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쇼크'에 맞선 반도체…마이크론·에이전틱AI가 구원투수 될까


美 국채금리 24년만 가장 높은 수준…금리 부담↑
비서형 AI 메타 '뮤즈' 흥행…"CPU 수요 확대"

국내 증시 흐름을 좌우하는 반도체 종목이 고금리 악재를 딛고 마이크론 호실적과 인공지능(AI) 시대 핵심으로 부상한 에이전틱AI발 수혜를 투심 회복으로 가져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국내 증시에서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과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맞붙고 있다. 마이크론의 호실적과 에이전틱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요 확대 기대가 고금리 악재를 상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1분 기준 정규장에서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09% 내린 26만8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0.11% 오른 177만8000원에 호가 중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약보합으로 장을 시작했다. 간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장중 5.304%로, 2002년 5월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으며 금리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마감 후 마이크론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과 다음 분기 전망을 발표했지만 악재를 이기지 못했다. 마이크론이 발표한 2026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542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약 379% 늘었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510억7000만달러를 웃돌았고,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33.42달러로 예상치 31.61달러를 넘어섰다. 다음 분기 전망도 시장 눈높이보다 높았다. 마이크론은 2027 회계연도 1분기 매출을 600억~630억달러로 제시했다.

데이터센터 사업 관련 성장세가 호실적을 이끌었다. 핵심 데이터센터 사업부 매출은 180억달러로 전년 동기의 11배를 넘었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3.9%에서 33.2%로 커졌다. 마이크론 측은 컨퍼런스콜에서 이번 실적이 단순한 메모리 가격 반등이 아니라 2027~2028년까지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구조적 사이클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1분 기준 정규장에서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09% 내린 26만8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진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3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먼로파크에서 열린 메타 커넥트 2026에서 뮤즈를 소개하는 모습. /AP·뉴시스

마이크론의 호실적은 반도체 업황이 단순한 가격 반등을 넘어 구조적인 수요 증가 국면에 들어섰다는 기대를 키웠다. 다만 호재가 국내 반도체주 상승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고금리 부담을 넘어설 만큼의 이익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장기화는 이제 시장의 기본 시나리오가 된 만큼 금리 레벨보다는 상승 속도가 중요해진 상황"이라며 "반도체, 하이퍼스케일러 등 주도주들의 3분기 실적시즌을 통해 반도체 등 주도주들의 이익 가시성을 재확보할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의 AI 설비투자 확대가 금리 상승을 주도할 경우 상승 모멘텀이 일부 핵심 업종에 집중될 수 있다"며 "미국 설비투자와 연동성이 높은 반도체, 전력기기, IT하드웨어 업종으로 매수세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금리 부담을 이겨낼 또 다른 변수로는 AI 투자 확대가 꼽힌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한 생성형AI를 넘어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틱AI가 확산하면서 반도체 수요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사례로는 메타의 새 AI 에이전트 '뮤즈(Muse)'도 반도체주 향방을 좌우할 요소로 꼽힌다. 메타가 이달 공개한 뮤즈는 쇼핑과 여행 예약, 이메일 등 다양한 작업을 이용자 대신 수행할 수 있다. 뮤즈는 지난달 초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순위 1위에 올랐다.

기존 생성형AI가 질문에 답하거나 콘텐츠를 만드는 데 그쳤다면, 에이전틱AI는 검색부터 비교·예약·구매까지 여러 단계를 스스로 수행한다. AI가 처리해야 할 작업과 추론 과정이 늘어나는 만큼 1인당 연산량과 토큰 사용량도 증가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에이전틱 AI가 한번의 질의응답으로 끝나는 기존 AI와 달리 다단계의 추론 사이클을 반복하면서 1인당 AI 연산과 토큰 사용량을 증가시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AI가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수록 연산량이 급증해 낸드플래시와 중앙처리장치(CPU)까지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1인당 토큰 사용량 확대로 기존 AI 산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HBM이나 GPU뿐 아니라 에이전틱 AI가 오래 생각할수록 장기 컨텍스트를 저장하기 위한 낸드플래시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며 "복잡한 작업의 오케스트레이션(지휘) 및 데이터 이동을 담당하는 CPU의 중요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에이전틱 AI 확산이 시장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됨에 따라 메모리, CPU 및 관련 시장의 수혜 강도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우호적 업황을 고려해 반도체·전기전자 업종 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기에 대한 긍정적인 투자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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