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도박 의혹 보도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가수 태진아. 24일 그의 눈물범벅 기자회견이 관심을 끌었지만 의문과 궁금증은 여전하다. 억대 도박설 실체는? 녹취록을 건넨 하워드 박은 누구이고, 허슬러 카지노는 어떤 곳인가? <더팩트>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을 LA현지 교민들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추적 정리했다. <편집자 주>
태진아, 7000불 딴 바카라='억대 도박'?
가수 태진아(62·본명 조방헌)가 억대 도박설에 휘말렸다. 그는 "도박은 했지만 억대는 아니다"며 억대 도박설을 최초로 제기한 매체 시사저널USA와 여러 쟁점을 놓고 전혀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다. 특히 양측에서 가장 첨예하게 날을 세우고 있는 부분은 도박 금액 단위가 '억대'라는 부분이다.
'억대'라는 금액은 크다. 더군다나 도박판에서 오가는 단위로는 더 큰 충격을 준다. 이 금액은 도박의 판돈에 근거한다. 판돈 계산법은 여러 경우의 수를 함께 고려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생각의 범주를 벗어나기도 한다.
LA의 허슬러 카지노에서 바카라를 했다는 태진아, 그곳에서 '억대' 도박을 했다는 표현은 과장된 것일까 아니면 정말 '억대 도박'이 이뤄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까.
태진아는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청 지하 2층 대극장 미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사저널USA의 보도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태진아와 함께 참석한 법률 대리인 권창범 변호사는 태진아가 방문했던 허슬러 카지노 지배인 폴 송과 전화 연결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폴 송의 말에 따르면 태진아는 1시간 정도 카지노에 있었고, 1000불(110만 원)을 들고 왔다가 7000불(771만 원)을 따서 나갔다. 또 태진아가 게임을 한 자리는 최소 10불(1만원)에서 최대 1만 5000불(1653만 원)까지 베팅이 가능한 자리다.
바카라는 카드 두 장을 나눠주고 숫자 합이 9에 가까운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뱅커와 플레이어 중 어느 쪽이 이길지 예상해 선택한 후 베팅하고 예상한 쪽이 이기면 승리하게 된다. 일대일로 게임을 진행할 경우 한 게임은 30초 내외에 끝난다. 일반적으로 7명이 게임에 참여하며, 이 경우 최소 30회에서 60회 게임이 가능하다.
바카라 갬블러들은 (이길 경우에) 보통 배팅을 1, 2, 4, 6, 9배로 올려 나간다. 질 경우 초기 베팅 금액으로 돌아가며, 9배 배팅까지 이겼을 경우에도 처음으로 되돌아간다. 베팅 금액을 10만 원으로 가정하고 다섯 게임 연속으로 이겼다고 가정하면 230만 원을 딴다.
30판에서 60판을 했으며, 모두 이겼다고 가정한다면 수확은 6900만 원에서 1억 3800만 원 사이가 된다. 게임 과정에서 오간 돈을 모두 합하는 판돈 계산법에 따라 함께 게임을 한 7명을 곱한다고 해도 최대 10억을 넘지 않는다. 이것도 모든 게임을 이겼다는 불가능한 가정 안에서 가능한 경우의 수다. 이러한 계산을 바탕으로 하면 태진아 측이 공개한 녹취록 속 시사저널USA 대표의 '100억대 도박'이라는 표현은 분명히 부풀려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만약 시사저널USA의 브래들리 김 기자의 주장대로 태진아가 바카라를 4시간 진행했고, 바카라의 종류가 하이 리밋 드래곤(배팅 금액이 기본적으로 1000불)이라면 판돈이 올라간다. 태진아가 3000달러(334만 원)를 바꾸고 또 바꾸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는 주장이 맞다면 '억대 도박설'이 성립할 수 있다.
과연 태진아와 시사저널USA의 대립된 의견 사이 억대 도박설의 진실은 어떻게 결론이 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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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김경민 기자 shi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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