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지드래곤vs태양, 채널 고정하게 만든 입담 배틀
대세와 대세가 만났다.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과 태양이 인기 예능 프로그램 JTBC '냉장고를 부탁해' 게스트로 출연해 은밀한 냉장고를 공개했다. '냉장고를 부탁해'의 묘미는 역시 셰프들의 '푸드쇼'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지드래곤과 태양의 희소가치 있는 만담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드래곤과 태양은 지난달 31일 오후 방송된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초반 15분 만에 '토크쇼'의 맛을 제대로 살려냈다. 두 사람은 빅뱅이라는 둥지 아래에서 동고동락하며 서로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사이였기에, 그들의 폭로전과 '디스전'은 셰프들의 요리 대결 뺨치는 흥미를 이끌었다.
지드래곤과 태양은 MC들의 부추김에 서로의 약점을 짚는 상황에 놓였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적은 것도 아닌 그들은 10년 차 아이돌답게 내숭 없는 '디스'를 시작했다.
먼저 태양은 지드래곤에 "입이 정말 싸다"고 '돌직구'를 날려 선제공격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다 알기를 바라고 일파만파 커졌으면 좋겠다 싶을 때 지드래곤에게 말하면 된다"고 비유해 웃음보를 터뜨렸다. 게다가 입의 무게를 "사람들은 10원짜리라고 말한다"고 표현해 지드래곤의 반전 면모를 공개했다.
여기에서 지드래곤은 "한 귀로 들으면 바로 (나간다)"며 "요즘은 500원 정도?"라고 너스레까지 떨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한층 돋웠다. MC 정형돈은 "기사에 나오는 YG 측근이 지드래곤이었나"라고 덧붙여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지드래곤의 웃음 뒤엔 태양을 향한 반격이 숨어 있었다. 지드래곤 역시 "태양은 밥을 혼자 먹는다"고 식탐을 폭로했다. 그는 "콘서트 투어를 다니면 대기실에 간식거리가 있다"며 "맛있는 컵라면은 태양의 가방에 있더라"고 멤버들끼리나 알 수 있는 독특한 성격을 이야기했다. 또 해외에도 전기밥솥을 가지고 다닌다는 태양에게 "밥솥이면 적어도 몇 인분은 할 텐데 부르질 않는다"고 내심 서운한 마음을 내비쳐 태양의 진땀을 흐르게 했다.
지드래곤의 재치 있는 '디스'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MC들이 태양의 냉장고를 보며 타인의 손길을 거친 흔적을 찾기에 혈안이 되자 입이 간지러운 듯 무언가 언급할 것 같은 자세를 취해 보는 이들의 애를 태웠다. 또 "취하지 않아서 술을 싫어한다"는 태양에게 "누가 봐도 취했는데 본인은 안 취했다고"한다고 마지막까지 태양을 놀리기도 했다.
오래 봤다고 하지만 아직도 빅뱅하면 톱아이돌 이미지가 풍기는 묘한 신비감이 따라붙는다. 그래서 냉장고를 공개한다는 것 자체로도 사적인 부분을 공개하는 것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그런데 오히려 지드래곤과 태양의 허물 없는 일상 폭로는 냉장고 안 보다 화끈하게 친근했다. 두 사람이 냉장고를 열기 전까지 대화만으로 이끈 15분이 '냉장고를 부탁해' 맛을 더한 에피타이저로 톡톡히 몫을 했다.
[더팩트 | 김경민 기자 shi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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