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포커스] 뚜껑 연 '국제시장', 韓영화 자존심 되찾을까

올 연말 최대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국제시장을 연출한 윤제균 감독과 주연 배우 이정재 김윤진 오달수 정진영 장영남 김슬기(왼쪽부터)./김슬기 기자

[더팩트ㅣ김가연 기자] 외화가 극장가를 점령했다. 장기흥행하고 있는 '인터스텔라'를 비롯해 '헝거게임: 모킹 제이' '퓨리'까지 다양한 외화들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 영화는 26일 전야 개봉하는 '빅매치'로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데 이어 그 뒤를 연이어 개봉하는 '국제시장'이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시장'은 지난 2009년 천만 관객을 동원한 '해운대'를 연출한 윤제균 감독의 차기작으로 황정민 김윤진 오달수 정진영 장영남 김슬기 등이 출연했다. 올 연말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만큼 개봉 전부터 '국제시장'은 많은 영화인의 환심을 샀다.

영화를 본 소감을 이야기하다가 감성에 젖은 배우 황정민 김윤진(위)과 오달수(아래 오른쪽)./김슬기 기자

24일 오후 언론에 처음 공개된 '국제시장'은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를 사는 가족의 이야기를 아버지 덕수의 시선으로 담았다.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현대사를 아우르는 폭넓은 시대적 배경과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다. 남녀노소 폭넓은 관객층이 다양한 관점을 갖고 볼 영화다.

윤제균 감독도 이 점을 가장 염두에 뒀다. 남녀노소 구세대와 신세대의 의사소통, '소통'이 영화의 가장 큰 포인트였다. 윤 감독은 시사회 후 이어진 간담회에서 "신세대 구세대로 나눴을 때 세대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구세대와 신세대가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 세대에게는 이 영화를 통해서 부모 세대를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고 부모 세대들은 이 영화를 보면서 옛날 생각도 하겠지만 젊은 세대에 대한 배려를 줄 수 있었으면, 세대 간에 소통을 할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만들게 됐다"고 덧붙였다.

영화는 크게 6·25 전쟁 이후부터 파독, 베트남 전부터 이산가족 찾기 등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시대를 아우르는 4가지의 큰 사건을 다룬다. 이와 관련 "시나리오 단계에서는 더 많은 사건이 있었다. 시간이 많으면 더 많은 에피소드가 들어갈 수 있었을 텐데 2시간 내에서 선택과 집중을 했다"고 설명했다.

윤제균 감독은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많은 의미가 있는 4개의 에피소드를 영화의 기본 이야기로 설정했는데 쉽지는 않았다. 영화의 배경을 설정하는 데 있어서 많은 시간과 고민과 논의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영화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디자이너 고 앙드레 김, 가수 남진의 젊은 시절 등 여러 역할의 카메오가 출연해 재미를 준다. 경제와 문화적으로 영향을 줬던 시대의 인물을 꼽았지만, 정치적 인물은 찾아볼 수 없다. 이조차도 윤 감독의 의도였다.

윤제균 감독은 "일부러 정치적 내용은 뺐다. 우리 현대사가 굉장히 광범위한데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 필요했다. 우리나라의 현대사 중 1970년대는 경제적으로 부흥기, 1980년대는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기이지 않느냐. 영화는 1950대에서 1970년대까지를 다루는 만큼 정치보다는 경제쪽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국제시장에서 덕수 역을 맡은 황정민./김슬기 기자

가족애와 아버지의 헌신과 사랑 등 보편적인 주제를 담고 있는 '국제시장'은 연기한 배우들도 이 점을 가장 크게 염두에 뒀다. 또한 그들이 보고 나서도 가장 크게 느낀 것이기도 했다. 김윤진은 "영화를 본 후 창피할 정도로 눈물이 나서 자막이 올라갈 때 화장실에서 화장을 급하게 수정했다. 그런 진심이 모두에게 느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에게 효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 젊은 세대들은 부모 세대가 꿈과 희망이 없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단지 나이가 들고 주름이 많아지는 것 뿐이지 꿈과 열정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그것을 영화를 통해 느꼈다"고 눈물을 글썽거려 눈길을 끌었다.

윤 감독은 "영화를 통해 세대 간의 역지사지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이상주의자는 아니지만 세상이 '역지사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많은 부분을 이해한다 하면 세상에 대한 소통이 원활해지지 않을까 한다. 서로를 이해하면서 살면 한 단계 성숙하고 발전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만들었다"고 덧붙여 영화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시대를 관통해 이해되는 가족과 아버지의 이야기. '국제시장'의 마음은 관객과 통할 수 있을까. 다음 달 1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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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0년대부터 현재를 사는 가족의 이야기를 아버지의 시선에서 그린 '국제시장' 예고편(http://youtu.be/BBEDtovUL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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