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17일 수술부터 현재까지 '사건 중간점검'
고 신해철이 처음 복통을 호소하고 S병원에서 장협착 수술을 받은 이후부터 수개월이 지나 해가 바뀌었다. 경찰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현재까지 의료사고 의혹과 궁금증은 풀리지 않았고 유족과 병원 측의 공방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세상을 떠난 고인을 훨훨 하늘로 보내주지는 못할지언정 사망 원인을 두고 양측의 대립이 첨예하다. 어느덧 대중의 주된 관심에서 사라진 이번 사건을 되짚어보고 그간의 일들을 일지로 정리했다.
고인은 지난해 10월 27일 저산소 허혈성 뇌 손상으로 끝내 눈을 감았다. 죽음에 의문을 가진 유족들은 그로부터 4일 뒤 부검을 결정하고 수술을 집도한 S병원 K원장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했다. 국민적인 관심 속에서 곧바로 경찰의 조사가 시작됐고 지난해 11월 K원장과 아내 윤원희 씨, 병원 관계자와 소속사 관계자들이 송파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부검을 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은 11월 3일 심낭에서 천공 확인하고 이물질 등의 이유로 의인성 손상일 가능성 제기했다. 사인은 복막염과 심낭염의 합병증으로 인한 패혈증이라고 부검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K원장은 혐의와 의료과실 자체를 부인했다. 이어 몇 년 간 이어져 온 경영난에 병원 건물을 매각하고 이번 사건으로 큰 손해를 입어 부채 90억 원을 떠안게 됐다며 12월 4일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또 K원장은 다음 날인 5일 의협이 자신을 이틀 전 중앙윤리위원회에 부의한 것과 관련해 의사 커뮤니티 사이트 '메디게이트'에 고 신해철 사건 의료과실 감정 의뢰했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은 경찰이 감정을 의뢰한 지 21일 만인 지난해 12월 30일 논란이 되고 있는 수술 동의 여부와 관련해 "K원장이 고인의 위 용적술을 줄이는 수술을 시행했다"고 알렸다. 신해철을 죽음으로 몰고 간 심낭 천공에 관해서는 "수술 중 혹은 이후에 천공이 발생해 복막염이 생겼다"며 의인성 손상임을 밝히면서도 "이는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이라 이 자체만으로 의료 과실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복막염 진단을 위해 최소한의 진찰과 검사는 시행했지만, 환자의 입원을 유지해 지속적인 조치를 하지 않은 부분에 문제가 있다. 환자의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도 일정 부분 관계가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의료분쟁조정중재원도 지난달 12일 "신해철의 소장과 심낭에서 천공이 발생한 것 자체만으로는 K원장의 의료과실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부분적인 위 축소 성형술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고인의 생전 소속사와 팬들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소속사는 지난해 12월 14일 고인의 49재를 시작으로 24일 유작이 담긴 베스트 앨범과 유고집을 냈고 27일 추모 콘서트 개최했다. 팬들은 고인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S병원의 잘못을 묻는 서명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
그렇게 경찰이 사건의 전말과 의료사고 여부를 밝혀내기 위해 애쓰고 있을 무렵 K원장은 지난 1월부터 S병원의 이름을 바꿔 다시 영업을 이어갔다. 지난달 5일에는 서울중앙지법이 K원장의 개인 법정관리를 개시하기도 했다.
안타까운 소식도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열린 추모 콘서트의 주관사는 공동 주관사가 고인 아이들의 장학금으로 쓰일 수익금을 횡령했다며 고소장을 접수했다. 또 수사가 막바지이건만 경찰의 인사발령 시즌과 겹쳐 몇 달간 사건을 담당하던 형사와 형사과장이 변경됐다. 현재 새로 부임한 형사와 형사과장이 사건을 처음부터 검토하며 검찰에 송치하기 위해 마지막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과실 여부 최종 결과는 늦어도 3월 말까지는 나올 전망이며 비슷한 시기에 서울중앙지방법원이 K원장의 회생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언제쯤 이번 사건이 마무리돼 고인이 평안히 영면할 수 있을지 대중의 눈이 사건에 쏠려 있다.
[TF탐사-신해철사건2막①] 고인을 두 번 죽이는 현실…앞으로 전개는? 에서 계속
[TF탐사-신해철사건2막②] 환자 없는 S병원, 名 바꾸고 영업 재개 에서 계속
[더팩트ㅣ오세훈 기자 royz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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