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진영 기자] 대상은 유재석에게 돌아갔다. 사상 첫 시청자 문자 투표를 도입한 '2014 MBC 방송연예대상'이 유재석 대상으로 이변없이 마무리됐다.
29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신사옥 공개홀에서는 '2014 MBC 방송연예대상'이 진행됐다. 앞서 MBC는 사상 최초로 생방송 시청자 문자 투표를 통해 대상을 선정한다고 밝혔다. 대상 후보는 오프닝 무대 후 바로 공개됐고, 오후 9시 15분부터 투표가 시작됐다. 김구라 김수로 서경석 박명수 유재석 5명이 대상 자리를 놓고 접전을 벌였다.
유력한 후보는 지난해 시청자가 뽑은 최고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무한도전'의 유재석 박명수였다. 특히 유재석은 '국민 MC'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만큼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기에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다.
결국 이날 대상은 67만7183표 가운데 44만2485표를 얻은 유재석에게 돌아갔다. 이로써 그는 MBC에서만 총 5번의 대상을 받게 됐다. 그는 수상소감에서 "며칠 전에도 큰 상을 받았는데 오늘 또 큰 상을 받게 돼 뭐라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오늘 투표를 해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후보에 함께 올랐던 박명수 김수로 서경석 김구라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음주운전 논란에 휩싸여 '무한도전'에서 하차한 길과 노홍철도 언급했다. 그는 "올 한 해 많은 일들이 있었다. 우리 멤버였던 그 녀석(노홍철)과 그 전 녀석(길)이 많은 시청자 분들께 실망을 안겨드렸다. 나도 몇 차례 시청자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두 친구가 직접 시청자 분들께 사과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며 "크고 작은 실수를 했을 때 그런 잘못과 실수를 감추고 숨기는 게 오히려 더 많은 분들께 실수와 잘못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잘못을 하면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더 즐겁고 재밌는 프로그램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스태프들에 대해서도 "우리가 높은 데 올라가면 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가면 더 낮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가면 더 어두운 곳에서 힘써 주시는 모든 스태프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는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 "사실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시청률이 안 나오고 시청자 여러분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당연히 없어지는 것이겠지만, 사실 난 예능의 뿌리는 코미디라고 생각한다. 오늘 아쉽게도 우리 후배와 동료들이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다. 내가 너무 오지랖 넓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일지 모르겠지만, 꿈을 꾸고 무대가 필요한 많은 후배들에게 내년에는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며 MBC 코미디 프로그램 부활에 대한 바람을 조심스럽게 드러냈다.
이와 더불어 '무한도전'은 시청자 투표가 반영된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에 선정된 데 이어 멤버 정준하가 버라이어티 부문 최우수상을 받으며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올해 '무한도전'은 길과 노홍철 두 멤버가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어 하차하며 위기설에 휩싸였기에 연예대상 3관왕은 더욱 뜻 깊었다.
김태호 PD는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 상 수상 소감에서 "올해 많은 분들이 그러셨겠지만 '무한도전'도 상당히 힘들었다"며 "멤버들이 한 주, 한 주 헌신하면서 1년을 버텼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이면 '무한도전' 10주년이다. 그 다음주는 뭐하지 생각하면 막막하고 깜깜한데 소중한 멤버들과 작가들 조연출 등이 있어 내년 또한 해볼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상 감사히 받겠다"고 덧붙였다.
함께 대상을 놓고 경쟁을 벌인 다른 후보들도 사이 좋게 상을 나눠가졌다. '세바퀴'와 '라디오 스타' 진행을 맡고 있는 김구라는 뮤직토크쇼 부문 특별상을 수상했고 '일밤-진짜 사나이'에서 전역을 앞둔 김수로 서경석은 우정상을 받았다.
최근 공황장애 진단을 받고 힘든 시간을 보냈던 김구라는 수상소감에서 "어머니가 1939년 생이시다. 종교도 없었던 분이 뒤늦게 기독교를 믿고 날 위해 기도를 하고 있다. 하늘에서 아버님도 나 때문에 편히 쉬질 못할 것 같다"며 "우여곡절을 겪으며 얻은 작은 깨달음은 항상 겸손하자는 것이다. 다만 방송은 내 효용가치에 맞게 내 식대로 열심히 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해 그간의 심경을 짐작할 수 있게 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정들었던 프로그램을 떠나는 예능인들의 인사도 이어졌다. 시즌2를 마무리하고 지난 6~7일 마지막 여행을 다녀온 '일밤-아빠! 어디가?' 출연진은 수상자로 호명될 때마다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정웅인은 PD들이 직접 뽑은 PD상을 받은 뒤 "'아빠 어디가'를 안 한다고 했는데 이런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 모든 아빠들과 이 기쁨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전역을 앞두고 우정상을 받은 서경석 김수로 역시 프로그램을 떠나는 서운한 마음과 앞으로에 대한 격려의 말도 잊지 않고 덧붙였다. 특히 서경석은 버라이어티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뒤 "곧 전역한다. 일자리가 필요하다. 방송 관계자들의 많은 연락 바라겠다. 감사하다"는 재치 있는 수상 소감을 남겨 웃음을 자아냈다. '일밤-진짜 사나이'는 내년 초 시즌1 방송을 마무리하고 여군 특집 2탄과 시즌2로 돌아온다.
한편 올해 MBC 예능을 총 결산하는 예능인들의 축제 '2014 MBC 방송연예대상' 진행은 김성주 김성령 박형식이 맡았다. 이날 시상식에는 올 한해 MBC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한 대세들이 출연해 신나는 무대를 꾸몄다.
◆ 2014 MBC 방송연예대상 수상자(팀) 명단
▶라디오 올해의 작가상=홍수정(굿모닝 FM 전현무입니다)
▶라디오 공로상=황선숙 아나운서(건강한 아침 황선숙입니다)
▶라디오 특별상=박소영 리포터(왕상한의 세계는 우리는), 이규화 성우(조영남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시대)
▶시사콘텐츠 올해의 작가상=김초희(피디수첩)
▶시사콘텐츠 특별상=리얼스토리 눈 제작진
▶공헌상=대한민국 육군
▶남녀 신인상=유라(우리 결혼했어요4) 혜리(일밤-진짜 사나이), 송재림(우리 결혼했어요4) 헨리(일밤-진짜 사나이)
▶PD상=정웅인(일밤-아빠 어디가), 하하(무한도전)
▶올해의 작가상=김태희 작가(라디오 스타)
▶최고의 시청률상=일밤-진짜 사나이 여군특집
▶뮤직토크쇼 인기상=김소현 민호 지코(쇼! 음악중심)
▶버라이어티 인기상=김성령(띠동갑내기 과외하기), 김광규(나 혼자 산다)
▶가수 인기상=엑소
▶특별 인기상=윤후 김민율 임찬형 정세윤 안리환(일밤-아빠! 어디가?)
▶라디오 신인상=써니(써니의 FM데이트)
▶라디오 우수상=정경미 박준형(박준형, 정경미의 2시 만세), 정지영(오늘 아침 정지영입니다)
▶라디오 최우수상=강석 김혜영(강석 김혜영의 싱글벙글쇼)
▶올해의 뉴스타상=강남 육중완 파비앙(나 혼자 산다), 임형준(일밤-진짜 사나이), 남궁민 홍종현 김소은(우리 결혼했어요4)
▶베스트 커플상=송재림 김소은(우리 결혼했어요4)
▶MC 특별상=김성주
▶버라이어티 특별상=안정환(일밤-아빠! 어디가?), 홍은희(일밤-진짜 사나이)
▶뮤직토크쇼 특별상=김구라(라디오 스타, 세바퀴)
▶베스트 팀워크 특별상=나 혼자 산다 팀
▶우정상=김수로 서경석 샘해밍턴(일밤-진짜 사나이)
▶뮤직토크쇼 우수상=규현(라디오 스타) 박슬기(섹션TV 연예통신)
▶남녀 버라이어티 우수상=라미란(일밤-진짜 사나이) 홍진영(우리 결혼했어요4) 박건형(일밤-진짜 사나이) 전현무(나 혼자 산다)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무한도전
▶뮤직토크쇼 최우수상=김국진 윤종신(라디오 스타)
▶버라이어티 최우수상=서경석(일밤-진짜 사나이) 정준하(무한도전)
▶대상=유재석(무한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