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포커스] KBS 대개편, '과감' 폐지& '대량' 신설…'판도 바꾸나'

조대현 KBS 사장이 2015 대개편을 설명했다. / KBS 제공

[더팩트ㅣ김한나 기자] KBS가 프로그램의 큰 변화를 예고했다. '힐링·소통·지적호기심'을 키워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폐지하는 등 대수술을 감행했다.

17년 장수 프로그램 '사랑의 리퀘스트'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금요드라마와 같은 실험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돌연변이존'을 만들었다. KBS의 과감한 변화는 방송 판도 변화에 주도권을 쥐는데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 21개 프로그램 폐지- 25개 신설 '대수술'

KBS는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본관 TS-5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2015 1월 KBS 대개편 설명회에서 폐지, 신설, 리모델링 되는 프로그램을 모두 공개했다.

일단 다음달부터 2TV는 10개, 1TV는 15개 등 총 25개의 프로그램이 새롭게 등장한다. '굿모닝 대한민국' 대신 '아침'이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을 책임진다.

'생생정보통' 역시 '생생정보'로 바뀐다. '생생정보통 플러스' 자리에는 결혼장려 프로그램 '결혼 이야기'가 편성됐다.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도 있다. 목요일 오후 8시 55분 '작정하고 본방사수'는 시청자들이 참여하는 예능 비평쇼다. 강호동이 이끄는 새 프로그램 '투명인간'도 신선한 바람에 한몫할 예정이다.

KBS는 배우 유오성 고성희 배종옥 김재중이 출연하는 스파이를 최초로 금요드라마로 신설해 편성했다. / KBS 제공

'돌연변이존'은 예능 시사 드라마 등 모든 분야에 열려있다. 금요일 오후 시간대로 KBS 첫 금요드라마 '스파이' '나비효과' '용감한 가족' 등이 해당된다.

1TV는 'KBS 명품 역사 앙코르 존' '숨터' '인순이의 토크 드라마 그대가 꽃' '이웃집 찰스' '다큐콘서트 명견만리' 'KBS 다큐 1' '스포츠 이야기 운동화 2.0' '문화빅뱅 더 콘서트' '시니어 토크쇼 황금연못' '나눔 존(동행, 희망로드 대장정)' '시간여행자 K' '아젠다 존' '해설이 있는 TV예술극장' '발칙한 사물 이야기 다빈치 노트' 등의 신설 프로그램을 방송한다.

◆ 8개 리모델링 '기존 팬 흡수할까'

2TV에서는 8개, 1TV에서는 13개 총 21개의 프로그램이 폐지된다. 교양국에서 제작하는 '굿모닝 대한민국' '생생정보통 플러스' '생생정보통 스페셜' '하이스쿨 러브온'과 협제국의 '생생 정보통' 예능국의 '가족의 품격 풀하우스' '나는 남자다' 기제국의 'KBS 파노라마' 등이다.

1TV의 '소중한 나눔 이야기' 'KBS 파노라마' 'KBS 특선' '명화극장' '아침마당 토요일 가족이 부른다' 'VJ 특공대 스페셜' '사랑의 리퀘스트' '한국, 한국인' '산 넘어 남촌에는 2' '리얼체험 세상을 품다' 'KBS 파노라마 플러스' '황금의 펜타곤' 등도 폐지를 결정했다.

해피투게더는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있다. / 더팩트DB

폐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2TV는 5개, 1TV는 3개 등 총 8개 프로그램이 리모델링된다. 2TV의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3'는 새 시즌으로 업그레이드 한다. 또 '비타민'은 '닥터 비타민-위험한 라이벌' '비타민 생활건강' '대국민 캠페인 스케일링 하자' 등의 코너를 신설하며 생활 밀착형 건강 프로그램으로 거듭난다.

'위기탈출 넘버 원'은 시기별 안전 아이템을 다루는 '넘버원 안전 매뉴얼'로 코너를 개편하며, 연중 캠페인 코너가 등장한다. 또 주요 시청층인 3040 주부를 대상으로 아이들의 안전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위기의 아이들' 코너를 준비 중이다.

교양문화국의 '세상은 넓다'는 시청자들이 6mm 카메라로 촬여해온 동영상 뿐만 아니라 디지털 카메라, 휴대전화 등으로 촬영한 동영상을 소개해 참여를 확대한다. 또 나라별 소개에서 벗어나 주제별, 소재별 아이템을 발굴한다. 협력제작국의 '여유만만'은 주제별 토크로 요일을 차별화한다.

1TV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2.0'은 세트를 변경하고, 전화로 이뤄지던 기존 상담 방식을 문자메시지와 SNS로 확장한다. 'TV쇼 진품명품'도 세트 변경과 패널, 출연자에 변화를 줬으며 '강연100°C'도 세트를 부분 변경하고, 출연자를 일반인에서 지명도 있는 인물까지 확대한다.

17년간 이어온 장수 공익 프로그램 KBS1 사랑의 리퀘스트는 결국 폐지되고 새로운 도네이션 프로그램이 논의단계를 거치고 있다. / KBS 제공

◆ '사랑의 리퀘스트' 폐지-예능 시즌제 '우려'

이번 개편에 대한 KBS의 포부와 자신감은 상당하다. 조대현 KBS 사장은 "광복 70년, 미래 30년, 100년의 드라마는 KBS의 방송 지표다. 가장 긴 지표가 아닐까 싶다"며 "희망창조라는 말을 생각했다. 어려운 이 시대를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뜻이다. 개편 키워드는 힐링과 소통, 지적 호기심이다. 이 키워드를 통해 희망 창조를 구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장수 프로그램과 탄탄한 시청자층을 확보한 프로그램을 대거 폐지하면서 신선함보단 우려의 시선도 있다. 폐지나 리모델링 등을 발표했지만 아직 후속작 윤곽 조차 안나온 프로그램도 몇몇 보인다.

'사랑의 리퀘스트'의 경우 순기능이 많은 프로그램인데도 폐지를 결정했지만 후속 프로그램은 논의 단계에 그쳐 논란이 예상된다.

오진산 KBS 콘텐츠창의센터장은 "'사랑의 리퀘스트'는 낡은 모금 방식으로 인해 새로운 형태의 도네이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나눔존'이 따로 있는 만큼 참신한 아이디어로 편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리모델링이 발표된 '해피투게더'에 대해 박중민 KBS 예능국장은 "시즌3가 나온지도 꽤 오랜시간이 지났기에 시즌4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지만 "MC 변경이 될 지, 포맷 변화가 될 지, 둘 다 될 지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해피투게더' 외에 '나는 남자다' 등 예능의 시즌제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KBS는 이번 개편의 키워드로 '힐링·소통·지적호기심'을 꼽고 트렌드를 선도하는 창의적 콘텐츠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대개편인 만큼 큰 변화를 앞두고 있어 KBS가 향후 방송판도 변화를 주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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