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비단이' 김지영 "문지상 아빠, 점 찍은 민소희 보고 질색"

아역 배우 김지영이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 종영 후 <더팩트> 사옥을 찾아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김슬기 기자

[더팩트 | 김경민 기자] 최근 '국민 딸내미'로 자리매김한 아역 배우가 있다. 지난 12일 막을 내린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 속 장비단 역의 김지영(9)이다.

'왔다 장보리'는 시청률 40%에 성큼 다가서며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드라마다. 극 중 장비단은 어린 아이지만 악녀 연민정(이유리 분)의 친딸이자 이후 장보리(오연서 분)의 양녀가 돼 캐릭터 간 갈등의 중심이 되는 존재다.

김지영이 왔다 장보리 종영 후 <더팩트> 사옥을 찾아 촬영 현장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 김슬기 기자

김지영은 어른보다 어른스러운 대사도 어색하지 않고 눈물까지 한스러운 연기로 '왔다 장보리'의 주역에 당당히 자리했다. 그리고 지난 24일 눈물 대신 마냥 해맑은 미소를 지은 김지영이 총총걸음으로 서울 금천구 가산동 <더팩트> 사옥을 찾았다.

김지영 역시 입을 열자 장비단만큼이나 '애어른'이라는 감탄사를 나오게 하는 배우였다. 그가 보는 장비단과 '왔다 장보리' 식구들, 그리고 이제 막 장비단을 벗은 김지영의 생각들이 드라마보다 큰 재미를 선사했다.

김지영이 장비단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고려했던 주안점을 설명하고 있다. / 김슬기 기자

◆ 김지영과 장비단의 싱크로율? "비단이가 저보다 훨씬 똑똑하죠"

장비단은 말 한마디도 똑부러지고 아이답지 않게 혼자 속앓이를 한다. 만 9살 김지영이 어른의 관점에서 탄생한 장비단의 말과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을까? 작품을 마치고 난 시점에서 그가 파악한 장비단이라는 여자아이는 어떤 사람이었을지 궁금했다.

"비단이는 엄마를 굉장히 많이 생각하는 것 같아요. 특히 보리 엄마요. 제가 '왔다 장보리'를 하면서 느낀 비단이는 자신보다 보리 엄마를 훨씬 많이 사랑하고 좋아하는 아이라는 거에요. 항상 밝고 씩씩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죠. 비단이를 보는 사람들은 항상 '비단이를 보고 있으면 힘이 난다'고 하잖아요. 모든 사람이 힘이 나려면 비단이 자신이 먼저 힘이 나야 하지 않을까요?"

인터뷰에 함께 온 그의 어머니 말을 들어 보니 김지영도 장비단 못지않게 어머니를 챙겼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촬영 스케줄과 현장 환경에 오히려 '엄마 가서 쉬고 있어'라고 당차게 떠밀기도 했단다.

김지영은 막상 비단이와 비슷한 면을 언급하자 "닮은 점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라고 선을 그었다.

"비단이가 훨씬 똑똑하죠. 성격도 달라요. 비단이는 밝고 씩씩한데 저는 무뚝뚝한 성격이거든요. 그런데 '왔다 장보리'를 하면서 성격이 밝아졌어요. 예전엔 방에서도 잘 안나오고 책을 읽거나 조용한 걸 좋아했는데 드라마를 하면서 시끄러워졌어요. 보리 어매랑 재화 아빠(김지훈 분)랑 민정 엄마 지상 아빠(성혁 분)가 말을 많이 걸어줬거든요. 재화 오빠가 재밌는 건 '짱'이에요. 다 웃겨요."

김지영이 이유리의 착한 성격을 칭찬하고 있다. / 김슬기 기자, 이유리 인스타그램, 왔다 장보리 방송 캡처

◆ "이유리 엄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착한 천사"

'왔다 장보리' 촬영 현장은 김지영의 성격까지 바꿀 정도로 화기애애했다. 극 중 두 명의 엄마와 두 명의 아빠를 둔 만큼 김지영은 배우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특히 김지영은 독기 어린 악녀 연민정을 연기한 이유리를 '천사'라고 칭했다. 극 중 캐릭터와 실제가 가장 다른 배우로 '이유리 엄마'를 꼽기도 했다.

"이유리 엄마는 연민정 엄마랑 정반대에요. 연민정은 죄를 저지르는 악하고 나쁜 사람이잖아요. 그런데 이유리 엄마는 천사 같아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 착해요. 아, 아빠들이랑 엄마들한테 선물도 받았어요. 지상 아빠는 운동화, 재화 아빠는 장난감, 보리 엄마는 옷이랑 쿠션이랑 팔찌, 이유리 엄마는 립스틱이랑 향수를 주셨어요."

김지영이 훌륭한 눈물 연기로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였다. / 김슬기 기자, 왔다 장보리 방송 캡처

◆ "눈물 연기 비법? 아무 생각도 안 해요. 끝나면 머리가 '띵'해요"

'왔다 장보리' 속 비단이는 유독 우는 장면이 많았다. 김지영의 필모그래피를 봐도 드라마마다 오열 연기가 빠지지 않았다. 오열 연기 비법을 물으니 천생 배우다. 그저 대본을 읽으면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려 눈물 지령이 없는 장면에서도 울어버렸단다.

"눈물 연기할 때요? 따로 아무 생각도 안 해요. 전 그냥 촬영 현장에서 느끼는 대로 하거든요. 보리 엄마가 진짜 내 엄마라고 생각하고, 제가 비단이라고 생각하면 되던데요. 그런데 울고 나면 머리가 '띵' 해요. 다리에 힘도 풀려요. 평소엔 안 그러는데 우는 연기할 때는 다리까지 덜덜 떨어요. 비법은 따로 없고 그냥 대사가 워낙 슬퍼서 저절로 눈물이 나왔어요."

김지영이 왔다 장보리 결말에 등장한 민소희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김슬기 기자

◆ "민소희가 누군지 저도 알아요! 지상 아빠 민정 엄마 반응은요…"

'왔다 장보리' 제작진은 극이 점점 전개될수록 결말이 누설되지 않도록 보안에 힘썼다. 출연진에게 대본이 전달된 것을 확인하면 제작진 카페에서도 대본을 첨부한 게시물을 삭제했다. 007 작전을 방불케 한 사수 끝에 마지막 회에서 공개된 결말은 '점 찍은 연민정' 민소희였다. 김순옥 작가가 그의 전작 '아내의 유혹' 속 캐릭터를 연민정에게 씌워 충격적인 재미를 선사한 것이다.

민소희가 등장하는 장면에 문지상-장비단 부녀까지 함께해 이색적인 느낌을 안겼다. 이유리는 독기 어린 눈빛을 풀고 점 하나를 찍었단 이유로 사근사근한 유치원 선생님 민소희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연민정으로 열연했던 이유리에게 민소희를 맡겨 그간 쌓인 부정적인 시선을 부드럽게 풀고자 하는 의도였다지만 연기하는 배우로서도 신선한 충격일 수 있었다.

"그 장면을 찍을 때 재밌었어요. '아내의 유혹'을 보진 않았지만 '점을 찍은 민소희'가 누군지는 알아요. 연민정은 굉장히 나쁘잖아요. 민소희는 착한 유치원 선생님이니까 비단이도 저도 당황스러웠죠. 지상 아빠는 점 찍은 민소희를 보고 질색하며 장난쳤어요. 이유리 엄마는 애교를 부리거나 웃는 표정을 짓는 연기를 되게 즐거워했고요. 많이 웃는 장면이어서 눈가 주름을 펴기도 했어요."

김지영이 왔다 장보리 마지막 회 촬영장 분위기를 설명하고 있다. / 김슬기 기자

김지영은 촬영 현장의 뒷이야기에 이어 '장비단의 미스터리' 보따리를 하나 더 풀었다. 장비단이 친부모를 알게 되는 과정은 직접적으로 그려지지 않은 채 문지상이 친부라는 사실을 언급하는 장면만 전파를 탔다. 일찍 철이 든 장비단의 속내를 김지영은 알고 있었다. 그의 답은 '왔다 장보리' 시즌 2의 예고편과 같았다.

"연민정이 엄마라는 건, 경합 때 연민정이 '네 엄마가 제일 미워하는 사람이 친엄마'라는 이야길 했을 때 깨달았을 거에요. 지상 아빠가 친아빠라는 건 장면에 나타나진 않았던 3년의 세월 동안 무슨 일이 있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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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F영상] '왔다! 장보리' 아역 김지영, 비단이 애교에 삼촌들 '흐뭇' (http://youtu.be/_XhAYf_iu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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