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두근두근' 송혜교 "엄마 송혜교, 상상이 안 간다고요?"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 미라 역을 맡은 송혜교./김슬기 기자

[더팩트ㅣ김가연 기자] 항상 누군가의 첫사랑으로만 남아있을 것 같은 여신'이 한 남자의 아내가 됐다. 이 여자는 심지어 욕설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자기 아들을 향해 손가락질하는 시선을 향해 과감한 발언을 내놓는다. 국내 대표 미녀 배우 송혜교(32)의 이야기다.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감독 이재용)으로 오랜만에 국내 스크린에 돌아온 송혜교는 '아줌마'라는 콘셉트로 자신을 둘러싼 껍데기를 한 겹 벗겼다.

송혜교는 작정하고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지만, 악재였을까. 지난 3일 개봉을 앞두고 송혜교의 탈세 사건이 세간에 불거졌고 송혜교를 향한 대중의 시선은 차가웠다. 영화 개봉을 두고 그의 연기보다는 '송혜교 탈세사건'이 중심이 됐다. 짧은 순간에 여러 가지 일을 겪은 송혜교를 개봉을 앞두고 만났다. 몸집이 작아 '인형'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송혜교의 어깨는 더 움츠러들었고 손끝은 파르르 떨렸다. 목소리는 안정을 찾았지만, 안절부절하는 기색이 여전했다. 그리고 송혜교는 탈세 사건에 대해 먼저 입을 열고 양해를 구했다.

"저의 불찰로 많은 이가 피해를 보고 있어요.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것이 없네요. 제가 몰랐다고는 했지만, 저로 인해 일어난 사건이라 정말 죄송합니다. 만회할 수 있도록 노력을 정말 많이 하고 있어요. 사실 영화 홍보를 해야 하나 많이 고민했어요. 하지만 제가 숨어버리고 약속했던 모든 것을 놓아버리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생각에 용기 있게 나왔어요. 저 때문에 영화가 피해를 입지 않길 바라는바 입니다."

조로증에 걸린 아들을 둔 엄마 미라로 분한 송혜교는 강동원과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CJ엔터테인먼트 제공


죄송하다는 이야기를 먼저 내비친 송혜교는 영화 이야기로 넘어온다. 사건에서 벗어나자 그의 목소리는 조금 더 안정됐다. '두근두근 내 인생' 이야기가 나오자 한층 더 안정을 찾는다. 송혜교가 영화에서 맡은 역은 17세란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게 된 여자 미라다. 미라는 10대 때 대수(강동원 분)를 만나 첫눈에 반하고 불같은 사랑을 한다.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아름(조성목 분)은 조로증에 걸리고 이들은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아름을 위해 행복한 삶을 이어간다.

'여신' '인형'이란 수식어로 '미(美)의 대명사'였던 송혜교가 아줌마가 되고 많은 이가 적잖이 놀랐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 송혜교의 변신이 놀라울 터. 하지만 송혜교는 크게 개의치 않은 듯 보인다. 시나리오가 좋았고 이재용 감독과 할 수 있었다는 것이 송혜교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동안 어두운 역할을 많이 했던 송혜교는 '두근두근 내 인생'으로 밝고 유쾌한 역을 할 수 있었다는 데 만족했단다.

"출연하는 데 아무래도 이재용 감독님이 컸어요. 평소에도 존경하는 감독님이고, 오래전부터 같이 작업하고 싶었는데 몇 년 전에 하려고 했던 작품이 있었는데 인연이 안됐고, 이번에 시나리오 제안이 들어와서 시나리오를 읽고 한 번에 하겠다고 한 것 같아요. 게다가 전 몇 년 동안 어두운 캐릭터를 많이 했었잖아요.(웃음) 소재는 무겁지만 발랄하고 씩씩한 캐릭터가 좋고 끌렸어요."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었고 밝은 역이라 두근두근 내 인생이 더 끌렸다는 송혜교./김슬기 기자

'송혜교=엄마?' 사실 쉽게 이해가 가는 설정은 아니라고 말하니 웃는다. 아무래도 트랜디한 스타의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겠다. 역할을 어떻게 준비했느냐고 하자 송혜교는 진중하고 어려운 모성애가 있어야 하는 캐릭터는 아니라 다행이었다고 한다.

"엄마가 되어 본 적이 없어서(웃음) 사실 경험에서 가져올 수는 없었어요. 그러나 다행히도 미라는 저와 나이도 같고 발랄하고, 남편도 철이 없는 캐릭터이고. 부족한 부모가 아들을 통해 성장하는 극이었기에 그 부분에 있어 덜 부담스러웠어요. 친구 같은 엄마 이미지로 잡자고 생각했죠. (아들로 호흡을 맞춘 조성목 군과는 어땠는지?) 살가운 성격이 아니라서 현장에서 엄마처럼은 잘 못 챙겨줬는데 아름이와는 친구처럼 지냈어요. 아름이가 워낙 '시크'해서(웃음) 대화를 해도 단답형으로 돌아왔는데 실제로도 친구처럼 잘 지낸 것 같아요."

다양한 연기 변신을 하는 송혜교. 이 작품이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된 것 같다. 30대 중반을 향해가고 있는 그에게 어쩌면 나이 들고, 유부녀 역할이 오는 것은 당연하다. 여배우 송혜교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출연 제의가) 있어요.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최근에 몇 작품 정도 받았어요. 하지만 다행히도 모성애가 가득한 엄마를 보여주는 게 아니었고 설정만 엄마였을 뿐 다른 내용이 많았어요. (아무래도 여배우들은 엄마 캐릭터에 쉽게 손을 내밀지 못하는 것 같은데?) 저는 피하지 않아 잘 모르겠어요.(웃음) 그래도 이 작품을 한다고 했을 때 '왜 벌써 엄마 역할을 하는가'하는 시선은 있었어요. 하지만 나는 이 시나리오를 받고 '아, 내가 이제 엄마를?' 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만약 모성애가 강한 역할이라면 조금 생각해보았을 텐데 미라는 그런 캐릭터가 아니라 좀 더 멀리 떨어져서 지켜봤던 것 같아요."

국내 활동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송혜교./김슬기 기자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송혜교는 이영애 전지현 등과 더불어 중화권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여배우로 손꼽힌다. 중국과 대만 홍콩 등 그의 활동 반경은 넓다. 영화는 물론 화보와 광고 등 '송혜교 모시기'에 중화권은 열을 올린다. 벌써 중화권 활동만 14년째 해 오고 있다는 송혜교. 하지만 배우로서 입지를 다지기엔 쉽지 않았단다.

"KBS2 '가을동화'라는 작품이 아시아권에서 큰 사랑받은 것을 계기로 중국 활동을 하게 됐어요. 이후 KBS2 '풀하우스' 등이 방영됐고, 중화권 분들에게 얼굴을 알리게 됐어요. 그러다 인연이 닿아서 왕가위, 오우삼 감독님 작업도 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이제는 중국 스태프들과 만나서 이야기해보면 '국외 배우가 다른 나라에 돈 벌러 왔구나'라는 느낌이 자국에서 꾸준히 활동하는 배우로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중국과 한국의 현장은 많이 다를까. "감독님 성향 때문에 현장이 달라지는 것이 다를 뿐이지, 나머지는 비슷해요. 큰 차이점은 없는 것 같아요. (중국 작품 선택 기준은?) 한국과 비슷한데 왕가위 오우삼 감독님은 워낙 거장이니 제가 꼭 한 번 같이 해보고 싶었어요. 오우삼 감독님 작품은 시나리오가 정말 좋고 재밌게 읽었어요. 시대극을 많이 하긴 하는데 최근에는 중국 현대물 영화 촬영을 마쳤어요. 베스트셀러 작품을 영화로 옮긴 것인데 사랑 이야기인데 시나리오가 정말 재밌어서 하게 됐고 한 달 전쯤 중국에서 촬영을 마쳤어요."

지난달까지 중국 영화 촬영을 마친 송혜교는 바쁘게 움직일 예정이다./김슬기 기자

여러 편의 드라마를 통해 '시청률의 여왕'으로 불리던 송혜교는 영화 드라마 등 이제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는 여배우로 손꼽힌다. 저예산 영화 혹은 캐릭터가 튀지 않은 작품에도 꾸준히 출연한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여전히 '배우 송혜교'보다 '스타 송혜교'로 비치기에 연기에 목이 마르단다. 진짜 배우가 되고 싶다는 송혜교의 마지막 이야기로 인터뷰를 마무리한다.

"아무래도 제가 광고나 화보에도 많이 나와서 스타 이미지가 더 강해지다 보니, 시청자들이나 관객들이 작품 속 인물로 보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것은 제가 그만큼 연기를 못했다는 것이겠죠. 그래서 앞으로 제가 무조건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요. 그렇다고 송혜교처럼 안 보이려고 노력하는 게 아니라, 그 캐릭터에 맞게끔 연기를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죠. 송혜교라는 범주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해요. 어휴, 연기 잘 하는 배우가 되고 싶은데 연기는 여전히 해도 해도 어려운 것 같아요."

스타 송혜교보다 배우 송혜교가 되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한 송혜교./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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