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에 내리는 눈, 혹은 벚꽃"
3년 전 버스커버스커가 발표한 '벚꽃엔딩'은 매년 봄, 음원 차트에 초고속 '역주행'하며 대단한 저력을 뽐내고 있다. 그의 뒤를 이어 또 하나의 봄 시즌송이 탄생할 전망이다. 엠넷 '슈퍼스타K'로는 버스커버스커보다 선배인 가수 허각(30)이 17개월 만에 미니 3집 앨범 타이틀곡 '사월의 눈'을 내고 2015년 봄 음원 차트를 흔들겠다고 나섰다.
컴백 기념 인터뷰 차 만난 허각은 이러한 기대에 "버스커버스커를 노리고서 만든 노래는 절대 아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긴 공백, 늦은 컴백 때문에 시기적으로 겨울과 봄 사이가 됐는데 절묘하게 가슴 아픈 이별이 가고 따뜻한 사랑이 올지 기다리는 러브송이 완성됐다. 시작이 참 좋다.
◆"이별 멜로 영화 보며 감정 조절"
-'사월의 눈'을 들고 17개월 만의 컴백, 겨울과 봄 사이에 돌아왔네요?
"개인적으로 4월에 눈이 내리는 건 많이 못 봤어요. 한편으로는 벚꽃이 흩날리는 걸 표현한 거고요. 그래서 더 멋있는 것 같아요. 추운데 따뜻해지는 시기잖아요. 사실 제가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힘든 마음을 표현하려는 것도 어려웠고요. 데뷔 이후 처음으로 수정 녹음만 6번 했어요. 그만큼 감정 표현에 집중했죠."
-결혼해서 행복한데 아픈 사랑을 노래하려니 힘들었군요?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어요. 슬픈 영화를 많이 보면서요. 조쉬 하트넷 나오는 영화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는 10번 정도 본 것 같네요. 이 외에 이별 멜로 영화를 자주 봤죠. '이터널 선샤인' '성원' '이프온리' 등요. 원래는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 같은 장르를 좋아하는데 감정 조절 때문에 취향이 바뀌었네요."
-왜 이렇게 컴백이 늦어졌나요.
"아시다시피 같은 소속사 에이핑크가 워낙 잘 나가서(웃음). 개인적으로는 결혼도 하고 아기도 생겼으니 가정에 집중했고요. 축구하다가 발목 수술을 해서 재활에 집중했죠. 식나을 두고 컴백을 준비하니 여유로워졌어요. 원래 조급한 마음이 큰 편이었는데 한결 편해졌죠. 사실 이 부분도 가정이 생겨서 성격적으로 변한 것 같아요."
◆"육아 회피성 컴백, 아들 위해 더 열심히 노래할게요"
-결혼해 가정이 생기니 남자 허각 말고 가수 허각에게도 많은 변화가 왔나 봐요?
"가정이 생기고 아들이 있으니 매일이 그저 신기해요. 철이 들었나요(웃음). 감수성이 풍부해진 듯 매 순간 울컥해고요. 이게 어른이 되는 단계래요.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엄태웅 씨가 딸 지온을 보며 종종 울잖아요? 저 역시 비슷해요. 아기를 키운다면 공감하실 거예요."
-가수들은 아기가 있으면 신곡을 들려 주고 반응을 본다던데?
"저 역시 제 노래를 아들 건이에게 자주 들려 주는 편이에요. 자장가로요. 노래를 들으며 잘 자면 좋은 결과가 따라 오던데 이번 신곡 '사월의 눈'을 틀어 주니 건이가 푹 자더라고요. 아내도 모니터용으로 먼저 들려 주니 잘 될 것 같다며 기대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결혼하고 나오는 첫 앨범이라 부담이 크지만 다 잘 됐으면 좋겠어요."
-육아는 힘든 거잖아요. 혹시 이번 컴백이 육아에서 벗어나기 위한 회피 앨범인가요?
"그렇네요, 열심히 노래하고 싶거든요(웃음). 아들 목욕과 기저귀 변 닦아 주는 건 다 제 몫인데 컴백하면 아내를 많이 못 도와 줄 것 같아 미안하네요. 게다가 아들 첫 돌이 14일이라 앨범 준비까지 겹쳐서 정신없이 바쁜 요즘이고요. 작사 작곡 공부에 육아, 집안일 둘째 낳을 계획. 정말 바쁜 인생인데 시간을 잘게 쪼개서 다 이뤄 내고 싶어요."
◆"진정한 슈퍼스타는 허각? 하하하하"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잖아요. 요새도 자주 챙겨 보나요?
"본방송으로 못 보면 다시보기로 챙겨 보죠. 요즘엔 SBS 'K팝스타4' 정승환이라는 친구가 대단하던데요. 데뷔 전인데 벌써 차트 성적도 좋잖아요. 그 친구가 데뷔한다면 같은 솔로 남자 가수라 의식이 될 것 같아요. 게다가 저랑 같은 인천 출신이더라고요. 더 자랑스럽죠(웃음). 그런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들이 많이 데뷔하면 제게도 좋은 자극이 돼요."
-지난해 윤종신이 '슈퍼스타k' 출신 중 '진정한 슈퍼스타는 허각'이라고 칭찬했는데요.
"하하하하. 그렇게 형식적인 칭찬을, 평소에 그런 이야기 좀 해 주시지. 너무 큰 칭찬을 받아서 몸둘 바를 모르겠어요. 기분은 무척 좋지만요. 스스로는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한 적은 없거든요. 심사위원님 말씀처럼 슈퍼스타가 되도록 노력할게요. 그런데 정말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아끼는 좋은 곡 하나만 주세요!"
-슈퍼스타로 가는 길목에서 이번 앨범이 터닝포인트가 됐나요?
"'사월의 눈'을 비롯해 수록곡 '사랑아' '여운' 'I Want You Back' 'Have A Good Time' 등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 봤어요. 음악 외적으로는 방송이나 공연에서 보여 드리지 않았던 걸 많이 공개하려고요. 긴 공백기 동안 '난 뭐하는 사람이지?' 여러 생각이 들었는데 답은 하나더라고요. 전 노래하는 사람이잖아요. 확실히 약속할게요. 더 많은, 더 좋은 노래를 여러분을 위해 부르겠습니다."
[더팩트 │ 박소영 기자 comet56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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