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심해지는 '칩플레이션 공포'…"신형·구형폰 안 가리고 오른다"


'갤럭시S26' 가격 인상 가능성 거론…고객 부담 최소화 방침
'아이폰' 신형·구형 가격 모두 올라…첫 폴더블 300만원 훌쩍

지난 3월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 삼성전자 주주총회장을 찾은 주주들이 갤럭시S26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칩플레이션(반도체 칩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 공포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신형과 구형을 가리지 않고 스마트폰 가격이 지속해서 오르는 등 고객의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있다.

15일 스마트폰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출시작 '갤럭시S26' 시리즈의 출고가를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통신사를 포함한 스마트폰 판매점을 중심으로 다음 달 1일부터 출고가가 15만원 정도 오를 예정이라는 안내가 전달됐다는 일정까지 거론된다. 현실화된다면 올해 출시된 주력 모델의 출고가가 처음으로 인상되는 셈이다.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출고가가 인상되더라도 이상하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 및 수요 급증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격히 오르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주요 제품의 판매 흥행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지난 2분기 기준 7000억원(네트워크 포함) 수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고객의 가격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평가된다. 하반기 폴더블폰 신작을 출시하면서 전작 대비 가격을 8~13% 인상하는 데 그쳤다. 많이 팔아도 이익을 남기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뚜렷해졌음에도 고객 입장에서 납득 가능한 수준을 유지, 최대한 점유율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판매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기업들도 잇달아 가격을 올리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가격은 평균 15% 상승했고, 올해 출시된 신제품의 경우 가격이 전년 동급 모델 대비 25%나 급등했다.

지난 13일 서울 시내의 한 이동통신사 대리점에 아이폰18프로 시리즈의 사전 예약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애플의 사례를 보면 체감도가 더욱 높아진다. 애플이 사전 판매 중인 '아이폰18프로'와 '아이폰18프로맥스'의 가격은 용량별로 100달러씩 올랐다. 최근 애플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 팀 쿡은 지난 6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안타깝게도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그간 공급업체들이 넘기는 막대한 인상분을 완화하고, 고객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더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애플의 첫 폴더블폰인 '아이폰듀오'의 국내 출고가는 256기가바이트(GB) 기준 329만원에 달한다. 최고 용량인 2테라바이트(TB) 모델은 무려 509만원이다. 제품 완성도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애플의 1세대 제품이 8세대에 걸쳐 시장 신뢰를 확보한 '갤럭시Z폴드8'(256GB 227만원)보다 100만원 이상 비싸다는 점에서 흥행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애플은 신형 '아이폰'을 출시할 때마다 구형 제품의 가격을 낮췄던 관행도 깼다. '아이폰18프로' 시리즈와 '아이폰듀오'를 내놨음에도 기존 제품 가격을 일제히 올린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7' 256GB 모델의 국내 판매가는 기존 129만원에서 145만원으로 16만원 올랐다. 슬림폰 '아이폰에어'는 159만원에서 179만원, 보급형 '아이폰17e'는 99만원에서 115만원으로 각각 인상됐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구형 제품의 가격까지 일제히 올리면서 고객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메모리 가격 안정화 전까지 스마트폰은 더 비싸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전체 시장이 갈수록 움츠러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가격 인상으로 고객 구매 부담이 커지고 있고 업그레이드를 미루거나 중고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rocky@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