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이다원 기자] 끝은 늘 독한 법인가. KBS2 '사랑과 전쟁2' 마지막회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한 사연으로 안방극장을 공략했다. 꽃뱀, 사기, 살인도 모자라 남편의 목숨마저 빼앗는 장면이 그려져 모두를 경악케 했다.
1일 오후 방송된 '사랑과 전쟁2'에서는 '내 아내가 사는 법'이란 주제 아래 꽃뱀이었던 유미(손유경 분)가 진수(이석우 분)를 만나며 진실한 사랑에 눈을 떳다가 과거가 들통나 남편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얘기들이 쉴틈 없이 이어졌다.
유미는 사진 동호회에서 진수를 만나 사기 타켓으로 삼았다. 그는 옛사랑으로 갈곳을 잃은 여인으로 분해 진수의 집을 찾았고 "함께 지내자"는 제안에 동거를 시작했다.
진수는 마음을 다해 유미를 사랑했지만, 유미는 오로지 '땅부자' 외동아들인 진수의 돈을 가로채고자 하는 목적밖에 없었다. 그는 같은 패거리인 기남(이재욱 분)과 짜고 진수의 돈을 뜯어냈고 양심의 가책 없이 더 많은 거짓말을 늘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을 극진히 대해주는 진수의 진심에 서서히 흔들렸고 아무도 챙기지 않은 자신의 생일에 손수 만든 축하상을 받고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유미는 결국 진수와 진짜 가정을 이뤄 행복하게 살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끊임없이 협박하는 기남이 문제였다. 유미는 기남을 꼬여내 가평 한 펜션으로 떠났고 함께 술을 마시며 야릇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문제는 1년이 지난 후에 터졌다. 둘이 묵었던 펜션 인근 한 야산에서 기남의 시신이 발견됐던 것. 경찰은 즉각 조사에 들어갔고 함께 놀러갔던 유미도 소환됐다.
아무것도 모르던 진수는 유미와 함께 경찰서로 향했다. 그러나 경찰로부터 들은 유미의 과거에 아연실색했고 급기야 아내에 대한 신뢰가 모두 깨진 듯 유미가 매달리는데도 이를 뿌리쳤다. 관계 회복은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유미는 남편의 의심을 죽음으로 맞바꿔주며 소란을 잠재웠다. 그는 남편의 납골당 앞에 서서 "왜 나를 버리려고 했어. 그것만 아니었더라도 우린 행복했을텐데"라고 작게 읊조렸다. 이어진 희미한 미소는 섬뜩할 정도였다.
이날 '사랑과 전쟁2'는 마치 마지막을 의식하기라도 한 듯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범죄 행각까지도 그려내며 온갖 자극적인 요소를 모두 보여줬다. 막장 드라마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진 프로그램이었지만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하고픈 제작진의 몸부림이 느껴졌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부관계의 팁을 일러주겠다는 '사랑과 전쟁2'이 이처럼 극단적으로 흐를 수 있을까 하는 씁쓸한 뒷맛이 남기도 했다. 많은 시청자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안방극장을 떠나면서도 자신의 그림자를 오랫동안 지우고 싶지 않다는 강한 열망이 묻어나는 대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