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으로 산업 현장 난제 푼다"…LG의 '전문가 AI' 청사진


제조·금융·과학 특화 모델 개발, 난제 100여건 다뤄
다음 단계는 로봇…"공장 전체가 하나의 지능으로"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이 14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컨버전스홀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 2026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마곡=우지수 기자

[더팩트|우지수 기자] LG AI연구원은 산업 현장의 난제를 푸는 데 특화한 '전문가 AI'와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상황을 공개했다. 범용 인공지능(AI)의 성능 경쟁에서 비켜서 제조·금융·과학 등 각 현장에서 실제 성과를 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설명이다.

14일 LG AI연구원은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컨버전스홀에서 'LG AI 토크 콘서트 2026'을 열고 지난 6년간의 적용 사례와 향후 사업 방향을 소개했다.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은 기조연설에서 "범용 AI의 경우 이미 세상에 있는 것들에서 답변을 가져온다"며 "산업 현장의 현실은 조금 다르고, 그럴듯한 답변만으로는 풀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제조 분야에서는 △공정 조건과 품질 정보를 예측하는 엑사원 태뷸러 △외관 이미지가 바뀌어도 재학습 없이 검사하는 엑사원 옴니 인스펙트를 내놨다. 데이터 샘플링과 라벨링, 모델 학습까지 스스로 하는 비전 검사 에이전트도 개발하고 있다.

과학 분야에서는 물질을 설계하고 합성 가능성을 미리 내다보는 엑사원 디스커버리를 공개했다. AI가 실험을 설계하고 로봇이 반응과 분석을 맡는 24시간 자율 실험실이 목표다. 디앤디파마텍과는 차세대 경구 펩타이드 신약을 개발하고 있고, GS칼텍스와는 AI 데이터센터용 액침 냉각유 소재를 만들고 있다. 엑사원 4.5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신약 심사 AI에 탑재됐다.

대표 사례는 탈모 관리 신소재 '람시딜'이다. 엑사원은 42만개가 넘는 후보 물질을 살펴 하루 만에 이 물질을 골라냈다. 기존 방식으로는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리던 탐색 구간이다. LG AI연구원은 LG생활건강과 여성형 탈모 개선을 목표로 유전자 발현 데이터를 분석해 에스트로겐 수용체 알파(ERα)를 핵심 표적으로 잡고 비타민A 유래 물질을 후보로 좁혔다.

이홍락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오른쪽)과 조지 카메론 아티피셜 애널리시스 공동 창업자가 LG AI 토크 콘서트 2026에서 대담하고 있다. /마곡=우지수 기자

이화영 LG AI연구원 AI사업개발부문장은 "다수의 AI 에이전트가 협업하는 금융 특화 솔루션 엑사원 BI를 올해 초 정식 출시한 이후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과는 글로벌 시장, 코스콤과는 국내 시장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LG AI연구원은 2020년 12월 설립 이후 배터리 수명·용량 예측, 불량 제품 선별, 신약 후보 물질 발굴 등 100여건의 산업 난제를 다뤘다고 밝혔다. 글로벌 AI 학회 논문 368편, 국내외 특허 1080건도 함께 제시했다.

다음 단계는 로봇이다. LG AI연구원은 로봇의 뇌 역할을 할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면서, 로봇 작동 사고를 미리 막는 안전 알고리즘 연구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임 공동 연구원장은 "이제 그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며 "개별 로봇의 자동화를 넘어 공장 전체가 하나의 지능으로 움직이는 자율형 공장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모델은 LG그룹의 로봇 사업에도 쓰인다. LG는 지난달 13일(현지시간) 엔비디아와 업무협약을 맺고 2027년 1분기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개하기로 했다. 2028년 상반기에는 충남 천안에 80㎿ 규모 AI 팩토리를 지어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고도화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특화 전략만으로 충분한지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홍락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과 대담한 조지 카메론 아티피셜 애널리시스 공동 창업자는 한국의 제조 환경에 맞춘 특화 모델이 중요하다면서도, 일반인공지능(AGI)을 향한 지향점을 놓치면 안 된다고 했다. 범용 지능 연구가 받쳐줘야 특정 영역에서도 앞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신약·소재 개발을 앞당기는 'AI for Science'와 자율 에이전트, 코딩 역량을 앞으로 중요해질 기술로 꼽았다. 카메론 공동 창업자는 한국을 글로벌 상위 3대 AI 국가로 평가하기도 했다.

LG AI연구원의 K-엑사원은 지난달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2차 단계 평가를 통과해 SK텔레콤·업스테이지와 함께 최종 라운드에 올라 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상반기 중 2개 기업이 최종 선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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