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국영 추모 12주기①] 우리 가슴 속에 살아 숨쉬는 그를 추억하다

장국영 사망 12주기. 배우 겸 가수 장국영이 세상을 떠난지12년이 지났다. /영화 해피투게더 스틸

장국영 사망 12주기, 우리들의 영원한 스타

매년 찾아오는 4월 1일, 만우절. 가벼운 장난이나 그럴듯한 거짓말로 남을 속이는 날.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아픔으로 기억되는 날이기도 하다. 홍콩 영화를 보며 자란 이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홍콩 출신 배우 故 장국영(張國榮)은 지난 2003년 4월 1일 홍콩 센트럴 만다린호텔 24층에서 투신했다. 향년 47세의 나이다. 수많은 팬은 '패왕별희' '영웅본색' '천녀유혼' '금지옥엽' '동사서독' '아비정전' 등으로만 그를 추억하게 됐다.

올해는 장국영이 우리 곁을 떠나간지 12년이 되는 해다. 앞서 11번의 추모 행사가 열렸고 이날 12번 째 그를 추억하는 행사가 전 세계 곳곳에서 열릴 전망이다. 그가 투신한 호텔 앞에는 매년 수많은 꽃다발이 가득 쌓이고 국적을 초월한 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장국영 사망 12주기. 장국영은 지난 2003년 4월 1일 만우절 홍콩에서 투신 자살했다. /영화 아비정전 스틸

◆ 믿을 수 없던 순간, 이제는 추억으로

장국영의 죽음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자살이기도 했지만 만우절에 전해진 소식이라는 점도 큰 특징으로 기억되고 있다. 당시 장국영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지만, 많은 이들이 만우절에 만들어진 해프닝이라고 여겨 뉴스를 믿지 않았다. 이후 그의 사망이 사실이라는 보도가 이어지자 더 큰 충격에 휩싸였다.

그의 죽음을 두고도 많은 말들이 오갔다. 사유는 우울증에 따른 자살로 밝혀졌지만 당시 중화권을 아우르는 조직폭력배(삼합회)의 개입과 동성 연인이자 400억이 넘는 유산을 상속받은 당학덕이 청부 살인을 의뢰했다는 등의 루머가 끊이지 않았다. 장국영의 죽음을 비관하며 잇따라 자살한 이들의 소식이 방송 뉴스를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

장국영 사망 12주기. 장국영은 12년 전 우리 곁을 떠났지만, 많은 작품과 음악으로 여전히 우리 곁에 머물고 있다. /영화 영웅본색 스틸

◆ 아시아의 별, 장국영을 추억하다

매년 중국 최대 SNS인 웨이보에는 고인의 기일에 맞춰 '장궈룽에게 꽃을'이라는 검색 키워드가 등장한다. 그를 추억하는 팬들이 해당 글을 적으며 추모하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매년 장국영을 추모하는 움직은 곳곳에서 일어난다. 특히 그의 사망 10주기에 맞춰 홍콩체육관에서는 장학우(張學友), 진혜림(陳慧琳), 막문위(莫文蔚) 등 장국영과 함께 활동한 홍콩 스타들이 참여한 대규모 콘서트가 열리기도 했다.

또 장국영과 임청하 주연의 영화 '백발마녀전'이 리메이크 돼 팬들을 만났고 각종 미디어를 통해 그의 대표작이 방송됐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영화 채널 cineF(씨네프)는 그의 12주기인 4월 1일 추모특집을 마련하고 영화 '동사서독 리덕스' '해피 투게더' '이도공간' 등 세 편을 연속 방송한다.

장국영 사망 12주기. 장국영은 홍콩을 넘어 중국 한국 일본 등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가진 스타다. /영화 패왕별희 스틸

◆ 장국영은 누구인가

장국영은 1956년 9월 12일 홍콩에서 태어나 1976년 홍콩 ATV의 Asian Music Contest에서 2등으로 입상하면서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후 가수로 많은 소녀 팬들을 얻었고 '영웅본색'(1986)으로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그는 가수로 은퇴를 번복했지만 꾸준히 가수와 배우로 활동했다.

'패왕별희' '해피투게더' '천녀유혼' 등으로 홍콩은 물론 국내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과거 국내 초콜릿 광고에 출연하기도 해 제품 매출이 급등하는 현상이 벌어지는 등 국내 스타들 못지 않은 인기를 끌었다.

우리가 사랑하던 장국영은 떠났다. 아주 오래 전 우리의 곁을 떠났다. 하지만 그는 '아바정전'에서의 맘보춤, '영웅본색'에서 권총을 쏘다 공중전화부스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 등 영화 속에서 언제나 살아 숨 쉬며 우리와 만난다.

호랑이가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 장국영은 죽어서도 잊을 수 없는 이름 석 자와 수많은 영화를 남겼다. 그가 죽은 지 12년이 지난 후에도 우리가 그를 그리워하는 이유다. 올해 만우절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을 듯하다. 언젠가는 우리도 영화처럼 그를 웃으며 기억할 날이 오지 않을까.

[더팩트ㅣ오세훈 기자 royz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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