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주크박스] 샤이니, 보아라 이것이 7년차 아이돌의 '조련'이다

샤이니s 백! 그룹 샤이니가 17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컴백을 앞두고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한땀 한땀 빚은 복근부터 하트 난사까지…'웰컴 투 샤이니 월드'

'여보세요, 거기 119죠? 여기 사고가 났는데요. 덕통사고요.'

하마터면 수화기를 들 뻔 했다. '덕통사고(마치 교통사고처럼 갑작스럽게 특정 대상에 빠져들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 신조어)'가 일어났다고. 분명 처음 듣는 노래인데 어느 순간 고개를 까딱이게 되고, 무대 위에서 보내는 팔 하트에 응답하고 싶어졌다. 1년 7개월 만에 정규 앨범을 들고 돌아온 샤이니가 7년차 아이돌의 '조련(스타들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식을 뜻하는 신조어)'이 뭔지 제대로 보여줬다.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는 샤이니의 단독 콘서트 '샤이니 월드 IV in 서울'이 열렸다. 3회로 기획된 공연의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팬들은 물론 샤이니 멤버들도 유독 힘이 넘쳤다. 마지막 남은 에너지를 무대에 모두 쏟아내는 느낌이었다.

샤이니 단독 콘서트 샤이니 월드 IV in 서울이 열린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주변 풍경. 1만 여 팬들이 이날 경기장을 찾았다. /정진영 기자

◆ "무대에 오르면 힘을 배분할 수가 없어요."

첫 무대부터 샤이니는 그룹 이름처럼 빛나는 에너지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 2012년 발매된 4번째 미니앨범의 수록곡 '노트'와 '클루'를 리믹스한 노래로 무대에 오른 샤이니는 이후 '샤인'과 '낯선자' '피카소'까지 네 곡을 내리 내뿜었다.

보는 사람까지 숨차게 만드는 파워풀한 무대를 마친 뒤 멤버들은 헐떡이는 숨을 고르며 마이크를 잡았다. 막내 태민은 "아침에 일어났는데 힘들더라. 마사지를 받으면서 '이번엔 힘을 나눠서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무대에 서니 기분이 좋아서 무리를 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키 역시 "힘 분배가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지금 전투적으로 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차라리 나중에 힘이 빠지더라도 오프닝은 전투적으로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힘이 가장 많이 있을 때 가장 많이 보여드리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에 태민은 "여러분들이 우리 걱정을 많이 해주셔서 힘도 되고 반대로 걱정도 된다. 우린 건강한데 걱정을 해주시니까 자신감이 더 없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믿고 맡겨 주셨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펼쳐질 에너제틱 무대를 예고했다.

어디서 나오는 건가요, 그 큰 에너지. 샤이니의 무대는 오프닝부터 힘이 넘쳤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태민의 말처럼 건강한 샤이니 멤버들의 화려하고 강렬한 퍼포먼스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검은색 슈트를 입고 등장한 멤버들은 '산소 같은 너'와 '유어 네임' '유어 넘버' '사.계.한' '사.계.후'를 연이어 불렀다. 또 '닫아줘'에서는 온유의 탭댄스를 '알람시계'에서는 태민의 레이저 퍼포먼스를 '익스큐즈 미 미스'에서는 종현의 솔로 애드리브를 들을 수 있었다. 키는 콘서트에서 최초로 공개된 정규 4집 앨범 수록곡 '우프 우프'에서 귀여운 강아지 퍼포먼스를 펼쳐 팬들의 큰 호응을 받았고 민호는 '다이너마이트' 무대에서 두 달 동안 갈고 닦은 복근을 공개했다.

◆ 팬 '조련'은 샤이니처럼

각 잡힌 군무와 립싱크인지 라이브인지 헷갈릴 정도의 노래 실력은 기본이다. 샤이니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7년차 아이돌의 '조련'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보여줬다.

민호는 노래 중간 중간 "사랑한다" "보고 싶었다" "영원히 사랑한다"며 팬들을 향해 팔 하트를 그려줬다. '컬러풀' 무대에서는 이동차를 타고 위층에 자리한 팬들과 만나 직접 사인 볼을 던져주며 소통에 힘썼다. 정규 4집 앨범 수록곡인 '너의 노래가 되어'가 흘러나올 땐 배경에 멤버들이 직접 적은 손 글씨 가사가 등장해 처음 듣는 팬들도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게 했다.

이것이 7년차 아이돌의 조련이다! 샤이니 멤버들은 직접 야광봉을 흔들어 주기도 하고 복근도 공개하는 등 특급 팬 서비스를 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한국 팬들을 위해 일본 활동 곡을 한국어 가사로 번안해 부른 점에서도 정성이 느껴졌다. 일본 정규 3집 수록곡인 '피카소'와 '3 2 1' '럭키 스타', 일본 11번째 싱글 '유어 넘버'가 한국어 버전으로 공개됐다.

여기에 정규 4집 앨범 타이틀곡인 '뷰'와 수록곡 '러브 식' '너의 노래가 되어' '우프 우프' '재연'이 음원 발매 전 공개 돼 샤이니의 컴백을 기다려왔던 팬들의 갈증을 채웠다.

22mX15m 크기의 본무대와 18mX6m의 메인 LED 9.6mX9m의 슬라이딩 LED 23mX6m의 대형 LED 등 모두 4대의 스크린과 2대의 중계 스크린으로 구성된 무대는 다이내믹함을 더함과 동시에 팬들과 샤이니를 한층 가깝게 만들었다.

◆ "안녕하세요, 빛나는 샤이니입니다!"

지난해 3월 열린 '샤이니 월드 III' 이후 약 1년 2개월 만에 한국에서 연 단독 콘서트. 여기에 1년 7개월 만에 새 음반 발표를 앞두고 가진 콘서트인 만큼 멤버들에게 이번 무대는 의미가 클 수밖에 없다. 결국 앙코르 무대에 앞서 공개된 데뷔 당시 영상에 샤이니 멤버들은 눈물을 쏟고 말았다.

샤이니는 앙코르 무대에서 데뷔곡 누난 너무 예뻐를 불렀다. 앙코르에 앞서 무대에 설치된 대형 화면에는 샤이니의 데뷔 당시 영상이 흘러나왔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누난 너무 예뻐'에서 관객들의 합창을 듣고 울먹이던 종현은 '럭키 스타'를 마친 뒤 멘트를 하지 못 할 정도로 눈물을 흘렸다. 그는 "매번 무대에 오를 때마다 팬 분들의 함성을 들으면서 '내가 이렇게 큰 사랑을 받아도 되나'라는 생각을 한다. 이렇게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역시 눈물을 참지 못 한 키는 "눈물이 아니라 습기다"고 쑥스러워하면서도 "이 콘서트에 여러 의미가 있다. 그냥 공연만 해도 울 텐데 데뷔 영상이 나오고 앙코르 곡도 데뷔곡으로 하니까 눈물이 난다"고 털어놨다.

팬들은 7년이 돼도 변함없이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무대에 임하는 샤이니 멤버들을 위해 야광 봉으로 '오래가자 샤이니'라는 문구를 만들어 보였다. 샤이니와 1만 여 팬들이 만든 감동적인 무대는 정규 4집 앨범 수록곡 '재연'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팬들은 멤버들이 퇴장한 뒤에도 '샤이니's 백'을 외치며 여운을 달랬다.

데뷔 때 생각이 났어요. 샤이니 멤버 종현은 마지막 공연에서 유독 많은 눈물을 쏟았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한편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샤이니는 오는 21일 엠넷 '엠카운트다운'을 시작으로 22일 KBS2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24일 SBS '인기가요' 등 각종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해 컴백 무대를 선사한다.

[더팩트ㅣ정진영 기자 afreec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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