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씨네리뷰] '입체감+긴장감 제로', 미궁 속 '터널 3D'

오는 20일 개봉을 앞둔 공포영화 터널3D는 국내 최초로 FULL 3D 기법을 도입해 촬영했다./영화 포스터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터널+3D+청춘호러'를 섞은 공포영화가 관객들을 찾는다. 국내 최초 FULL 3D 호러물로 자신이 있게 홍보하며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터널 속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을 보고 있자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공포인지, 청춘 로맨스인지, 3D 촬영기법인지 모를 일이다.

지난 7월 올해 첫 공포물로 관객을 찾았던 '소녀 괴담'에 이어 올여름 두 번째 공포영화 '터널 3D'(감독 박규택, 제공·배급 박수엔터테인먼트)가 그 주인공이다. 그간 한정적인 소재의 공포물에 물린 관객들에게 터널이란 신선한 소재와 최첨단 촬영기법으로 무장한 영화는 호기심을 끌기엔 충분하지만, 막상 플래시를 비추고 터널 속으로 들어가 보면 허술한 면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터널 3D'는 '인형사'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더 웹툰: 예고살인' 등 공포, 스릴러물에서 이름을 알린 필마픽쳐스가 제작을 맡고 국내 공포 영화 최초로 FULL 3D 기법을 도입해 기획 단계부터 큰 관심을 끌어온 작품이다. 주인공으로는 최근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을 종횡무진으로 활동하는 배우 정유미와 '연애 말고 결혼'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연우진이 전면에 나섰다. 걸그룹 달샤벳 우희와 타이니지 도희는 이번 작품으로 스크린 데뷔를 치렀다.

영화는 청춘호러를 콘셉트로 한 만큼 젊은 연령층의 배우들이 대거 주인공으로 출연한다./영화 터널3D 스틸

'터널 3D'의 배경은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폐쇄된 탄광 안에 있는 터널이다. 탄광을 소유하고 있는 회장의 아들 기철(송재림 분)의 권유로 은주(정유미 분) 유경(이시원 분) 영민(이재희 분) 세희(정시연 분)가 근처 리조트로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청춘남녀 5명이 함께 떠난 여행은 처음부터 자극적이고 즐겁다. 기철은 유경과 연인 사이지만, 세희와 미묘와 관계를 형성하며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 그리고 이들을 남몰래 지켜보는 이가 있으니 탄광을 관리하는 동준(연우진 분)이다.

하지만 즐거움도 잠시, 청춘남녀의 파티는 우발적인 사고로 인해 사람을 죽이는 사고로 이어진다. 탄광을 배회하며 이들을 위협하던 김씨(손병호 분)를 죽인 것. 결국, 5명의 여행자는 완전범죄를 꿈꾸며 20년간 출입이 금지된 터널로 발걸음을 옮기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하나둘 사라져간다.

영화는 대부분 동굴 안에서 촬영이 진행됐기 때문에 음산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자아낸다./영화 터널3D 스틸

영화는 대부분 동굴 안에서 촬영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어두운 분위기와 '터널'이라는 낯선 공간이 주는 두려움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공포로 다가오지만, 문제는 예측 가능한 전개와 툭툭 잘려나간 이야기, 배우들의 어설픈 연기력이다. 장소만 공포물에 적합할 뿐 무엇하나 제대로 관객을 무섭게 만들지 못한다.

끊임없는 사고로 폐쇄된 터널. 그 장소로 시체를 숨기기 위한 목적 하나로 이를 악물고 들어가는 재벌 2세와 그의 친구들이란 설정부터가 공감대를 얻기 힘들다. 이후 하나 둘 사라지는 실종 코드는 '터널 3D'의 뻔한 결말 또한 이미 예상할 수 있다. 특히 감독은 터널 안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이야기 속에서 각 캐릭터의 변화하는 심리를 섬세하게 다루며 공포를 극대화 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인과응보'란 뻔한 메시지에 무게를 실었다. 때문에 극의 자연스러운 흐름 또한 느낄 수 없다.

터널 3D는 툭툭 잘리는 호흡에 배우들의 연기가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아쉬움을 자아낸다./영화 터널 3D 스틸

툭툭 잘리는 영화의 호흡 때문인지 배우들의 연기 또한 부자연스럽다. 스크린에 처음 도전장을 내민 타이니지 도희는 드라마에서 보여준 자연스러운 매력이 하나도 강조되지 않는다. 어린 소녀로 등장해 터널 속에서 5명의 남녀 주변을 맴도는 미스터리한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신비로운 분위기는커녕 몸에 맞지 않는 큼지막한 의상이 눈에 띈다. 달샤벳 우희도 마찬가지다. 기철의 동생이자 클럽 DJ 혜영으로 분한 우희는 '터널 3D'에 불필요한 캐릭터처럼 느껴질 만큼 극과 연결고리도 없을뿐더러 동준을 유혹하는 장면에서 서툰 발성과 표정 연기가 돋보일 뿐이다.

하지만 스크린에 갓 데뷔한 배우들의 서툰 연기가 돋보이는 것도 나름의 이유는 있다. 탄탄한 감정선으로 극의 흐름을 이끌고자 노력한 연우진 정유미 손병호의 열연마저 '고군분투'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여주인공 은주의 아픔과 그를 보듬는 동준의 이야기는 로맨스라 하기엔 개연성도 없고 결말도 미지근하다. 이들에게 터널의 저주를 알리기 위해 미친 동네 아저씨 김씨로 분한 손병호는 연기력이 아까울 정도다. 이는 핵심을 짚지 못한 영화의 방향성과 허술한 분장 등이 작품 전반을 뒤덮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얼굴부터 라이징 스타까지 젊은 배우들이 의기투합해 촬영한 공포영화 터널3D지만, 허술한 연출력은 아쉬움으로 남았다./남윤호 기자

공포영화는 공포에 초점을 맞춰야 했지만, '터널 3D'는 말하고자 하는 것과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너무 많았다. 감동적인 메시지도 전달해야 했고 국내 최초 촬영기법도 강조해야 했다. 결국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들이 중구난방 스토리와 허탈한 마음을 추스르고 나면 '터널 3D'가 FULL 3D 기법으로 촬영했는지 기억이나 할 수 있을까?

영화는 오는 2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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