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5대 협회장 선거가 가장 중요합니다. 처음으로 추대가 아닌 회원들의 투표로 결정되기 때문이죠. 제가 새로운 가수협회 수장이 된다면 가수들의 숙원인 가수회관 건립을 3년의 재임 기간 내에 추진하겠습니다."
가수 김흥국(56)이 최근 제5대 대한가수협회장으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흥국은 지난 8일 후보자 등록을 한데 이어, 10일 대한가수협회 선관위로(위원장 이갑돈)부터 기호 1번을 배정받아 본격 공식 선거 일정에 돌입했다. 김흥국과 함께 동료가수 인순이가 경쟁자로 나선 가운데 새 대한가수협회장은 오는 26일 오후 2시부터 5시 30분까지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리는 가수협회 총회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지난 14일 <더팩트> 사옥에서 김흥국은 "가수의 위상을 높이고, 안팎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노래하는 가수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겠다"고 출마 변을 밝혔다. 그는 "남진 초대회장 4대 태진아 회장 재임 기간인 지난 10년간 이사와 부회장, 수석 부회장 등으로 활동했다"면서 "이제 직접 전면에 나서 협회의 새로운 변화와 발전을 이끌 때가 됐다"고 말했다.
<더팩트>가 "장르를 떠나 마이크 잡고 노래하는 모든 가수는 한가족"이라며 통합과 화합을 강조한 김흥국을 만나 선거에 임하는 각오와 출마변을 직접 들어봤다.
-협회장이 되면 가장 중점을 둬야할 부분이 뭔가?
가수들의 권익과 복지다. 그동안 많은 선배 가수들이 여기에 공감하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물론 부분적으로 이룬 성과가 없는건 아니다. 제가 말하는 건 윗목과 아랫목이 골고루 따뜻해져야한다는 거다. 이를 위해 우선 가수들의 숙원인 가수회관을 건립하는 초석과 발판을 만들겠다. 임기안에 반드시 추진하겠다. 그 어떤 사심도 없다.
-협회가 명성이나 규모에 비해 재원은 턱없이 부족한데 가능하겠는가.
이제 협회는 회비로만 운영해가기는 힘들다. 차제에 후원기금을 적립해야한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10여년간 협회 일을 하면서 충분히 고민하고 준비해왔다. 구상중인 여러가지 대안이 있다. 투표 당일 후보연설 때 구체적 방법을 밝히려고 한다.
-숫자나 관심도로 보면 연예계에 가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꽤 큰데 결속력은 느슨하다는 지적이다.
바로 위상의 문제다.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는 모든 가수가 식구다. 가장 많은 수를 자랑한다. 그럼에도 결속력이 약한 것은 그만큼 위상이 낮기 때문이다. 제가 새로 수장으로 나설 수 있다면 가수의 위상을 높이고, 안팎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노래하는 가수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겠다. 대안 중 하나로 우선 국민의 애환과 함께 한 시대를 살아온 원로가수들의 노후 대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자 한다.
-지금껏 많은 분들이 복지문제를 언급했지만 선심성 공약으로 그친 경우가 많았다. 가능하겠는가.
앞에서 말했듯이 동료가수들의 소규모 후원금만으로는 어차피 해결이 어렵다. '가수의 날'을 단순 기념행사로 끝내는게 아니라 온 국민과 함께 하는 축제로 승화시키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다. 협회 운영방식을 좀더 신축적으로 바꿔 하나씩 해결할 수 있다. 또 그동안 규모는 크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장학재단을 운영하면서 충분한 경험을 쌓았다.
-대한가수협회장은 그동안 추대형식이라는 모양새를 취해왔데 이번에 처음으로 경선이 됐다.
말씀하신대로 선후배 가수들의 의견을 한데 모아 추대하는 아름다운 관행이 깨졌다. 하지만 경선이 나쁘지만은 않다고 본다. 투표를 통해 당당히 당선이 되면 공약을 추진하는데도 더 힘이 실리고 책임감도 커질 것이다. 어차피 한 울타리에 사는 한 식구이므로 승자가 패자를 따뜻이 감싸고, 패자가 승자를 적극 돕는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모처럼 만난 김에 개인적인 근황도 궁금하다. 기러기 아빠는 언제쯤 졸업하는가.
아, 기러기 아빠 정말 빨리 졸업하고 싶다. 이제는 아내와 한집에 사는게 소원이다. 큰애 번칠이(김동현)가 중학교 들어갈 때 시작했는데 벌써 12년이 흘렀다. 아들은 이미 군에도 다녀왔고, 세살때 떠난 딸이 고등학교 진학을 한다.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면 아내가 귀국하는 스케줄이다. 빠르면 올 하반기엔 졸업할 것같다.
기금운영을 공약으로 내세운 김흥국은 지난 2000년 김흥국장학재단을 설립해 15년째 가동하고 있다. 재단을 장학금을 받은 인원은 모두 145명이다. 올해 김흥국장학재단은 화계초등학교 6학년 김 모 군 등 10명의 초등학생에게 장학금 50만 원을 각각 수여했다.
대중의 무관심 속에서 어렵게 지내고 있는 원로가수들에게 관심을 갖는다는 취지로 '대전부르스'를 부른 가수 안정애와 '고향무정'의 오기택에게도 각각 100만 원의 지원금을 전달했다. 장학금은 김흥국의 공연 수익금과 후원회원들의 모금으로 조성된다.
[더팩트|강일홍 기자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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