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서 이런 '남남케미'가 있었던가. SBS 월화 드라마 '펀치'의 김래원과 조재현은 남자들 사이에서 나올 수 있는 거의 모든 감정을 표현하며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줬다.
17일 종영한 '펀치' 초반부에서 김래원과 조재현의 관계는 피를 나눈 형제보다 뜨거웠다. 박정환(김래원 분)은 이태준(조재현 분)을 믿고 자신의 목숨도 내던질 수 있었다. 검찰 조사를 받게 된 정환은 "10분만 버텨라"라는 태준의 말에 위험하게 건물에 매달려 시간을 벌기도 했다.
그러나 태준이 정환의 뇌종양 사실을 알게 된 뒤 정환의 전 아내 신하경(김아중 분)을 건드리면서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조금씩 대립각을 세우던 두 사람은 정환이 수술받는 사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김래원과 조재현의 '케미'가 돋보인 이유는 단지 남자들의 대립에 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결 구도 자체도 좋았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간간이 드러나는 지난 우정에 대한 그리움이나 힘든 적들을 함께 물리친 기억이 담겼다. 치열한 대립에 애틋한 감정이 느껴진 까닭도 이 때문이다.
게다가 두 사람은 자장면부터 시작해 먹는 장면에서 더욱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 마지막 회에 등장한 영상으로 마지막 술잔을 기울이는 장면 역시 오래 기억에 남을만한 명장면이었다.
그래도 김래원과 조재현을 빼면 '펀치'는 이렇게까지 재밌는 작품으로 평가받지 못했을 것이다. 두 사람을 뛰어넘는 '남남케미'를 보여줄 '남남 커플'이 나올까 하는 의문도 들 정도다.
한편 '펀치' 후속으로는 오는 23일부터 '풍문으로 들었소'가 방송된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밀회'의 안판석 PD와 정성주 작가가 다시 호흡을 맞춘 작품으로 유준상 유호정 이준 고아성이 출연한다.
[더팩트 ㅣ 이건희 기자 canuse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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