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코스피에 레버리지 광풍 시들…ETF 시장도 활력 '뚝'


지난달 ETF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 7월 대비 47%↓
단일종목 레버리지 인기 꺾이자 투자 열기도 식어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도 활력을 잃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국내 증시가 부진하면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도 활력을 잃고 있다. 코스피가 고공행진하던 지난 상반기 순자산 500조원을 돌파했던 시장 규모는 지난달 말 기준 450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증시 변동성을 키운 주범으로 지목됐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광풍이 시들해진 현상이 시장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ETF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7조6000억원으로 7월 대비 47.1% 급감했다.

유례없는 강세장이 나타났던 상반기와 달리 올 하반기 증시가 부진하면서 한국거래소(KRX)와 대체거래소(NXT)의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각각 31조8000억원, 17조7000억원으로 줄었는데 각각 25.2% 감소한 것과 비교해보면 감소 폭이 가파르다.

개인 수급도 고갈되고 있다. 지난달 개인 투자자의 ETF 순매수액은 2조3756억원으로 월별 기준 연중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는 7월 8조7868억원 대비 73% 급감한 수치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로 글로벌 증시가 타격받기 시작했던 지난 4월에도 ETF 시장에 3조원 넘게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렸던 것과 비교하면 ETF 시장에서 자금 유출 추세가 가속화됐다고 볼 수 있다.

손바뀜도 정체됐다. 지난달 ETF 시장의 일평균 회전율은 34.2%로, 전월 51.7% 대비 급감했다. 회전율은 상장좌수 대비 거래량을 나눈 수치로, 수치가 높을수록 손바뀜이 많다는 의미다.

증권가에서는 코스닥 등의 수급을 빨아들이며 성장했던 단일종목 레버리지 인기가 꺾인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장영임 SK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67조2000억원으로 한국거래소(KRX) 31조8000억원, 대체거래소(NXT) 17조7000억원, ETF 17조6000억원을 기록했다"며 "이는 전달 99조5000억원 대비 32.5% 감소한 수치"라고 말했다. 이어 "KRX와 NXT 거래대금이 전달 대비 25.2% 감소한 가운데, ETF 거래대금이 47.1% 급감한 영향이 컸다. 이는 7월 31일부터 시행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 강화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의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1조59억원으로 집계됐다. 출시일인 5월 27일부터 기본예탁금 강화 직전인 7월 30일까지 일평균 거래대금 11조6787억원과 비교하면 91.4% 줄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은 당초 반도체주 강세를 등에 업고 급격히 몸을 불렸다. 16개 상품은 상장 첫날에만 10조4180억원이 거래됐다. 거래대금은 6월 24일 하루 19조4429억원까지 치솟았고 월별 일평균 거래대금도 5월 9조2903억원, 6월 11조4251억원, 7월 12조2735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ETF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7조6000억원으로 7월 대비 47.1% 급감했다. /이새롬 기자

개인투자자의 매수세도 거셌다. 개인은 5월 27일부터 7월 30일까지 관련 상품을 15조2876억원 순매수했다. 관련 상품의 시가총액도 상장일 4조4000억원에서 7월 15일 11조9000억원으로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세 배 가까이 불었다.

하지만 본격적인 규제가 도입된 7월 말부터 분위기가 급격히 바뀌었다. 개인은 7월 31일부터 8월 28일까지 관련 상품을 1조7730억원 순매도했다. 하루 거래대금 역시 7월 31일 3조1518억원에서 8월 28일 537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출시 직후 빠르게 팽창했던 시장이 석 달 만에 눈에 띄게 식었다.

시장에서는 향후 ETF 시장이 활력을 되찾을지 여부는 코스피의 박스권 장세 탈출과 순환매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코스피가 오르면 오를수록 ETF 시장의 침체가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며 "전 국민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에 물리면서 연초부터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많이 유입됐는데 이를 팔아야 매수 여력이 생기고 ETF 시장에도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순자산총액, 거래대금이 감소하고, 개인투자자는 미국 투자 ETF를 순매수하는 등 반도체 쏠림이 완화됐다"며 "반도체에 집중됐던 상승이 여타 업종으로 확산될 여건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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