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경민 인턴기자] MBC 예능 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의 아이들이 아빠와 여행을 떠난다는 것만으로도 들떠 방방 뛰어다니는 장면은 여러 번 전파를 탔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빠들이 더 신이 났다. 아이들과 운동회 경기를 펼치고 연극을 준비하며 자리에 앉지도 않고 쉴 새 없이 뛰어다니는 아빠들이 웃음을 선사했다.
3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에서는 충북 단양에서 아빠와 아이들의 1박 2일 여행기가 그려졌다. 여름 운동회를 콘셉트로 진행된 여행은 각종 경기로 다채로운 볼거리를 줬다.
줄다리기 경기에서는 류진 정웅인 안정환이 모인 '뉴팀'과 이종혁 성동일 윤민수가 손을 잡은 '올드팀'이 맞섰다. '뉴팀'은 국가대표였던 안정환의 어마어마한 힘과 다른 두 명의 장신 아빠들의 괴력 덕분에 손쉽게 '올드팀'을 이겼다. 그 과정에서 성동일은 '뉴팀'에게 끌려가지 않기 위해 발버둥 쳤고 옆에서 폴짝폴짝 뛰며 응원하던 딸 성빈을 쓰러뜨리고 풀썩 넘어졌다.
그러나 성동일은 1초 만에 자리에서 털고 일어나 줄을 잡고 다시 당겼다. 성빈은 잠시 어안이 벙벙하더니 자신을 보살피지 않는 아빠에 대한 서러움이 북받쳐 통곡했다. 딸의 울음보다도 승부욕에 휩싸인 성동일은 승패가 정해지기 전까지 힘을 썼다.
이어진 이어달리기에서는 아이들과 달리 아빠들만 뒤로 달리는 방식을 정했다. 윤민수와 안정환은 '과체중 아빠들'인 만큼 뒤뚱거리며 넘어질듯말듯 뒤로 달렸다. 성동일은 "붙지 마"라며 자신을 바짝 뒤쫓는 정웅인의 등을 바통으로 쿡쿡 찌르고 견제했다.
아빠들의 경기는 아이들의 운동회 번외 게임이 아니라 정말 아빠들 세계 속 중요한 승부였다. '열혈 아빠'들의 의욕은 아이들의 연극 준비 때 절정에 달했다.
'온달장군과 평강공주' 이야기를 연극으로 꾸미게 된 아빠들은 아이들을 불러 모아 대사를 연습시키고 연기를 지도했다. 특히 배우 성동일 이종혁은 마치 '처녀작'을 내놓는 감독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그는 딸 성빈이 왕비와 여장군 역을 맡자 손수 액션과 표정 연기를 가르쳤다. 안정환과 호흡을 맞추며 칼싸움을 하는 동선까지 짰다.
이종혁은 온달왕자 역을 맡은 아들 준수에게 캐릭터를 이해시키느라 진땀을 흘렸다. 어떠한 행동을 해도 '헤헤'거리며 웃어야 하는 바보 온달 연기를 지도하며 참을 인을 가슴에 세 번 새겨야 했다.
하지만 아빠들의 노력 덕분에 아이들은 큰 실수 없이 무사히 연극을 마쳤고, 이렇게 또 하나의 값진 추억이 남게 됐다. 단순히 아이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주고자 만드는 것이 아니었다. 아빠들도 진심으로 여행을 즐겼다. 이제 프로그램 이름이 '아빠 어디가'가 아닌 '얘들아 어디갈까?'가 되는 상상도 어색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