마에서 대개 수요일 방송분은 목요일 방송분을 더욱 재밌게 보기 위한 이야기가 배치돼 있다. 원래 목요일 방송분인 10회 예고편만 봐도 9회가 남긴 답답함을 모두 해소해줄 것으로 보인다. 아직 가장 큰 반전(김혜진 정체 공개)과 '꿀잼'이 예약돼 있는 시점이어서 겨우 한 회차의 아쉬운 감보다 앞으로 만날 이야기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
shine@tf.co.kr
[연예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