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신한은행 해킹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된 고객들이 은행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추진한다. 신한은행이 피해 발생 시 전액 보상을 약속했지만 피해 고객들의 법적 대응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최근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등에서도 고객정보 유출이 확인된 만큼 소송 움직임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할지도 주목된다.
7일 금융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세담은 이날 신한은행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에 참여할 원고 모집에 들어갔다. 모집 대상은 신한은행의 통지나 공식 확인 등을 통해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고객이다.
현재는 원고 모집 단계로 실제 소송이 법원에 제기된 것은 아니다. 법무법인 측은 원고 모집을 마치는 대로 신한은행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피해자 1인당 청구액은 10만~30만원 수준에서 검토되고 있다. 최대 30만원은 법원이 인정한 배상액이 아니라 소송에서 청구할 예정인 금액이다.
앞서 신한은행에서는 외부 공격자가 인증을 우회하는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대출 관련 서비스에 접근하면서 약 2만5000명의 개인·신용정보가 유출됐다. 고객명과 전화번호, 연소득, 대출 산출한도 등이 유출됐으며 일부 고객의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신한은행은 사고 인지 직후 비상대책반을 구성하고 외부 IP 차단, 관련 서비스 중단, 신규 보안정책 적용 등의 긴급 조치를 실시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고객에게 실제 손해가 발생할 경우 전액 보상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러나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별도의 공동 대응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에는 '신한은행 해킹 피해자 집단소송 카페'가 개설돼 피해 고객들이 관련 정보와 대응 방안을 공유하고 있다. 카페 측은 은행이 전액 보상 방침을 밝혔지만 어떤 경우를 피해로 인정할지, 보상을 어떻게 신청할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을 개설 배경으로 들었다.
금융감독원도 신한은행에 대한 조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 30일부터 진행해온 현장점검을 지난 6일 정식 현장검사로 전환했다. 오는 20일까지 유출 규모와 침투 경로를 비롯해 접근권한·보안관리 과정에서 법규 위반이 있었는지 등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이번 소송에서는 개인정보 유출 자체에 따른 정신적 손해와 은행의 관리 책임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실제 금전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피해자에게도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지와 인정된다면 배상액이 어느 수준에서 결정될지가 관심사다.
금융권의 긴장감도 커질 전망이다. 이번 침해사고는 신한은행에 그치지 않고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BNK부산은행, 저축은행·캐피탈사 등에서도 잇따라 확인됐다. 신한은행 피해 고객들의 소송이 본격화하면 다른 금융회사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된 고객들의 법적 대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현재 거론되는 최대 30만원은 어디까지나 원고 측이 검토하고 있는 청구액이다. 실제 손해배상 책임과 배상액은 향후 소송이 제기될 경우 법원이 유출된 정보의 성격과 범위, 금융사의 관리상 과실, 피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