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선영 기자] 한국은행이 7·8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가운데 10월 추가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물가가 여전히 목표 수준을 웃도는 데다 가계부채와 수도권 주택가격 등 금융안정 부담도 남아 있어서다. 다만 연속 인상의 효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고 원·달러 환율도 크게 안정된 만큼 10월에는 한 차례 쉬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0월 2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현재 연 3.00%인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한은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올린 데 이어 지난달 27일 다시 3.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최근 경제지표는 한은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한은이 지난 8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6%, 전년 동기 대비 3.7% 성장했다. 실질 국민총소득(GNI)도 전분기보다 3.1% 늘었다.
2분기 성장률 0.6%는 지난 7월 발표한 속보치와 같아 새로운 경기 '서프라이즈'는 아니다. 다만 지난달 금리 인상 당시 전제했던 견조한 성장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재확인됐다. 한은은 지난달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3.3%, 내년을 2.9%로 전망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수출·투자 증가와 소비 회복 등을 반영한 결과다.
물가도 추가 인상론의 근거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3.1% 올라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 2%를 웃돌았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3.4%, 생활물가는 3.2% 상승했다.
한은 역시 지난달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와 목표 수준을 웃도는 물가를 인상 배경으로 제시했다.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안정 위험에도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10월까지 가계대출과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추가 인상론의 근거는 더 강해질 수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도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통화정책을 물가와 경기뿐 아니라 금융안정 상황까지 함께 고려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상반기 금리 결정의 주요 변수였던 환율 부담은 크게 낮아졌다. 지난 8일 원·달러 환율은 1345.6원에 마감했다. 7월 초 1500원대 중반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원화 약세 부담이 상당 부분 완화됐다. 신 총재도 지난달 환율이 안정되고 있으며 추가 하락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 두 번 연속 올린 한은…10월 금리 전망 엇갈려
다만 10월 추가 인상이 시장의 대체적인 전망인 것은 아니다. 증권가에서는 10월에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7·8월 연속 인상의 효과를 확인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금통위 이후 향후 6개월 기준금리 전망 중간값이 3.25%에 머문 점을 근거로 최종금리 전망을 3.25%로 유지했다. 연속 인상으로 긴축 속도는 빨라졌지만 최종 금리 수준까지 크게 높아진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도 성장률 전망이 큰 폭으로 상향됐음에도 점도표 중간값이 3.25%에 그친 점을 들어 두 차례 이상의 추가 인상 가능성에는 신중한 시각을 보였다.
여기에 8월 통화정책방향문에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라는 표현이 빠지고 황건일 위원이 2.75% 동결 소수의견을 낸 점도 속도 조절론의 근거로 꼽힌다. 추가 인상 자체보다는 시점을 10월 이후로 미룰 수 있다는 의미다.
신 총재 역시 점도표 중간값 3.25%에 대해 향후 네 차례 금통위에서 현재보다 한 차례 정도 추가로 올리는 '완만한 인상세'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연거푸 두 번 인상했기 때문에 그 효과도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0월 금통위의 핵심은 추가 인상의 필요성보다 시점이 될 전망이다. 9월 물가와 가계대출,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3.25% 인상 가능성이 커질 수 있으나 관련 지표가 안정되면 3.00%에서 한 차례 금리를 유지한 뒤 이후 회의에서 추가 인상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전문가 중에서는 현재 경기와 자산시장 흐름이 이어질 경우 10월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금리를 판단할 때 겉으로는 인플레이션이 가장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가계부채와 이에 따른 부동산·주식 등 자산가격 흐름도 중요한 변수"라며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물가까지 계속 오른다면 10월에는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환율의 중요성은 상반기보다 상대적으로 낮아진 상황"이라며 "아직 9월과 10월 초 지표를 봐야 하지만 경기가 예상보다 크게 식지 않는다면 동결보다는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현재 경기 흐름도 예상보다 견조해 경기 침체 때문에 금리를 올리지 못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지금과 같은 성장과 자산시장 흐름이 이어진다는 전제에서는 개인적으로 10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