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압구정백야' 아닌 '압구정선지'"
여주인공 친구에서 여주인공으로 신분 상승이라도 한 걸까. 극에 꼭 필요한 캐릭터도 아닌 듯한데 비중은 점점 늘고 있다. 여주인공보다 더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더니 이젠 보란 듯이 엔딩까지 원샷으로 따냈다. MBC '압구정백야'의 제목을 '압구정선지'로 바꾸라는 누리꾼들의 지적이 틀린 소리가 아니다.
17일 방송된 '압구정백야'에서 육선지(백옥담 분)는 전날 비빔국수에 이어 회냉면을 맛있게 먹었다. 특히 냉면에 식초를 듬뿍 넣었고 "그만 넣어. 시겠다"는 남편 장무엄(송원근 분)의 만류에도 "시큼해야 맛있다"며 만족한 웃음을 지었다.
육선지는 시큼한 회냉면 한 그릇을 금세 뚝딱 해치웠다. 장무엄이 면발을 씹다가 깜짝 놀랐을 정도의 속도. 육선지는 "물냉면도 좀 먹어라"는 남편의 말에 "한 그릇 더 먹으면 선지가 아니라 돼지처럼 보이려나"면서도 "그럴 거면 회냉면 한 그릇 더 먹겠다"며 행복하게 주문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까지 육선지의 '먹방'이 눈길을 끈 건 그가 임신 뉘앙스를 풍겼기 때문이다. 여주인공보다 더 빠른 행복 전개에 시청자들은 또다시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날 육선지의 분량은 예전처럼 많진 않았다. 다만 클로징은 그의 몫이었다. 방송이 끝나기 직전 갑자기 육선지는 어머니 오달란(김영란 분)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 줄 알아?"라며 울먹거렸다. 근심 가득한 육선지의 표정 너머로 "장 서방이랑 무슨 일 있는 거야?"라는 오달란의 목소리가 겹쳐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동안 육선지를 연기한 백옥담을 향해 누리꾼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던 터라 이번 엔딩은 더욱 씁쓸했다. 그가 고모인 임성한 작가의 후광을 등에 업고 점차 극의 비중을 여주인공 백야 역의 박하나 만큼 얻어 내는 것 아니냐는 불신이었다.
백야가 남자 주인공 장화엄(강은탁 분)과 결혼하게 되면 육선지와 형님-동서 사이로 거듭난다. 이렇게 되면 둘의 관계가 더욱 긴밀해지겠지만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 육선지에게 다소 치우쳐 있다는 생각을 떨치기 힘들다. 백옥담은 박하나 급의 주인공 캐릭터가 아닌 출연 배우들 중 중간 위치에 있는 조연이기 때문이다.
백옥담을 향한 '낙하산' '밀어 주기' 등의 의혹은 계속 되고 있다.
[더팩트 │ 박소영 기자 comet56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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