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펀치'의 원펀치 그리고 '쓰리강냉이'

펀치의 승승장구. SBS 펀치가 탄탄한 스토리와 빠른 전개, 반전, 출연 배우들의 호연으로 극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SBS 펀치 방송화면 캡처
펀치의 승승장구. SBS 펀치가 탄탄한 스토리와 빠른 전개, 반전, 출연 배우들의 호연으로 극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SBS 펀치 방송화면 캡처

'펀치' 시청자 마음 홀릴 수밖에 없는 비결 셋 '스토리·연출력·호연'

'펀치'의 재미는 숨 막히는 전개와 탄탄한 스토리에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예측을 불허하는 반전의 반전이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6일 방송된 SBS '펀치'(극본 박경수 연출 이명우 김효언) 12회에서는 이태준(조재현 분)과 윤지숙(최명길 분)을 검찰 총장과 법무부 장관 자리에서 내려오게 하려는 박정환(김래원 분)의 고군분투가 그려졌다.

특히 이날 방송은 박정환 이태준 윤지숙의 먹고 먹히는 대립 관계와 반전이 극의 재미를 더했다. 스토리에 연출력이 더해졌고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졌다. 하나의 펀치를 날리기 위해 세 개의 원동력이 존재했고 그렇게 날린 원펀치가 감동과 재미, 생각할 메시지 전달 등 여러 가지 매력을 만들어냈다.

이태준을 총장 자리에 올려줬던 박정환은 다시 그 자리를 빼앗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나 이태준을 위협할 자료를 넘겼고 비서실장은 이태준의 친구 노용진 학과장의 성추행 사건을 폭로하며 그에게 퇴임식을 준비하라고 알렸다.

모든 것을 잃기 직전 이태준은 안양 교도소에 수감 중인 조강재(박혁권 분)를 찾았고 조강재는 이태준에게 윤지숙을 찾아 대통령 꿈을 건네주라고 밝혔다.

펀치 현실 풍자. 펀치는 대한민국 청와대와 검찰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부조리함과 썪어빠진 정치인들을 비판하고 있다. /SBS 펀치 방송화면 캡처
펀치 현실 풍자. 펀치는 대한민국 청와대와 검찰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부조리함과 썪어빠진 정치인들을 비판하고 있다. /SBS 펀치 방송화면 캡처

윤지숙을 찾아간 이태준은 "입이 작아 못 먹은 청와대 장관님 주겠다"며 "내가 우산 들고 장관님 청와대까지 모시겠다"고 제안했다. 이태준은 염산을 컵에 따른 뒤 "검찰에서 세운 공 장관님 드리겠다. 그곳으로 가는 돌덩어리는 내가 치우겠다. 강아지 목줄 쥔 사람이 주인이다. 장관님이 지금 내 목줄 쥐고 있다"며 윤지숙과 이태준의 비밀이 담긴 USB를 염산에 담갔다.

이 제안에 윤지숙을 흔들렸고 이내 넘어갔다. 그는 이호성(온주환 분)에게 자신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히며 이태준을 검찰 총장 자리에서 내려오게 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이내 대통령 비서실장을 찾은 윤지숙은 이태준 총장을 그대로 주자고 제안하고 설득에 성공한다. 그렇게 윤지숙은 7년 전과 마찬가지로 박정환의 손을 뿌리치고 뒤통수를 쳤다.

정상에 다가왔다고 생각할 때쯤 가장 먼 나락으로 떨어지는 박정환. 끝이 정해져 있기에 더욱 절박하지만 그럴수록 좀 더 생각하고 돌아가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듯하다.

박정환의 갈 길은 더욱 멀어졌다. 최연진(서지혜 분)은 박정환에게 이태준 윤지숙의 죄를 밝힐 것이 모두 사라졌다며 그를 단념시키면서도 위로했다. 그 시각 신하경(김아중 분)은 박정환을 위해 7년 전 병역비리 사건을 조사했고 딸 박예린(김지영 분)은 생일 케이크를 준비했다.

박정환과 신하경은 법의 아이러니한 면을 한탄했지만, 윤지숙은 그 사이 국무총리 자리를 탐냈고 이태준에게 명령과 협박을 통해 원하는 바를 이뤄냈다.

펀치 정의 실현할까. 펀치 박정환 신하경 최연진이 이태준 윤지숙을 법의 힘으로 응징할 수 있을지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SBS 펀치 방송화면 캡처

신하경의 선물로 마지막 기회를 잡은 박정환은 윤지숙의 아들 병역 브로커와 손잡은 서용철 의사를 찾았다. 그가 치매로 죽기 전 회광반조 현상으로 정신을 차릴 것을 알고 그의 아들을 만났고 찰나의 순간을 맞이했지만, 병실로 향하던 도중 병원에서 쓰러져 서용철을 만나지 못했다.

이로써 윤지숙을 자리에서 내릴 유일한 단서가 사라졌다. 이 때문에 앞으로의 전개가 어떻게 될지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증폭됐다. '펀치'는 시청자들의 궁금증에 기름을 부었다. 방송 말미의 예고편에서는 박정환이 이태준과 다시 손잡고 윤지숙 아들의 병역 비리를 밝혀 그와 그의 아들을 체포했다. 박정환은 발악하는 윤지숙에게 "법은 하나고 모두에게 똑같다"고 말해 극의 스릴을 더했다. 이 말은 윤지숙이 박정환을 배신하고 신하경에게 한 말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한 시간 동안 숨 가쁘게 달려온 '펀치'가 끝날 때쯤 박정환이 자신의 동생에게 "다른 사람들이 무시할 수 없는 자리에 서서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지 않고 살길 바란다. 너도 예린이도"라고 말한 장면의 여운이 길게 남았다. 결국, 박정환이 자기 발로 죽음으로 내달리면서까지 바라고 또 말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닐까. 박정환이 죽음 앞에서 법과 정의의 힘으로 이태준 윤지숙 부패한 나라에 통쾌한 '펀치'를 날릴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펀치'는 다시는 오지 못할 이 세상을 건너가면서 인생과 작별하는 남자, 대검찰청 반부패부 수사지휘과장 박정환의 생애 마지막 6개월 기록을 그린 드라마다.

[더팩트ㅣ오세훈 기자 royz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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