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했다고 해줘!"
천하장사, 백두장사, 한라장사 씨름계의 전설로 남은 이만기(52)도 이길 수 없는 '강적'이 있다. 건장한 체구와 불같은 성격의 이만기도 '그 분' 앞에선 땀을 뻘뻘 흘리며 잔심부름을 한다. 당대 최고의 씨름선수를 기죽게 하는 '장사 중의 장사'는 바로 사슴 눈망울을 가진 '제리 장모' 최위득 여사다.
13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백년손님-자기야'에선 이만기와 장모 최위득 여사의 이야기가 안방 시청자를 찾았다. 이날 이만기와 최위득 여사 그리고 장모의 친구는 집 근처 해변으로 삼겹살 파티를 갔다.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즐기고자 마련한 특별한 이벤트였다.
좋은 장소에 자리를 잡은 세 사람은 즐거워했지만 기쁨도 잠시, '제리 장모' 최위득 여사는 사위 이만기에게 삼겹살 파티를 위해 필요한 것을 다 챙기지 못했다며 집에 다녀올 것을 요구했다. 최 여사는 "삼겹살만 먹을 수 없다. 집에 가서 상추를 가져와라"고 말했다.
이만기는 '제리 장모'의 요구에 분노했고 "무슨 말이냐"며 버럭 소리 질렀다. 하지만 최위득 여사는 자신이 가진 비장의 무기, 사슴 눈망울로 사위를 바라보며 필요한 재료를 거듭 요구했다. 결국 마음이 약해진 이만기의 완패였다. 그는 울며 겨자 먹기로 삼겹살에 곁들일 상추를 가져오기 위해 해변에서 집까지 전력 질주했다.
장모가 먹을 상추를 집앞 텃밭에서 정성껏 뜯어 해변으로 돌아온 이만기. 하지만 최위득 여사는 땀을 뻘뻘 흘리는 사위를 칭찬하기는 커녕 삼겹살 굽기에 열중했다. 그런 장모를 바라보던 이만기는 목청을 높이며 "좀 '수고했다'는 소리 좀 하세요!"라고 볼멘소리를 했고 장모는 "고기를 먹고 있는데 어떻게 하느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만기는 '쿨'한 장모를 허탈하게 바라보며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거듭해서 "정말 정이 없다, 좀 '수고했다'는 소리를 해요!"라고 소리치며 칭찬을 요구했다.
남자다운 목소리와 건장한 체구의 천하장사 이만기가 노구의 장모에게 어리광부리는 이색적인 모습은 해변에 있던 사람들은 물론 안방 시청자를 흐뭇하게 했다. 이날 이만기는 끊임없이 장모에게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버럭 사위'였지만, 상추쌈 하나에 함박미소를 보이고 장모의 작은 부탁 하나도 흘려보내지 않는 우직한 모습으로 또 한번 독특한 매력을 발산했다.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amysu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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