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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오세훈 기자] 뒤늦은 수습도 빛을 내지 못했다. 멜로와 첩보 메디컬 세 마리를 잡으려 했지만 욕심이 과했고 한 마리의 토끼도 제대로 잡지 못했다.
8일 오후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닥터 이방인'(연출 진혁 극본 박진우) 마지막 회에서는 얽히고 꼬였던 실타래가 어설프게 풀리는 장면이 연속적으로 이어졌다.
대통령(김용건 분)이 눈을 떴고 장석주 총리(천호진 분)는 당혹스러워했다. 이내 박훈(이종석 분) 한승희(진세연 분)가 나타났지만, 김태술(정인기 분)은 장석주를 돕지 않았다.
하지만 대통령은 박훈과 한승희의 안전을 보장해준다는 약속과 다르게 장석주에게 "여기서 멈추면 우리만 아는 거다. 이 일에 대해 아무것도 따지지 않겠다. 다 용서하겠다. 총리 자리 그대로 있게 해주겠다. 대신에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잘못해도 상주고 잘해도 혼내는 게 정치다"며 장석주와 손을 잡고자 했다. 이에 장석주는 "좋다. 하지만 조건이 있다. 박훈과 한승희를 내게 넘겨 달라"고 말했고, 대통령은 "그렇게 하시라. 별일이야 있겠나. 안 그런가"라고 말해 김태술 박훈 송재희를 모두 긴장하게 했다. 또 죽은 줄 알았던 차진수(박해준 분)도 살아 돌아왔다.
장석주는 박훈과 한승희에게 "너희를 죽이려고 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을 때 필연이라 생각했지만, 필연은 개뿔. 너희는 대통령이 아닌 내게 자비를 구했어야만 했다"고 협박한 뒤 두 사람을 끌고 자리를 이동했다.
하지만 장석주가 탄 차는 멀리 가지 못했다. 차진수가 운전사로 타 있었고 차진수는 "먼저 가라"라며 장석주를 총으로 쐈다. 의아하게도 그런 장석주의 목숨을 살리려 했던 이들은 바로 박훈과 송재희였다.
한승희는 수술실 앞에서 장석주를 살리기 위한 수술을 하지 말자고 박훈을 회유했다. 자신들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의사'인 박훈은 장석주 생명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내 앞에 있으면 환자일 뿐이다. 나도 내 아버지가 원했던 건 그저 의사로서 해야 할 일이다. 아버지가 자신을 버리면서까지 내게 가진 바람 그거 다 져버리는 거라고"라고 한승희를 설득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장석주를 살리기 위한 수술실로 들어갔다.
그런 박훈과 한승희 앞에 김태술이 나타났다. 대통령은 김태술에게 장석주의 수술을 박훈과 송재희에게 맡기자고 사주했고 김태술은 장석주를 살리지 않아도 된다며 박훈에게 수술하지 말라고 권유했다.
대통령과 김태술도 박훈의 '사명감'을 꺾지 못했다. 그렇게 박훈은 장석주의 가슴에 박힌 총알 세 개를 모두 제거했고 목숨도 살려냈다.
김태술은 박훈과 한승희에게 살 길을 제공했지만, 차진수가 나타나 길을 막았다. 박훈은 차진수가 쏜 총알에 맞았고 한승희는 박훈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형세는 오래전 두 사람이 헤어지던 그때와 똑같이 반복됐다.
차진수가 박훈을 총으로 쏘려고 했지만 박훈은 한승희와 강물로 뛰어들었고, 차진수는 그 총으로 자살했다. 뒤늦게 현장을 찾은 오수현(강소라 분) 창이(보라 분)는 그저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장석주는 불법경선자금 사용으로 구속됐다. 대통령은 "정치인은 깨끗한 정치 하면 그만인 것 같다"며 대통령으로서 변화한 모습을 보였다. 한재준(박해진 분)과 박훈이 자리를 비운 명우 대학병원에서 문형욱(최정우 분)은 새 병원장이 됐다.
오수현과 창이는 박훈을 그리워했다. 그리고 한재준이 나타났다. 한재준은 오준규(전국환 분)와 묶은 감정을 털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한재준은 오수현의 아버지로서의 오준규에게 "딸을 아프게 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오수현과 한재준도 서로를 용서하고 박훈을 찾았다. 죽은 줄 알았던 박훈과 한승희는 살아있었다.
박훈의 어머니는 김태술에게 박훈이 쓰던 청진기를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그 시간 박훈도 한재준에게 청진기를 선물하며 "로펌보다 청진기가 더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한승희는 중국으로 가 난민 신청을 했다. 4개월 전 난민 신청을 했고, 난민 자격으로 한국으로 망명하고자 시도했다. 한재준이 한국에 온 것은 난민 신청을 한 한승희가 중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박훈과 한승희가 만났고 한재준과 오수현도 해피엔딩을 예고하듯 두 손을 맞잡았다. 나름의 해피엔딩으로 드라마를 마무리했다.
'닥터 이방인'은 뒤늦게 빠른 전개와 의학 드라마인 척, 멜로를 잘 마무리하는 척, 첩보물인 척, 척척척으로 드라마를 끝맺었다. 시작은 창대했지만, 끝은 참으로 미비하고 억지스러웠다. 가수는 곡의 제목 따라간다는 말이 있다. 이 드라마 역시 제목을 따라갔다. 드라마 자체가 대한민국에서 '이방인'이지 않을까. 아쉬움이 매우 많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