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윤정원 기자]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올해 사상 첫 수출 1조달러 돌파와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달성을 내다봤다. 수출 호조에 투자·소비·고용 개선이 더해지면서 3%대 성장도 가시화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 부총리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후 첫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중동전쟁 등 어려운 대외여건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탄탄한 성장 경로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와 소비·고용도 시차를 두고 개선되면서 금년 3%대 성장과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달성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수출은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산업통상부가 이날 발표한 9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보다 83.5% 증가한 1209억4000만달러로 월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1~9월 누적 수출은 8145억달러로 지난해 연간 수출액 7093억달러를 웃돌았다.
반도체가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 9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62.8% 늘어난 603억달러로 처음 600억달러를 돌파했다. 메모리 수요 확대와 가격 상승이 맞물린 결과다.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에 힘입어 컴퓨터 수출도 435.3% 증가한 70억달러를 기록했다.
내수 흐름에 대해서도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부총리는 8월 산업활동이 일시적 요인과 상반기 높은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로 조정을 받았지만 9월에는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경기동행지수 상승세가 이어지는 등 견조한 성장 흐름은 지속되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정책으로는 기업 투자 애로 해소를 제시했다. 이 부총리는 "대한민국호가 계속 순항하기 위해서는 돛을 더 단단히 조여매야 한다"며 "막힌 투자는 뚫고, 현장의 애로는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인허가와 제도 문제 등으로 지연된 7조9000억원 규모의 기업 투자 프로젝트가 조기에 실행되도록 지원한다.
대표적으로 울산 내연기관차 공장을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하는 4조원 규모 사업의 인허가 기간을 기존 3년에서 1년 이내로 줄인다. 각종 영향평가를 병행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사전 컨설팅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청정수소 분야에서는 이달 발전 입찰시장을 열고 평가체계를 개선해 약 3조원 규모의 생산·발전설비 투자를 촉진한다.
반도체는 공장 증설과 장비 설치 절차를 간소화한다. 팹(FAB) 설치 시 전기·통신공사의 통합발주를 허용해 공정을 함께 관리하도록 한다. 반도체 제조용 실린더캐비닛도 추가 설치 때마다 받아야 했던 변경허가를 한꺼번에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한다.
민생 대책에 대해서는 "경기회복의 온풍이 민생 곳곳에 골고루 퍼지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물가 안정과 지역·산업·세대 간 격차 해소에 힘쓰겠다는 것이다. 특히 주거·일자리·서민금융을 3대 핵심 사회정책으로 꼽으며 "가용재원과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조속히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소비 지원은 전통시장과 지방 골목상권에 집중한다. 온누리상품권은 전통시장 이용 시 5% 할인에 5% 환급을 더해 총 10%, 지방 골목상권에서는 5% 할인과 3% 환급을 합쳐 총 8%의 혜택을 제공하도록 개편한다. 현재 두 상권에 적용되는 할인율은 7%다.
내년에는 올해 9월 이후 출생 아동을 대상으로 '우리아이자립펀드' 도입을 추진한다. 중위소득 50% 이하 가구에는 연 120만원을 정액 지원하고, 50% 초과~150% 이하 가구에는 부모 납입액에 맞춰 연 최대 100만원을 만 18세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펀드에서 발생하는 이자·배당소득에 비과세 혜택을 주는 방안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