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중 본인과 부모 모두 '책임'을 지겠다고 한다. 눈물로 시간을 보내다가 마음을 다잡고 26일 <더팩트>와 단독 인터뷰에 나선 김현중 부모는 임신부 최 씨와 태아의 현재 상태만 확인이 된다면 이후 문제는 최 씨가 원하는 방향으로 풀어나갈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문제는 '확인'이다. 어차피 산모는 주기적으로 병원에 다녀야 하는데 이 '확인'이 왜 이리 힘든 걸까. 최 씨는 앞서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김현중의 부모가 특정 병원을 강요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김현중 부모의 주장은 최 씨와 달랐다. 이들은 "최 씨가 원하는 의사, 최 씨가 원하는 방식으로 검사를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김현중의 아이를 가졌다는 최 씨와 그 아이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는 김 씨 부부는 왜 함께 병원을 찾지 못 했던 걸까.
◆ 1월 17일, 최 씨가 요구한 A 병원 H의사와 진료 예약
- 최 씨가 임신을 했다는 걸 처음 안 게 언제인가.
김현중 부(이하 부) 내가 최 씨를 만나 임신 이야기를 들은 게 지난 달 6일이다. 현중이 엄마는 같은 달 8일에 목 디스크 수술이 잡혀 있었다. 때문에 아내에겐 말하지 않고 나만 그 아이를 만났다. 임신했다고 하기에 그러면 앞으로 몸 관리도 해야 하고 산모와 아이의 건강 문제도 있으니 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하자고 했다. 최 씨 부모에게도 이런 입장을 전했고 그쪽에서도 흔쾌히 그러자고 했다.
이후 크고 평판도 좋은 A 병원에 예약을 하려고 최 씨에게 전화를 했다. 그런데 남자 선생님은 싫다고 하더라. 권위 있는 박사님이니 이번 한 번만 가서 검사를 받고 이후엔 네가 원하는 대로 여자 선생님으로 바꾸자고 했지만 최 씨가 거절했다. 그러더니 본인이 직접 A 병원에 유명한 여자 선생님 H가 있으니 그 사람에게 예약을 해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바로 H 선생님으로 예약을 잡았다.
- 예약한 날 최 씨와 만났나.
부 만나지 못 했다. 아내가 지난달 8일에 디스크 수술을 하고 3일 뒤인 11일에 퇴원했다. 그날 아내에게 최 씨가 임신한 사실을 알렸다. 거동이 어려운 상황이었는데도 산부인과 진료실엔 남자가 들어갈 수 없으니 자기가 함께 가겠다고 하더라. 병원 예약은 그달 17일이었다.
아내를 병원 문 앞에 내려주고 차를 주차하고 왔는데 그때까지도 아내가 산부인과까지 다 못 걸어갔더라. 휠체어를 밀고 있는 아내를 부축해서 걷는데 눈물이 났다. 끝내 나타나지 않는 최 씨에게 '너 정말 이렇게 하면 안 되는 거다'고 문자를 보냈다. 그때는 정말 화가 나서 참기 힘들었다. (김현중 아버지는 아내의 쓸쓸했던 뒷모습을 얘기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모 그날 사실은 걷기 힘든 상황이었다. 지금도 두 사람의 문제를 왜 여기서 이렇게 말하고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반복) 아이를 확인만 시켜주면 될 일인데. 아이가 생겼다는 건 얼마나 큰 축복이냐. 그 아이에 대한 책임을 우리가 지겠다는데. 병원만 가면 이렇게 여러 사람이 힘들지 않아도 되는데. (김현중 어머니는 감정이 북받친 듯 잠시 말을 잇지 못 했다.)
◆ 2월 2일 재예약, 하지만…
- 이후 다시 최 씨와 연락을 주고 받았나.
부 연락을 해서 검사 날짜를 지난 2일로 다시 잡았다. 그런데 전전날인 지난 달 31일에 '김현중과 함께 가지 않으면 병원 못 가겠다'는 연락이 왔다. '네가 원하는 선생님으로 어렵게 시간을 잡은 건데 한 번만 가 달라'고 설득했지만 그 아이 뜻이 완고했다. 당시 아들은 해외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었다. 결국 A 병원에 다시 전화를 걸어 현중이의 귀국 일자 뒤로 예약을 옮겼다. 그게 지난 25일이다. (디스패치에서 최씨와 인터뷰를 공개한 날짜가 이날이다.)
- 병원에 가기로 약속했던 25일의 일을 알고 싶다.
부 24일 새벽 최 씨에게 다시 연락이 왔다. 예약제인 병원은 가고 싶지 않다고 하더라. 그래서 24일에 최 씨가 다니던 B 병원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그 병원 앞에서 만나서 차를 타고 눈에 띄는 아무 산부인과에나 들어가자고 했다.
하지만 그날도 오지 않았다. 오후에 약속이 있다면서 '보고 연락드리겠다'고 하더라. 뭘 보고 연락을 준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병원 앞에서 4시간을 기다렸다. 하지만 오지 않았다. 알고 보니 그 시간에 언론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었나 보더라.
◆ '김현중 귀국 후에 가자'더니…
희망을 놓지 않고 원래 약속했던 날인 25일에 A 병원에서 보자고 연락을 했다. 답은 없었다. 25일 오전 병원으로 향하는 길에 '우리가 가고 있으니 오라'고 문자를 했더니 '언론플레이 그만하세요. 진실은 꼭 밝혀집니다'고 답이 왔다. 대체 우리가 무슨 언론플레이를 했다는 건가. 애초에 현중이의 아이를 가졌다고 폭로한 것도, 아이 확인도 하기 전에 결혼을 안 하겠다느니 아이를 책임지겠다느니 언론에서 이야기 한 것도 최 씨 아닌가. (이 부분에서 김현중 아버지는 인터뷰를 하며 처음으로 감정이 격양된 듯 목소리를 높였다.)
모 답답하다. 이 심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결혼에 관해서는 양가가 논의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아들하곤 안 한다고 하질 않나 아기를 자기가 책임지겠다고 하지 않나. (가슴을 치며) 죽고 싶은 심정이다. 두 가정에서 풀어가야 할 문제를 왜 이렇게 만드나.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하면서 왜 정작 우리와 해야 할 이야기는 하지 않는가. 답답한 마음을 풀 수만 있다면 가슴이라도 열어서 보여드리고 싶다. (결국 김현중 어머니는 눈물을 쏟았다.)
- 최 씨가 초음파 사진을 찍은 병원이 있을 것 아닌가. 그 병원을 통해 확인하면 됐을 것 같은데.
부 우리라고 그런 생각을 왜 안 했겠나. 그 아이가 다니던 B 병원에 전화를 걸어 확인을 해달라고 했지만 산모가 직접 오지 않으면 아무것도 확인이 안 된다고 했다. 결국 그 병원에 가려면 그 아이와 함께 가야 하는 거다. 임신은 본인이 아닌 이상 우리 부모가 확인하고 싶다고 확인이 되는 게 아니다.
모 우린 아이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싶다. 아이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이의 존재를 모바일 메신저로 받은 산모 이름도 없는 초음파 사진 세 장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게 정상인가. 두 달 가까이 이 일로 시달리고 있다. 제발 병원에 함께 가서 현재 상태를 진단받고 가족의 일은 가족끼리 해결했으면 한다.
[더팩트ㅣ정진영 기자 afreec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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