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통보안 속 돋보이는 배용준의 '팬서비스'
한류 스타 배용준(43)과 '잇걸' 박수진(30)이 27일 오후 6시 광진구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애스톤 하우스에서 비공개로 웨딩 팡파르를 울렸다. 이날 오후 애스톤 하우스 앞은 배용준과 박수진을 보기 위해 수많은 취재진과 팬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하지만 비공개로 진행된 한류스타 '욘사마'의 결혼식은 호텔 측의 삼엄한 경계를 실감하게 했다.
결혼식이 이뤄지는 애스톤 하우스로 향하는 골목 가운데에는 '차량과 보행자의 통행을 제한하니 협조 바란다'는 문구가 떡 하니 자리했다. 철통보안을 예상했던 만큼 입구까지 올라가는 길목은 취재하기 쉽지 않은 공간이었다. 쉬지 않고 드나드는 차량과 내리쬐는 뜨거운 태양 속에 취재진은 노트북을 켜고 자리해 '욘사마'를 기다렸다.
40대에서 50대, 일본 사람이 주를 이룬 배용준의 팬들도 취재진처럼 '욘사마'의 얼굴을 보기 위해 자리했다. 그들의 바람대로 배용준은 오후 1시께 결혼식장에 들어가기 위해 벤을 타고 등장했다. 그는 벤 안에서 창문을 열고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특급 팬서비스를 보였다.
일본 나고야에서 온 팬 니시무라 야나미(55) 씨는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네 시간째 배용준을 기다렸다. 오후 한 시께 배용준이 벤을 타고 와서 창문을 내리고 손을 흔들었다"고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 이어 그는 "오래오래 행복하라"며 서툰 한국말로 배용준의 행복한 앞날을 빌었다.
동행한 수기우라 미호(59) 씨는 배용준이 결혼해서 슬프지 않으냐는 질문에 "결혼해서 정말 기쁘다. 여기 있는 팬들 모두 기쁜 마음으로 축하해주기 위해 한국에 왔다. 슬픈 마음이라면 모두 집에서 울고 있을 것이다"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자신을 닛칸 스포츠 기자라고 밝힌 후루바야시 유카나(42)씨는 "한국판 신데렐라 스토리가 펼쳐졌다. 박수진은 비교적 다양한 활동을 하지 않았던 여배우 중 한 명이다. 박수진이 배용준과 결혼 발표를 한다고 했을 때 많은 일본 팬들이 놀랐다. 특히 배용준과 나이 차이도 많이 나 일본 현지 반응이 뜨겁다"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배용준의 결혼은 바다 건너 일본에서 여전히 뜨거운 이슈임을 짐작하게 했다.
배용준은 기쁜 마음으로 자신을 보내주는 팬들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팬서비스를 지속했다. 그는 취재진과 팬들에게 관계자의 손을 빌려 식권을 나눠주며 마음을 전했다. 그는 워커힐 호텔 안에 자리한 고급 한식당에서 식사를 대접하기 위해 약 1천만 원 정도 사비를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6시께 본식이 시작됐다. 오랜시간 현장에 있던 200여 명가량의 팬들은 '욘사마'가 선물한 식사권을 소중히 품에 안고 버스에 지친 몸을 실었다. 결국 배용준과 박수진은 기자회견이나 공식적인 자리를 통해 직접적인 인사를 전하지 않아 먼 길을 찾은 일본 팬들에게 아쉬움을 안겼다. 하지만 오전부터 자리를 지킨 팬들의 주린 배는 채우는 건 잊지않았다.
배용준은 역시 스타 였다. 그것도 한류스타. '통 큰 욘사마'의 팬서비스는 지난 2002년 겨울연가 이후 그가 꾸준히 한류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만든 주춧돌이었다. 그가 일본 팬들에게 사마(우상을 뜻하는 일본어)라는 호칭이 붙는 것이 아깝지 않은 이유다.
배용준과 박수진은 이날 6시 지인들의 축하 속에 애스톤 하우스에서 백년가약의 연을 맺었다. 비공개로 진행된 결혼식장 안에는 박수진이 소속된 '하미모' 멤버들을 비롯해 배용준이 몸담고 있는 키이스트 소속배우 김수현 임수정 정려원 소이 등이 참석했다. 결혼식 축가는 박진영과 더원 신용재 양파가 맡았으며 사회는 배우 류승수가 맡아 진행했다.
한편 배용준 박수진 커플은 지난 5월 14일 소속사 키이스트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교제 사실과 올가을 결혼 계획을 발표했다. 두 사람은 지난 2월부터 만남을 가져오다가 이날 결혼에 골인했다.
[더팩트ㅣ서다은 기자 wom9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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