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로애락(喜怒哀樂)이란 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 등 사람이 느끼는 여러 가지 감정을 뜻하는 말입니다. 네 가지 감정으로 대표됐지만 사실 인생사의 여러 부분을 압축한 말이죠. 생각해 보면 우리의 하루하루는 크고 작은 희로애락의 연속입니다. <더팩트>가 바빠서, 혹은 여유가 없어서 들여다보지 못했던 인생의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을 털어놓을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스타들의 희로애락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잊어버렸던 우리의 소중한 기억들도 함께 떠오르지 않을까요. 이번 주인공은 SBS '펀치'에서 검사 이호성 역으로 선과 악 인간의 양면성을 모두 보여준 온주완(32)입니다.
온주완은 '펀치'에서 수많은 감정 연기를 펼쳤습니다. 정의로운 줄 알았지만, 그 역시 욕망을 따라 움직이는 악역이 됐고, 친구를 배신하고, 그 친구에게 모욕을 당하고, 물론 끝내 죗값을 치렀지만 말이죠. 다양한 감정 연기의 기본은 희로애락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특히 '펀치'는 온주완에게 잊지 못할 작품이 됐는데요. 이호성 역을 맡아 연기력도 다시 한 번 인정받고 시청률 면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번 희로애락은 그가 '펀치'를 시작하면서 마칠 때까지 느꼈던 감정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희(喜), 기쁨
이호성이란 캐릭터가 보이기 시작한 순간이 가장 기뻤어요. 갑자기 악역으로 변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욕먹은 순간이었죠. 욕을 먹는데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어요. 신하경(김아중 분)과 신념에 대한 얘기를 나눌 때였어요. 이전까지 호성이는 애매한 인물이었는데 어느 순간 딱 보이기 시작했어요. 흐지부지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면 작품은 잘됐어도 배우로서 딜레마에 빠졌을지 몰라요. '펀치' 안에서 온주완이 보인 순간. 시청자들도 공감하시나요?
로(怒), 노여움
반대로 호성이가 애매했던 때죠. 왜 주체적인 캐릭터가 아니라 주변 인물로 활용하느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는 '펀치'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꼈죠. 또 극 중에서 호성이가 박정환(김래원 분)과 신하경의 딸 예린(김지영 분)을 건드릴 때 연기하면서도 화났어요. 그러면 안 되거든요. 실제로도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저를 마음에 안 들어서 공격하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가족을 건드리는 건 예의에 어긋난 행동이죠. 그걸 작품 안에서 제가 했죠.
애(哀), 슬픔
드라마 종방연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서 '펀치' OST를 틀어놓고 누웠어요. 박정환(김래원 분)과 신하경(김아중 분)이 보고 싶더라고요. OST가 슬프진 않았어요. 다른 슬픈 노래도 얼마든지 있잖아요. 신선한 기분이었어요. 정환이와 하경이가 보고 싶을 때 눈물이 났죠.
락(樂), 즐거움
시청률이 잘 나왔을 때요(웃음). 시청률에 따라 현장 분위기가 달라져요. 조금 저조하면 현장에서 힘도 안 나고 배우들이나 스태프들 기운이 빠지거든요. 사랑받으면 연기도 잘 되고 분위기도 화기애애해요. 그런데 이호성 분량이 많아졌을 때 '펀치' 시청률이 잘 나왔거든요. 기분 좋은데 조재현 선배가 와서 "너 많이 나와서 시청률 올랐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라고 했어요. 웃으면서 "골대 앞에 서 있었는데 공이 와서 차 넣었다"고 얘기했더니 조재현이 "그건 나랑 김래원 김아중이 미드필더부터 공 몰고 온 거잖아"라고 농담도 주고받았죠. 원래 시청률에 연연하는 편이 아닌데 '펀치'는 정말 즐겁게 촬영했어요.
[더팩트 ㅣ 이건희 기자 canuse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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