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박소영 기자]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준비 안 된 이별에 많은 이들이 슬퍼했다. 갑작스러운 죽음에 남은 이들의 상실감은 컸다. 마지막 길을 함께하러 나온 이들은 눈물로 고인의 넋을 기렸다. '마왕' 신해철의 발인이 엄수된 31일 오전 8시, 가족 친구 팬들 그리고 하늘도 울었다.
잔뜩 흐린 날씨에 빗방울이 떨어지던 이날, 서울시 송파구 풍납동 아산병원 영결식장에서 고 신해철의 추모 예배가 시작됐다. 가족들과 친지들은 물론 일반 팬들에게도 공개돼 수백 명이 고 신해철을 위해 함께 기도했다.
서태지는 고인의 넋을 기리는 추도사를 낭독했다. 그는 슬픈 표정으로 "생전 그에게 고마운 점이 많다. 그러나 아직까지 고맙단 말을 많이 하지 못했다. 앞으로 많은 분들이 그의 아름다운 음악을 계속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엄숙한 추모 예배였지만 슬픔을 숨길 수는 없었다. 영결식장 안으로 채 들어가지 못한 팬들은 복도에서 함께 예배를 드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하나의 흐느낌은 수백으로 이어져 결국 많은 이들이 눈물을 터뜨렸다.
눈물 속 기도와 찬양이 끝난 뒤 윤도현이 고인의 위령 패를 들고 앞장섰다. 신해철의 영정 사진이 그의 뒤를 따르자 유족들이 오열했다. 이를 지켜보던 팬들 역시 주저앉아 눈물을 쏟았다.
허망한 죽음 앞에 남겨진 이들은 우는 일 외에는 고인에게 해 줄 게 없었다. 액자 속 '마왕'의 모습이 위풍당당했기에 이를 보는 이들은 더욱 괴로워했다. "마왕 너무 미안해요" "어떡해" "아직 안 돼요" 등의 탄식이 곳곳에서 나왔다.
고인을 실은 운구차가 떠나자 팬들은 주저앉아 슬픔을 곱씹었다. 한 남성 팬은 벽을 잡고 통곡해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여성 팬들은 서로를 위로하며 감싸 안았다. "괜찮다"고 다독였지만 흐르는 눈물을 멈추게 하진 못했다.
많은 이들의 슬픔 속에 '마왕'은 먼 길을 떠났다. 남은 이들은 아직 그를 떠나보낼 준비가 안 됐지만 고인은 외롭지 않게 하늘로 올라갔다. 고 신해철이 떠난 자리에는 그의 음악이 남아 많은 이들의 황망한 가슴을 위로했다.
신해철은 27일 오후 8시 19분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그는 17일 장협착 수술을 받은 후 몸이 좋지 않아 입·퇴원을 반복하다가 22일 심정지가 와 서울 아산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장협착 및 합병증으로 장 절제와 유착박리술 수술을 받았다가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저산소 허혈성 뇌 손상으로 사망했다.
이날 발인 후 고인은 서울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된다. 유해는 고인이 마지막까지 있었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에 있는 음반 작업실을 들른 뒤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에 안치된다. 유족으로는 아내 윤원희 씨와 1남 1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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