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이선영 기자] 국내 카드사가 애플에 지급하는 애플페이 수수료가 중국의 5배 수준에 달해 간편결제 시장 확대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높은 수수료와 결제 단말기 부족으로 서비스 확산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수수료가 사업자 간 자율합의 사항이라며 직접적인 개입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다양한 결제수단의 확산을 지원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2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국정감사에서 애플페이의 높은 수수료 문제를 지적한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사업자 간 자율합의 사항이어서 정부가 어디까지 들어갈 수 있을지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이날 김 의원은 애플페이가 국내에 도입된 지 3년 넘게 지났지만 여전히 현대카드 한 곳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높은 수수료와 결제 인프라 부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김 의원은 "애플에 대한 수수료가 결제액의 약 0.15%로 중국보다 5배다. 여기에 카드 등록 1건당 1000원이 들고 결제 건당 약 29원의 보안 처리 비용이 붙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쓰기 위해 단말기를 도입하는 데 43억원이 들었다"며 "그럼에도 애플페이가 가맹되는 곳은 전체 가맹점의 40%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애플페이는 지난 2023년 3월 현대카드를 통해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을 활용해 아이폰이나 애플워치로 결제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NFC 단말기 보급이 제한적이어서 사용 가능한 가맹점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수수료 문제 역시 도입 초기부터 논란이 됐다. 국내 카드업계에서 알려진 애플페이 수수료율은 결제액의 약 0.15%로 중국의 약 0.03%보다 높은 수준이다. 카드사가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와 인프라 구축 비용이 다른 카드사의 서비스 도입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3년 애플페이 국내 도입을 허용하면서 카드사가 관련 수수료 등의 비용을 고객이나 가맹점에 부담시키지 않도록 했다. 다만 카드사와 애플 간 계약을 통해 정해지는 수수료 자체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개입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국감에서는 애플의 NFC 기능 개방 문제도 거론됐다. 김 의원은 애플이 자사 간편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 중심으로 NFC 결제 기능을 제공하면서 다른 결제수단의 활용이 제한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애플페이가 3년 반 동안 제자리걸음인데 정부 역할이 필요하다"며 "그다음 단계 핀테크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가 민간 사업자 간 수수료 문제를 중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얼굴 인식 결제인 페이스페이와 QR 결제 등 새로운 결제 기술의 확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결제수단 다양화 필요성에 공감하며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외국인들이 국내에 들어왔을 때 내수 경제를 뒷받침하려면 결제를 잘 쓰게 만들어야 한다"며 "애플페이를 포함해 신용카드를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결제 수단을 더 편리하게 넓힐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결제 혁신을 만들 수 있는 다양한 방식에 대해 제도적으로 역할이 있는지 적극적으로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새로운 간편결제 기술의 확산과 인프라 확대를 위해 금융위원회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현재 간편결제와 관련해 페이스페이나 다음 단계의 결제 수단은 현장에서 많이 논의되는 영역"이라며 "이 부분을 확대해 편의를 증진시키고 기술적인 발전이나 공공이 인프라를 깔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최대한 금융위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수수료 부분은 고민하고 있어 정리가 되는 대로 금융위와 협의해서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