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좋은 친구들', 지성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욕망남' 인가요?"

10일 개봉하는 영화 좋은 친구들로 2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배우 지성을 <더팩트>취재진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했다./김슬기 기자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배우 지성(38·본명 곽태근)이 2년 만에 '좋은 친구들'로 스크린에 컴백했다. 지난 2012년 김아중과 로맨틱 코미디 '나의 PS 파트너'로 호흡을 맞춘 이후 그가 선택한 차기작은 진한 남자들의 이야기다.

오랜만에 만난 지성은 많은 것이 변해있었다. 이보영과 결혼해 '유부남'이 됐고 '남자 영화'로 이미지 변신을 꾀한 그는 평소에 짓던 여유로운 웃음 대신 긴장된 표정으로 취재진을 맞이했다. 지난달 30일,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지성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카페에서 <더팩트> 취재진이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지성은 "영화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오랜만이다"며 마른침을 삼켰다.

성실한 배우, 그래서 믿고 볼 수 있는 지성과 나눈 이야기를 풀어본다.

◆지성, '좋은 친구들'의 현태를 만나 "등으로 울었다."

10일 개봉하는 영화 좋은 친구들에서 현태 캐릭터를 맡아 연기한 지성(가운데)./오퍼스픽쳐스 제공

지성은 10일 개봉하는 영화 '좋은 친구들'(감독 이도윤, 제작 오퍼스픽쳐스, 배급 CJ엔터테인먼트)에서 배우 주지훈 이광수와 호흡을 맞췄다. 영화는 서로를 끔찍하게 아끼는 세 명의 친구 현태(지성 분) 인철(주지훈 분) 민수(이광수 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작품은 세 명의 친구 사이에 우발적인 사건을 통해 의리와 의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남자들의 우정을 자세히 그려내는 범죄 드라마다. 지성은 이들 중 가장 신중하고 어른스러운 성격을 지닌 현태 캐릭터를 맡아 친구들을 맏형처럼 챙긴다.

"현태는 지금까지 연기했던 캐릭터 중에 가장 상징적인 인물이었어요. 겉으로 감정을 표출하는 사람이 아니고 절제하는 캐릭터라 내면 연기가 중요했죠.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시나리오를 보면서 감독님과 충분히 이야기를 나눴고 현태의 성장환경, 성격에 대해 나름의 연구를 시작했죠(웃음). '현태는 누군가를 때리고 싶으면 어떻게 할까?' '현태는 울고 싶으면 어떻게 참을까?' 다양한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지성은 좋은 친구들에서 현태 역을 맡아 캐릭터 연구에 열과 성을 다했지만, 자신의 연기에 만족스럽지 않다고 솔직히 대답했다./김슬기 기자

촬영 전부터 캐릭터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말한 지성에게 시사회 후 소감을 물었더니 의외의 답변이 돌아온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 시사회 이후 호평이 쏟아진 '좋은 친구들'이었기에 그의 답변은 놀라웠다. 하지만 지성은 이내 밝은 웃음을 보이며 말을 이어간다.

"글쎄요(웃음). 16년째 연기를 하면서 스스로 더욱 인색한 평가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욕심은 아녜요. 이 정도 '연차'가 되면 해야 하는 '몫'이란 게 있죠. 타인의 점수가 아닌 자신이 짚고 넘어가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에서 부족한 게 많은 거 같아서 아쉬웠어요. '농익은 지성'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는데 말이죠(웃음). 편집을 예상하면서도 열연했던 부분들이 많았어요. 등만 나오는 부분이었지만 실제로 눈물을 흘리며 촬영했고…. 쉽게 말해서 거짓말로 연기하지 않았거든요. 진짜 현태가 됐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부족한 거 같아서요."

좋은 친구들에서 현태 캐릭터를 맡아 연기한 지성은 절제하는 연기를 하며 거짓으로 연기하지 않았다고 자부했다./영화 좋은 친구들 스틸

"거짓으로 연기하지 않았다"라면서도 자신의 연기에 아쉬운 점을 지적하던 지성이었지만, 후배 주지훈 이광수의 이야기가 나오자 이내 온화한 표정으로 변한다. '좋은 친구들'의 현태와 같은 다정함이다. 그간 드라마와 영화에서 여성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던 그에게 남자들과 그것도 '천방지축' 후배들과 함께한 현장은 어떤 경험을 선사했을까.

"저도 알고 보면 굉장히 무서운 선배에요(웃음). 오랜 시간 현장에서 후배들을 보고 지냈기 때문에 한없이 좋은 사람일 수 없어요. 건방진 부분이 있다면 호되게 꾸짖죠. 솔직히 지훈이랑 광수를 만나기 전엔 개성이 강한 친구들이라 편견이 있었고 둘 다 키도 커서 싫었어요(웃음). 그런데 막상 만나본 지훈이랑 광수는 누구보다 현장에 대한 열정이 강하고 굉장히 순수해요. 색다른 조합이긴 했는데 '이상한 코드'가 뭉쳐서 하나의 학교를 만들었어요. 동생들 덕분에 잠깐이나마 30대 초반으로 돌아가서 즐겁게 놀다 온 기분이죠. 오히려 지금이 더 어색해요. 이제야 '형 대우'를 받는데 '하대'할 때가 더 좋은 것 같네요."

지성(가운데)은 영화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주지훈 이광수를 순수한 후배라며 칭찬했다./김슬기 기자

◆ 지성은 욕심이 많은 걸까, 성실한 걸까

지성은 자신에게 붙는 바른 사람이란 타이틀을 부담스러워 했다./김슬기 기자

지성과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연기에 대한 열정과 성실함이 묻어나온다. 하지만 지성 스스로는 '바른 이미지'에 대해 부담스러운 마음이 있다며 손사래 친다.

"많은 분이 제게 '성실하다' '바르다'라는 이야기를 하시는데 그런 말을 들으면 당황스러워요. 저는 데뷔 때부터 항상 제 연기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굉장히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초심'이라는 말을 마음에 지니는 것뿐이에요. 여전히 누군가 저를 캐스팅해 주는것 자체가 감사하죠."

지성은 최고의 배우라는 평가보다 믿음직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김슬기 기자

스스로에게 한없이 야박한 지성을 '욕망남'이라 정의해야 할까. 아니면 '겸손남'이라 정의할까. 그는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은 걸까. 지성이 생각하는 '청사진'에 대해 물었다.

"가정도 있고 하니까…(웃음). 좋은 배우로 남았으면 좋겠고 대중들이 내 작품만큼은 신뢰하고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최고다'라는 평가는 원하지 않아요. 거짓 연기를 하지 않는 연기자로 활동하고 싶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론 계속 초심을 잃지 않는 동시에 행복한 사람이고 싶어요. 자기 성찰을 하면서 솔직하게 살고…지금처럼요."

지성은 <더팩트>와 인터뷰 말미까지 겸손한 면모를 보이며 초심을 잃지 않는 배우의 미덕을 강조했다./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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