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일대일'을 만들었나 봤더니 답은 금방 나온다. '일대일'은 '인터뷰게임'과 '짝'으로 교양 프로그램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남규홍 PD가 1년 만에 만든 작품이다. 그런데 '일대일'에는 그의 전작에서 볼 수 있던 색채가 그대로 남아 있다.
'일대일'은 두 사람이 정해진 형식이나 제약 없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출연자들에게는 각자의 분야에서 정상에 올랐다는 뜻으로 '군주'라는 칭호가 붙는다. 두 명의 군주들은 '일대일 궁'에서 정해진 일정에 따라 잠도 함께 자고 솔직한 이야기도 나누게 된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꺼내는 MC도 없다. 여행은 아니지만 스튜디오를 벗어나 토크쇼의 틀을 깬다. 이제까지 본 적 없는 새로운 토크쇼다.
그러나 분위기는 익숙하다. '일대일 궁'은 '짝'의 애정촌 같고, 성우의 내레이션도 '짝'을 연상하게 한다. 그러나 남규홍 PD가 얘기해주지 않았다면, '짝'과 '일대일'의 내레이션을 담당한 성우가 다른 사람이라는 걸 몰랐을 정도로 비슷하다.
그러나 두 프로그램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에 남규홍 PD는 발끈했다. "그는 제작 능력이 그 정도밖에 안 됐을 수 있지만, 절대 두 프로그램을 염두에 두고 만들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이어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보통 인간관계의 가장 기본이라 조명하고 싶었다. 소통이 주제기 때문에 비슷할 수 있지만 '인터뷰 게임'과는 분명히 다른 접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얘기에도 파일럿 방송이 나가면 시청자들은 '짝'과 '인터뷰게임'의 조합을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남규홍 PD의 색깔이 짙다. 새롭고 독특하지만, 시청자들에게 통할지 의문이 생기는 이유도 자기복제에 가까운 익숙함에 있다.
SBS 관계자는 "'일대일' 편성에 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파일럿 프로그램에 취재진을 불러 시사회와 기자 간담회를 여는 건 흔하지 않은 일이다. SBS가 '일대일'과 남규홍 PD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걸 의미한다.
'일대일'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기대만큼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고 정규 편성될까. 아니면 새로운 시도는 좋았으나 '짝'과 '인터뷰게임'이 혼합된 그저 그런 토크쇼로 1회 만에 사라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