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5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에서 과감한 망사 패션을 보여준 노수람 (http://youtu.be/n6c1_j0vLIA)
[더팩트ㅣ김가연 기자] '밧줄녀'에 이어 '옆태녀'가 떴다. 영화제 레드카펫에서 한 명씩은 으레 있는 풍경이다. 지난달 21일 열린 제 51회 대종상 영화제 레드카펫 행사에서는 온몸을 밧줄로 칭칭 감은 듯한 일명 '밧줄녀'가 현장을 발칵 뒤집어 놓더니 17일 오후 열린 제 35회 청룡영화상에서는 가릴 곳만 가린 아찔한 시스루 드레스를 입은 일명 '옆태녀'가 현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밧줄녀' 한세아는 제 51회 대종상 영화제에 등장했다. 앞은 짧고 뒤에는 발목까지 내려오는 앞뒤가 맞지 않은 독특한 길이의 드레스를 선택한 한세아는 온 몸을 붉은색 레이스로 감싸는 디자인을 선택했다. 한세아의 포인트는 붉은색. 의상과 구두 입술색과 손톱 색까지 모두 붉은색으로 맞춰 강렬하게 연출했다.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를 받은 것은 목부터 허리까지 한세아의 상반신을 감고 있는 정체불명의 밧줄이었다. 목과 어깨 가슴과 배 그리고 허리까지 독특하게 감겨있는 이 밧줄이 대중의 시선을 끌었고 한세아는 순간 노출과 더불어 밧줄 때문에 '밧줄녀'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렇게 대종상 영화제가 지나가는가 싶더니 한 달 후에 열린 청룡영화상에서는 온몸을 더 과감하게 드러낸 '역대급 노출녀'가 떴다. 옆태와 뒤태까지 완벽하게 드러낸 이 여인은 가릴 데만 가리는 아찔한 패션으로 현장을 발칵 뒤집어 놨다. 한 걸음, 한 걸음 발걸음을 옮길때마다 보는 사람의 마음도 조마조마하게 하는 파격적인 노출에 현장을 찾은 팬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옆 라인을 완전히 망사로 연출하면서 과감한 노출을 시도했다. 얇디얇은 소재 탓에 몸에 있는 흉터까지 보일 정도. 이날 올겨울 접어들어 가장 추운 영하 11도의 날씨를 기록했지만, 이 여인에게 추위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문제의(?) 여인은 바로 노수람. 낯이 익지 않은 노수람은 이날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완전히 장악했고 '레드카펫의 스타'가 됐다.
레드카펫 위 여배우들의 노출 전쟁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하지만 두 사람이 화제가 된 것은 지난 10월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이후 의도적으로 노출을 감행하는 여배우를 찾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당시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영화제가 과도하게 노출 행사로 전락할 것을 우려해 여배우들의 '살빛 단속'에 나섰다. 서리슬이라는 신인 여배우가 노출로 반짝 화제에 오르긴 했지만, 영화제 측 참석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아무도 이름을 모르는 촌극이 일어 그다지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들이 대중의 눈초리를 받는 것은 결국 레드카펫을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기 위한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는 데 있다. 한세아나 노수람 역시 대중의 귀에 익지 않은 인물이다. 하지만 이날 레드카펫을 한 번 밟음으로 이들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는 '뜨거운 감자'가 됐다. 한세아는 올해 데뷔한 완전한 신인이기에 그렇다고 쳐도 노수람은 지난 2004년 데뷔한 배우. 하지만 연기보다는 노출로 한 방에 이름을 알렸다.
그러다 보니 또다시 '레드카펫=홍보수단'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사실 레드카펫에서 노출만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레드카펫을 위한 노출이 아니라, 노출을 위한 레드카펫이 되었다는 것. 노출이 우선순위며 레드카펫은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레드카펫 행사는 영화제나 화려한 시상식 등에 앞서 진행되는 것으로, 평소 마주하기 힘든 스타들이 팬들과 조금 더 가까이서 호흡하고 어울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시간이다. 하지만 지금은 패션쇼장마냥 '뽐내기용'으로 밖에 비치지 않으니 대중이 '노출쇼장'이라고 비난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좀더 야하고 과감하게'가 콘셉트인 것인지 살색이 훤히 드러나는 의상만 넘쳐나 눈을 둘 곳 없는 레드카펫 행사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레드카펫 행사 정화를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레드카펫은 패션쇼장이나 노출쇼장이 아니라 화려한 축제를 팬들과 함께 즐기기 위한 행사라는 것이다. 노출로 인한 일회성 화제를 위한 노림수로 레드카펫 위를 걷는 소수의 여배우는 레드카펫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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