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만 하던 AI, 이제 직접 움직인다"…'실행형 AI' 경쟁 본격화


KT, 쇼핑·부동산·금융 등 연결한 '모두의 AI' 프로토타입 공개
SKT·카카오도 AI 에이전트 개발…개인정보·사업성 문제는 과제

KT가 지난달 21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WEST빌딩에서 모두의AI 컨소시엄 출범식을 열고 국민 체감형 AI 서비스 구현을 위한 협력에 나선 가운데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T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질문에 답하는 데 그쳤던 인공지능(AI)이 이용자의 요청에 따라 행동까지 수행하는 단계로 진화하면서 SK텔레콤과 카카오, KT의 '실행형 AI'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모두의 AI' 사업을 계기로 각사의 서비스 구현도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모두의 AI' 사업에 참여한 SK텔레콤·카카오·KT 등 3개 컨소시엄이 이달부터 베타 서비스에 들어가면서 각사의 서비스 구현 방식과 차별화 전략도 구체화되고 있다. 3사 모두 연내 정식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어 '모두의 AI'가 개발 단계를 넘어 이용자가 직접 체감하는 서비스 경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모두의 AI'는 정부가 민간 기업과 함께 범용 AI 챗봇부터 이용자의 요청에 따라 실제 업무까지 수행하는 AI 에이전트까지 대국민 서비스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8월 SK텔레콤·카카오·KT 등 3개 컨소시엄을 수행기관으로 선정했다. 올해는 3개 컨소시엄에 엔비디아 B200 GPU 512장을 지원하고, 2027년부터는 전 국민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비용을 정부 예산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3개 컨소시엄은 각사가 보유한 플랫폼과 서비스에 AI를 결합해 이용자의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KT는 다양한 기업의 서비스와 AI 모델을 연결해 정보 검색을 넘어 이용자가 필요한 작업까지 지원하는 생활밀착형 AI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다. 핵심 전략은 '이음 Inside'로, 검색·쇼핑·금융·부동산·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를 AI와 연결한다.

KT 컨소시엄에는 다음·업스테이지·모티프·NC AI·솔트룩스·리벨리온 등이 참여한다. KT는 이용자의 질문 유형과 난이도에 따라 적합한 국산 AI 모델을 선택·연결하는 'AI 오케스트레이터' 역할을 맡는다. 하나의 AI 모델이 모든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 성격에 맞는 특화 모델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우리 동네 청년 월세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신청 방법을 알려달라"고 요청하면 AI가 공고문을 분석해 자격 요건과 필요한 절차·서류를 정리해 제공한다. 전날 'AI Festa 2026'에서는 다나와 쇼핑 검색, 무신사 하객룩 추천, 콴다 수학 풀이, 딥서치 금융 리서치, 솔트룩스 이사 민원, 직방 부동산 검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연결한 사례도 공개됐다.

정재헌 SKT 대표이사가 지난 9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모두의 AI 프로젝트 착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SK텔레콤 컨소시엄은 이용자의 요청을 파악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계획 수립부터 실행, 결과 확인까지 처리하는 '엔드 투 엔드 실행형 에이전트'를 개발한다. 교육·금융·소상공인·공공·헬스케어·돌봄·복지·라이프스타일 등 8개 분야의 전문기업·기관과 협력해 일상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연결할 예정이다.

앱·웹뿐 아니라 전화와 문자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별도 앱 설치가 어려운 이용자까지 접근성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이용자의 요청에 따라 적합한 AI 모델과 참여사의 기술·서비스를 연결해 실제 업무 수행으로 이어지도록 한다.

카카오 컨소시엄은 카카오톡과 전화 AI를 주요 접점으로 범용 AI 챗봇과 공공·분야별 특화 AI 에이전트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서비스를 구축한다. LG유플러스를 비롯한 참여사들과 의료·금융·세무·교육·고용·돌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서비스를 연계하고 고령층과 장애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접근성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다만 AI가 서비스를 수행하는 단계로 넘어가면서 개인정보 활용과 민간 사업자의 공공서비스 접근 범위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정부 지원 이후에도 민간 기업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고도화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성엽 고려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 지원이 끝난 뒤에도 민간 기업이 서비스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려면 기업 입장에서 비용 대비 편익이 보장돼야 한다"며 "서비스의 보편성과 기업의 수익성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저렴하거나 무료로 공급하더라도 기존 빅테크 AI와 비교해 성능이 떨어지면 이용자들이 외면할 수 있다"며 "서비스가 실제 이용자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성능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bsom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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