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최근 해킹으로 고객 정보가 유출된 신한은행의 올해 정보보호 예산이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관련 예산을 10% 넘게 줄인 가운데 약 2만5000명의 고객 정보까지 유출되면서 보안 투자 규모와 관리 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올해 편성한 정보보호 관련 예산은 405억9100만원이다.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적으며 유일하게 500억원을 밑돌았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의 정보보호 예산이 860억75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NH농협은행이 801억3400만원으로 뒤를 이었고 하나은행 636억3500만원, 우리은행 615억66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의 정보보호 예산 격차는 454억8400만원에 달했다.
전체 IT 예산에서 정보보호 관련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신한은행이 가장 낮았다. 신한은행의 정보보호 예산 비중은 9.1%로 집계됐다. 하나은행이 12.2%로 가장 높았으며 NH농협은행 10.5%,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9.9%였다.
특히 신한은행은 올해 보안 관련 예산 자체를 전년보다 줄였다. 지난해 452억9400만원이었던 정보보호 예산은 올해 405억9100만원으로 47억300만원 감소했다. 감소율은 10.4%다.
5대 은행 가운데 올해 정보보호 예산을 줄인 곳은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두 곳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786억5900만원에서 올해 615억6600만원으로 170억9300만원 줄어 감소폭이 21.7%에 달했다. 반면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NH농협은행은 지난해보다 관련 예산을 확대했다.
최근 발생한 은행권 해킹 사고를 감안하면 신한은행의 보안 예산 감소는 더욱 눈에 띈다. 신한은행은 해킹 공격으로 약 2만5000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돼 피해 규모가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컸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서도 각각 119명, 89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
다만 정보보호 예산 규모만으로 개별 금융회사의 보안 수준이나 사고 발생 가능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시스템 구축 주기나 전년도 대규모 투자 여부, 인건비와 외주비의 회계 처리 방식 등에 따라 연도별 예산 규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금융권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갈수록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투자 축소와 정보유출 사고가 맞물렸다는 점은 신한은행으로서 부담이다.
은행권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내년도 보안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금융거래 시스템뿐 아니라 임직원이 사용하는 내부 업무 시스템과 외부 연계망 등 공격자가 우회 경로로 활용할 수 있는 영역까지 관리 범위를 넓히는 방향이다.
한편 신한은행은 지난달 30일 금융당국에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보고한 뒤 이달 1일 약 2만5000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외부 공격자가 대출모집인 전용 간편조회 사이트의 인증 절차를 우회해 침입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고객명과 전화번호를 비롯해 연소득, 대출 한도, 일부 주민등록번호와 연계정보(CI) 등이 유출 대상에 포함됐다.
이튿날인 2일에는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서도 정보 유출 사실이 잇따라 확인됐다. KB국민은행은 업무지원시스템 해킹으로 고객 119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며, 하나은행은 외부 해킹 세력이 영업지원시스템(ODS)에 접근하면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와 성명, 주소, 연락처 등의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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