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건희 기자]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스)'가 항상 재밌거나, 늘 새로운 예능 기대주들을 발굴할 수는 없다. 17일 오후 방송은 기대 이상의 수준은 아니었다. 그나마 MC 김구라와 게스트 신봉선의 티격태격이 있었기에 웃을 수 있었다.
이날 '라스'에는 '썸? 그거 싸먹는 건가요' 특집으로 김종민과 신봉선, 라이머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세 사람 모두 솔로로 지내며 혼자 사는 남녀로 방송의 대부분은 게스트의 근황과 연애담으로 꾸며졌다.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하는 김종민과 신봉선은 애초에 웃음이 보장된 게스트였다. 단연 눈길을 끈 건 거의 처음으로 지상파 방송사 토크쇼에 출연한 라이머였다.
라이머의 입담 자체가 훌륭했다기 보다 그의 과거 연애사들이 계속 언급됐다. 배우 가수 아나운서 캐스터 PD 등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다양한 직업을 지닌 이성들을 많이 만난 라이머의 과거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공개됐다.
그러나 과거 연애사나 다른 사람 언급으로 웃기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이날 '라스'는 윤종신의 '무리수 개그'가 자주 등장하는 등 본연의 의도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다행히 초반 신봉선과 김구라의 사연이 방송 분량과 웃음을 책임졌다. 신봉선은 "무식하다"는 김구라의 말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는 사연을 공개하며 포문을 열었다. 김구라의 해명과 함께 두 사람이 입담 대결은 시작됐고 '내 집 마련'과 '신봉선의 매력 찾기' 등 화제가 바뀔 때마다 두 사람이 한 번씩은 부딪쳤다.
거칠 것 없는 김구라의 말과 때로는 선배 개그맨의 공격을 받아주고 가끔씩은 선배도 과감하게 디스하는 신봉선의 대결은 흐름과 상관없이 시청자들을 웃게 했다. 이마저 없었다면 이날 '라스'는 또 자극적인 타인 언급만 계속되고 말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