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국영 추모 12주기②] '천녀유혼'·'패왕별희'…영화로 남은 '영원한 청년'

12년 전 세상을 떠난 중화권 스타 장국영. 장국영이 떠난지 12주기를 맞이해 그의 대표 필모그래피를 엄선해봤다./영화 성월동화 스틸

그는 떠났지만, 영화의 감동은 영원히

4월 1일 만우절. 배우 겸 가수 장국영이 거짓말처럼 우리 곁을 떠난 날이다. 스스로 세상을 등진 장국영이지만, 현재까지도 수많은 이들은 '영원한 청년'을 추억하고 그리워한다. 그리고 그 중심엔 장국영의 빛나는 필모그래피가 존재한다.

장국영이 떠난 지 12년, 여전히 그와 그의 영화를 사랑하는 팬들을 위해 <더팩트>가 대표작 4편을 엄선해 정리해봤다.

◆ '천녀유혼'(1987), "원앙은 부러우나 신선은 부럽지 않네"

리즈시절 장국영. 귀신과 사람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을 그린 영화 천녀유혼/영화 천녀유혼스틸

인간과 귀신의 이룰 수 없는 로맨스, '천녀유혼'은 빛나던 청년시절 장국영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다.

'천녀유혼' 속 장국영은 인간보다 아름다운 요괴 섭소천(왕조현 분)과 사랑에 빠지는 순수한 청년 채영신을 연기했는데 특유의 순수한 눈빛과 '소년 감성'은 그가 현재까지 수많은 여성팬을 거느린 이유를 짐작케 한다.

특히 '천녀유혼'은 장국영과 왕조현의 목욕탕 키스 장면부터 그의 익살스러운 표정 연기 까지 수많은 명장면을 남겼다.

◆ '영웅본색2'(1988), "아기와 한 번만이라도 얘기할 수 있을까"

장국영을 아시아의 스타로 만들어 준 누아르물 영웅본색. 장국영은 영웅본색2를 통해 한층 성숙한 남자의 매력을 보여준다./영화 영웅본색2스틸

청년 장국영이 '아시아의 스타'로 발돋움한 계기는 오우삼 감독의 누아르물 '영웅본색' 시리즈를 통해서다.

그 가운데 장국영이 주윤발보다 주목받기 시작한 건 2편인데 풋풋한 경찰 송자걸로 분한 그는 당시 혼란했던 홍콩의 청춘을 대변하는 '시대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특히 장국영의 잘 생긴 외모는 국내 '여심'까지 사로잡는 무기였다. '영웅본색2'를 통해 한층 성숙한 남자로 변신한 장국영은 더더욱 그랬다. 극 중 아내와 전화하며 죽음을 맞이하는 송자걸의 엔딩 장면은 여전히 수많은 영화팬들에게 명장면으로 회자되고 있다.

◆ '패왕별희'(1993), "1분 1초라도 함께 하지 않으면 그건 평생이 아니야"

장국영의 필모 중 으뜸으로 꼽히는 패왕별희. 그는 극 중 경극 배우 두지를 연기했다./영화 패왕별희스틸

지난 1993년, 칸국제영화제 최우수작품상에 빛나는 천카이거 감독의 '패왕별희'. 장국영은 극 중 경극 배우 두지를 연기했다. 두지는 예쁘장한 외모 탓에 여성 캐릭터를 연기하는 인물로 함께 경극을 하는 동료 시투(장풍의 분)를 남몰래 사모한다.

'패왕별희'는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네티즌 평점 9.5를 기록하는 '명작'이다. 특히 장국영이 연기한 두지는 충격적일 만큼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필모 중 으뜸으로 꼽을 만한 연기력을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깊이 있는 인물 묘사는 수많은 스타들에게 '교과서'로 불리기도 한다.

◆ 이도공간(2002), "나는 한번도 행복한 적이 없었어"

장국영의 유작 이도공간. 그는 마지막 작품 이도공간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 평생을 외로움 속에 방황하는 정신과 의사 짐을 연기했다./영화 이도공간스틸

장국영이 마지막으로 남긴 영화다. 몇몇 팬들은 그의 자살 이유로 '이도공간'에서 연기한 우울한 캐릭터를 의심하기도 하는데 그만큼 그가 표현한 짐은 외로움이 가득하다.

'이도공간'은 이사 온 첫날부터 죽은 사람들의 원혼을 보기 시작한 여자와 그가 봤던 원혼을 대신 보게 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장국영은 극 중 정신과 의사 짐을 연기했다. 원혼을 보는 동시에 사랑하는 여자를 먼저 떠나보낸 후 누구도 사랑하지 못하고 외롭게 지내는 남자.

장국영 '이도공간'을 통해 특유의 섬세한 연기가 돋보인다는 호평을 얻었는데 특히 엔딩 부분에서 장국영이 슬픈 얼굴로 읊조리는 대사 "나는 한번도 행복한 적이 없었다"는 영화 팬들의 뇌리에 깊게 남아있다.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amysu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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