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던 동네 떠나기 싫다"…집 바꿔도 생활권 지키는 수요자들


자가가구 평균 거주기간 11.5년
살던 집·동네 계속 거주 희망 80.4%

KB금융그룹이 전국 주요 도시의 25~74세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5 KB골든라이프 보고서에 따르면 80.4%가 살던 집과 동네에서 계속 거주하고 싶다고 했다. /뉴시스

[더팩트|이중삼 기자] 집을 옮기더라도 기존 생활권을 벗어나지 않으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출퇴근 동선·자녀 학교·병원·상권 등 오랜 기간 형성된 생활 기반을 유지하려는 수요다. 주거지를 바꾸면서도 익숙한 지역에 머무르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기존 생활권 내 신규 주택에도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자가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은 11.5년이다. 오랜 기간 형성한 생활 기반을 쉽게 바꾸기보다 익숙한 지역에서 계속 거주하려는 수요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실제 살던 집과 동네에서 계속 거주하고 싶다는 응답도 높다. KB금융그룹이 전국 주요 도시의 25~74세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5 KB골든라이프 보고서'에 따르면 80.4%가 살던 집과 동네에서 계속 거주하고 싶다고 답했다. 2023년 66.1%에서 2년 만에 14.3%포인트(p) 높아졌다.

성별로는 남성(77.2%)보다 여성(85.0%)이 7.8%p 높은 동의율을 나타냈다. 이는 여성이 남성보다 지역 기반의 인적 네트워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결과로 풀이된다.

고령층에서는 지역사회 계속거주 수요가 더욱 두드러진다. 국토연구원이 전국 60세 이상 고령자 847명을 조사한 결과 85.5%가 '현재 살고 있는 집 또는 동네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 답했다.

◆ "낯선 곳 적응 거부감 있어…생활권 중요해"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기존 생활권에 오래 거주한 수요자일수록 학교·상권·출퇴근 동선 등 이미 형성된 생활 기반을 쉽게 바꾸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박헌우 기자

아파트 매입에서도 기존 거주지역을 벗어나지 않는 경우가 절반을 넘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7월 아파트 매매거래 중 매입자가 해당 아파트와 같은 관할 시·군·구에 거주한 거래는 54.8%였다. 아파트를 사는 사람 두 명 중 한 명 이상이 기존 생활지역 안에서 새 집을 고른 셈이다.

다만 오래된 생활권에는 노후 주택이 많다는 문제가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중 준공 30년 이상 주택은 22.2%였다. 익숙한 생활권을 유지하면서 낡은 주거환경을 개선하려는 수요가 커질 수 있는 이유다. 기존 도심의 신규 주택이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학교·상권·교통 등 기존 생활 인프라는 그대로 이용하면서 주차·수납·커뮤니티·평면 등 주거 편의를 높일 수 있어서다.

경기 김포시에서 15년간 거주 중인 A씨(43·여)는 "이사를 하더라도 아이 학교를 옮기게 하고 싶지는 않다"며 "친하게 지내는 이웃들도 있고 아이가 다니는 학원이나 자주 가는 병원도 익숙해 같은 관할구 안에서 집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에서 12년간 거주 중인 B씨(39·여)도 "낯선 곳에서 적응하는 데 거부감 있다"며 "이사를 가더라도 같은 지역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기존 생활권에 오래 거주한 수요자일수록 이미 형성된 생활 기반을 쉽게 바꾸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같은 생활권 안에서 주차·수납·커뮤니티 등 주거 편의를 높일 수 있는 신규 주택이 공급된다면 갈아타기 수요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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