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 갖춘 스타, '한 판 뛰어놀 무대' 희소식
낭중지추(囊中之錐). '주머니 속에 든 송곳'이라는 뜻으로 송곳이 언젠가는 밖으로 뚫고 나오듯이 뛰어난 재주나 강한 개성은 도드라져 드러나게 마련이라는 의미다.
자기 분야에서 묵묵히, 그리고 열심히 실력을 쌓아 나가고 있는 연예인들이 그 재능을 제대로 드러내고 평가받을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된다는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16일 MBC에 따르면 '일밤-애니멀즈'가 저조한 시청률 등으로 폐지 확정되면서 그 자리를 대신할 프로그램으로 '복면가왕'이 편성됐다. '복면가왕'은 특수 제작된 가면을 쓴 8인의 스타들이 무대에 올라 수준급의 노래 실력을 뽐내는 음악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지난달 18일 설 특집으로 편성돼 9.8% 시청률(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나이 신분 직종을 숨긴 스타들이 오직 목소리만으로 승부를 펼치는 토너먼트 음악 쇼 형식의 프로그램은 복면 뒤 스타들의 정체를 추측하는 재미와 함께 생각지도 못했던 스타의 숨은 실력을 확인하게 되는 반전 묘미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이날 출연진 가운데 트로트 가수 홍진영과 걸그룹 EXID의 멤버 솔지가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는데, 시청자들은 외모나 다른 기타 상황에 가려져 가창력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이들을 재평가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됐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또한 출연진은 방송 이후 각종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를 오르내리는 등 뜨거운 화제를 불러 모았다.
당시 방송에서 우승을 차지한 솔지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가창력을 드러내는 무대를 선사하며 놀라움을 안겼다. 그는 최근 대세가 된 걸그룹 EXID의 멤버로 '역주행의 아이콘', '위아래 댄스', '섹시 안무' 등으로만 알려졌을 뿐 노래 실력이 조명된 바 없었다.
그러나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 '가수가 된 이유' 등을 부르며 뛰어난 실력을 펼쳐 보이자 그가 EXID의 멤버가 되기 이전 보컬그룹 투앤비로 활동한 이력과 함께 데뷔 10년 차 가수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또 다른 출연자였던 가수 홍진영도 마찬가지. 그는 방송에서 '애인 있어요'와 '별짓 다 해봤는데'를 부르며 수준급 노래 실력을 뽐냈다. 특히 홍진영은 흔히 말하는 트로트 가수로의 '뽕 필'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완벽한 발라드곡으로 소화하며 또 다른 면모를 보였고, 방송 이후 홍진영 역시 솔로 가수 활동 이전 이미 그룹 스완으로 데뷔해 활동했다는 사실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사랑의 배터리'로 인지도를 쌓은 홍진영은 그동안 트로트 가수로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길을 걸었다. 특히 최근 '산다는 건' 음원 발표 후 지상파 3사의 음악프로그램은 물론 각종 음악프로그램에 8주 넘게 '가수로서' 활동해왔다.
그러나 꾸준한 가수 활동에도 불구하고 홍진영은 '우리 결혼했어요' 등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 가수보다는 방송인 이미지가 강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시점에 '복면가왕' 출연으로 '가수 홍진영'이 새롭게 주목받았다는 것은 꽤 의미 있는 일이다.
'복면가왕'은 '음악은 보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이라는 취지를 제대로 살린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버라이어티한 요소를 넣어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 이제 정규편성 돼 시청자들을 찾을 이 프로그램에서 제2의, 제3의 솔지와 홍진영이 탄생하게 될 거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그동안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실력을 차곡차곡 쌓아 나가던 숨은 실력자들이 이 무대를 통해 낭중지추처럼 그 '포텐'을 제대로 터트려주길 바란다.
[더팩트 | 원세나 기자 wsen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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