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사모펀드] 영풍·MBK "즉각 항소"…고려아연 "정상적 경영활동 방해"


자사주 공개매수·한화 지분 매각 손배소 잇단 기각
영풍·MBK, 재무 부담·저가 매각 지적…고려아연 "합리적 경영판단"

영풍·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와 한화 지분 매각 관련 손해배상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한 뒤 항소를 예고했고, 고려아연은 경영권 확보를 위한 소송과 여론전 중단을 촉구했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영풍·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한화 지분 매각을 둘러싼 손해배상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했다. 영풍·MBK는 두 거래가 회사와 주주에게 손해를 끼쳤다며 모두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합리적인 경영판단을 인정받았다며 경영권 확보를 위한 소송과 여론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 MBK·영풍, 고려아연 경영진 상대 손배소 잇단 패소

24일 투자은행(IB) 및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2일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사내이사 등 이사 10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를 전부 기각했다. 고려아연이 2024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진행한 자사주 공개매수에 대해 이사진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재판부는 외부 법률자문과 가처분 결정, 공개매수 가격 및 자금조달 방안 등을 검토한 이사회의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았다고 봤다. 특정 목적의 임의준비금을 자기주식 취득에 사용한 것도 법령이나 정관 위반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영풍·MBK는 "이사의 광범위한 경영 재량권과 외형적인 절차 이행만 앞세워 재무건전성과 주주가치에 미친 영향을 간과한 판결"이라고 반박했다. 고려아연이 1조6000억원 넘게 차입해 주당 89만원에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8300억원 이상의 실질적 손해를 입었다는 주장이다. 이후 추진했다가 철회한 일반공모 유상증자도 차입 부담을 일반 주주에게 전가하려는 시도였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사의 경영 판단 재량권은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위해 충실히 행사될 때에만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며 항소 방침을 밝혔다. 고려아연은 이사 개인을 상대로 한 수천억원대 손해배상 청구가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위축시키고, 소송 방어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쓰게 한다고 맞섰다.

같은 날 오후에는 MBK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의 한화 지분 매각 관련 손해배상 청구도 기각됐다. 고려아연이 2024년 11월 보유 중이던 한화 주식 543만6380주(지분 7.25%)를 한화에너지에 매각한 거래가 대상이다. MBK 측은 매각가격이 적정하지 않아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며 지난해 5월 최 이사와 박기덕 대표이사를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

MBK 측은 "자사주 공개매수로 늘어난 차입 부담을 메우고 우호주주의 지지를 유지하기 위해 전략적 자산을 저가에 넘겼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화에너지가 거래 약 4개월 전 한화 주식을 주당 3만원에 공개매수했는데도, 고려아연은 2만7950원에 지분을 매각해 정당한 프리미엄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거래 절차도 문제 삼았다. 전략적 제휴를 위해 한화 주식을 취득할 당시에는 이사회 결의를 거쳤지만, 처분할 때는 이를 생략한 채 대표이사 독단으로 처리했다는 주장이다. MBK 측은 판결문을 송달받는 대로 법리와 사실인정의 문제점을 분석해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이튿날인 23일 입장문에서 "당시 시장가격을 바탕으로 매각가격을 정했고, 관련 법령과 내부 규정에 따라 거래했다"고 반박했다. 회사의 재무 상황과 시장 여건을 고려한 결정으로, 필요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실질적인 효과도 거뒀다는 설명이다.

두 소송과 별개로 펀드 투자를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MBK 측은 "한화 지분 매각을 비판하면서 원아시아파트너스 출자 역시 이사회 결의 없이 이뤄졌고, 최 이사가 먼저 투자한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에 고려아연 자금이 투입됐다"고 주장했다. 두 사안 모두 경영진 개인의 이익을 위해 회사 자산을 활용한 문제라는 입장이다.

고려아연은 "회사의 금융투자와 운용사(GP)의 펀드 투자 거래를 자의적으로 연결한 의혹 제기"라고 반박했다. "펀드의 투자처 선정과 실사, 투자 집행은 GP가 주도하며, 회사가 특정 개인의 이익을 위해 거래를 사전에 기획하거나 개별 투자에 부당하게 관여했다는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고도 부연했다.

고려아연은 MBK 경영진이 홈플러스와 관련해 개별 피투자회사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는 점도 거론했다. "자신들의 투자와 경영은 구분하면서 고려아연에는 펀드 출자자라는 이유로 GP의 개별 투자 판단과 자금 집행까지 관여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이중잣대"라고 비판했다.

법원이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낸 1682억원대 세금 반환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정부와 서울시의 손을 들어줬다. /이새롬 기자

◆ 1682억 더 회수하려던 론스타…세금 환급 제동

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론스타가 국내 투자와 관련해 납부한 세금을 돌려받으려던 시도에 제동이 걸렸다. 외환은행 등 투자기업의 배당과 지분 매각에 따른 세금 환급을 요구했지만, 1682억원대 반환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패소했다.

이번 분쟁은 론스타의 2000년대 국내 투자에서 비롯됐다. 론스타는 2002~2005년 외환은행·극동건설·스타리스 등에 투자한 뒤 2007년 일부를 매각하면서 수천억원대 배당금과 수조원대 매각차익을 거뒀다. 벨기에 지주회사를 활용한 투자구조와 한·벨기에 조세조약 적용 여부가 이후 과세당국과의 분쟁으로 이어졌다.

과세당국은 론스타가 국내에 고정사업장을 두고 있다고 판단해 법인세 등 8000억원대 세금을 추가 부과했다. 이 과정에서 외환은행 등이 이미 원천징수해 납부한 세액을 공제·충당했다. 론스타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은 2017년 국내 고정사업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법인세 부과를 취소하도록 했다.

론스타는 법인세 부과가 취소된 만큼 기존 원천징수세액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7년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낸 데 이어 이듬해 서울시 등에도 지방세 반환을 청구했다. 1·2심은 법인세 약 1530억원과 지방소득세 약 152억원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대법원이 판단을 뒤집었고, 지난 22일 서울고법 파기환송심에서도 론스타의 청구가 기각됐다. 핵심 쟁점은 투자수익을 얻은 주체와 세금 환급을 청구할 주체가 같지 않다는 점이다. 법인세 부과가 취소됐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천징수세액의 환급청구권은 납부 명의자인 외환은행 등에 있다는 판단이다.

론스타는 당사자 간 합의를 통해 자신들이 실질적인 납부 주체로 인정됐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부는 환급금이 경제적으로 누구에게 돌아갈지를 정한 합의와 국가에 직접 반환을 요구할 권리는 별개라고 맞섰다. 이번 판결로 론스타는 기존 과세 취소에 이어 원천징수세액까지 돌려받으려던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 '근육관리'에 베팅…포인터스PE, 리메드에 150억

PEF 운용사 포인터스프라이빗에쿼티(PE)가 의료기기 기업 리메드에 150억원 투자를 추진한다. 비만치료제 확산에 따른 근육관리 수요와 홈케어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투자다.

포인터스PE는 지난 21일 LF인베스트먼트와 공동 운용하는 '메드테크1호 신기술투자조합'을 통해 리메드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구주 50억원과 신규 전환사채(CB) 100억원을 인수하는 구조다. 기존 주주에게 지분 매각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회사에는 CB 발행을 통해 성장자금 100억원을 공급한다.

리메드는 자기장을 활용한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코스닥 상장사다. 최근 매출의 70% 가까이가 통증관리·근육자극 사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포인터스PE는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비약물적·비침습적 치료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해외 인허가와 사업 경험을 갖춘 리메드가 기존 제품의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판단했다.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는 GLP-1 계열 비만·대사질환 치료제와 연계한 근육관리 시장을 꼽았다. 비만치료제 사용 확산에 따라 근육량 유지와 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포인터스PE는 리메드의 자기장 기반 근육자극 장비와 임상·인허가 기반을 활용해 관련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의료기관 중심의 제품을 홈케어로 확장하고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사업모델도 검토하고 있다.

투자 이후에는 해외 유통망 확대와 기술·제품 협력, 자본 제휴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글로벌 의료기기·신경기술 기업과 전문 투자기관을 연결해 현지 사업 기반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단순히 수출 국가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주요 시장에서 기존 제품의 활용도와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박경도 포인터스PE 대표는 "이번 투자는 글로벌 의료 수요 변화에 따라 기존 신경·근육자극 기술의 경제적 가치가 높아지는 산업 환경에 주목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성장 자원을 공급하고 시장 눈높이에 맞는 투자구조를 설계해 실질적인 밸류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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