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명까지 합치는데 조종사는 평행선…통합 대한항공 '막판 진통'


OZ→KE 순차 변경…12월 17일 통합 항공사 출범
조종사 승진 서열 놓고 노사 대립·노동쟁의 조정 신청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작업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조종사 승진 서열을 둘러싼 노사 갈등은 노동쟁의 절차로 이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항공사 출범이 석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편명과 예약 시스템 등 통합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인적 통합 과정에서는 양사 조종사의 승진 서열을 둘러싼 노사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11월 2일부터 12월 3일까지 아시아나항공의 'OZ' 편명을 'KE'로 순차 변경한다. 대상은 통합 항공사 출범일인 12월 17일 이후 출발하는 기존 아시아나항공 예약 및 항공권 구매 고객이다.

예약과 항공권 정보도 대한항공으로 이관한다. 통합 이후 기존 아시아나항공 운항편이 대한항공 운항편으로 전환되는 데 따른 고객 혼선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편명과 시스템 통합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지만 조종사 통합을 둘러싼 노사 간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조종사 서열은 기장 승격과 대형기 전환 등의 순서를 정하는 기준이다. 노조에 따르면 기본급과 선임·수석기장 수당 등 임금에도 영향을 미친다.

양사는 조종사 채용과 승격에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해 왔다. 민간 경력 조종사의 경우 대한항공은 1000시간의 비행경력을 요구한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300시간을 기준으로 했다. 통합 이후 두 회사의 서열을 하나로 합쳐야 하는 만큼 적용 기준에 따라 기장 승격 순서가 달라질 수 있다.

노조는 통합 서열을 회사가 일방적으로 정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단체협약에 '회사는 노사합의로 정한 운항승무원 서열순위 제도를 준수한다'고 명시돼 있는 만큼 통합 서열 기준도 노사 합의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2일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 /남윤호 기자

사측은 양사의 기존 내부 상대서열을 유지하면서 하나의 서열로 통합한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양사 조종사 간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고 안전운항을 담보할 수 있도록 외부 컨설팅 등을 거쳐 객관적이고 타당한 승진 서열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향후 기장 수요 등을 반영해 분석한 결과 통합으로 승격 시기가 늦어지는 대한항공 조종사는 없고 90% 이상은 오히려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이 같은 분석이 월 기장 승격 인원을 기존 10명에서 15명으로 늘리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반박했다. 월 15명 승격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회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만큼 실제 승격 시기가 단축된다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노사 간 이견은 노동쟁의 절차로 이어졌다.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은 지난 7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2024년 단체협약과 2025년 임금협약을 놓고 30차례 교섭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 14일부터 오는 20일까지 대한항공 본사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등에서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11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면담을 요청했다. 서열 문제가 노동쟁의 대상인지에 대해 노사 해석이 다른 만큼 노동위원회를 통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항공운수사업은 필수공익사업으로 조정 기간은 신청일부터 15일이다.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지난 4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마친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쟁의행위에 들어가더라도 노사가 정한 필수유지업무 수준의 운항은 유지된다.

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역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회와 도보 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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