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방문을 계기로 한·프랑스 간 방산 협력이 구체화될지를 두고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양국이 정상회담을 통해 방산 분야에서 구체적인 협약이나 협력 성과를 내놓을지도 주요 관심사다.
8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부터 9일까지 프랑스를 국빈방문한다. 특히 8일 파리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상회담에 앞서 일대일 오찬을 진행한 뒤 양국 대표단이 참석하는 확대 정상회담을 이어간다. 이후 양국 기업 약 20개사가 참여하는 한·프랑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도 열린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안보를 비롯해 경제·과학기술·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적인 협력 성과가 논의될 전망이다. 양국이 방산 분야에서도 기존의 전략적 대화를 넘어 실제 산업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한·프랑스 간 방산 협력 기반은 이미 마련돼 왔다. 양국은 지난 4월 정상회담에서 국방 분야 전략적 소통과 군사 상호운용성, 국방정보 교류 등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달 28일에는 파리에서 제8차 한·프랑스 국방전략대화를 열고 상호 보완적인 방산 협력을 모색하는 한편 나토(NATO)·유럽연합(EU)을 통한 협력을 확대하고 우주 등 미래 국방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내 방산업체들과 프랑스의 접점도 넓어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로사토리 2026에서 프랑스 방산업체 탈레스와 장거리 정밀타격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천무 유도탄과 탈레스의 차세대 지상발사체계인 X-Fire를 결합해 해외 시장을 공동 공략한다는 내용이다.
다만 국내 방산업계 전반으로 보면 프랑스와의 구체적인 사업 및 협력 접점은 아직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프랑스는 자체적으로 높은 수준의 방산 역량을 갖춘 만큼 현지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은 데다 국내 업체들의 기존 유럽 수출도 북유럽과 동유럽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이 때문에 프랑스와의 협력 확대는 개별 사업을 넘어 유럽 내 파트너십을 서유럽으로 넓힌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프랑스는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내에서 영향력이 큰 국가인 만큼 향후 양국 방산 협력이 구체화할 경우 유럽 방산시장 전반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프랑스 대표 싱크탱크인 몽테뉴 연구소가 최근 공개한 전문가 인터뷰에서도 한국 방산업체들의 경쟁력이 언급됐다. 지난 4일 몽테뉴연구소는 '이재명 대통령 방문: 프랑스-한국, 미래의 파트너십인가?'라는 제목의 전문가 인터뷰를 게재했다. 인터뷰에 참여한 필리프 리 프랑스 파리변호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한국항공우주산업(KAI)·LIG D&A 등을 한국의 대표적인 방산업체로 꼽으며 프랑스 기업들이 이들과 협력이나 장기적인 동맹을 모색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유럽과 방산·안보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은 맞는 방향"이라며 "특히 프랑스는 기존에 국내 방산업체들이 주로 수출했던 북유럽이나 동유럽보다 나토와 EU의 중심에 있는 서유럽 국가라는 점에서 유럽 내 파트너십을 넓혀 나간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가 자국 방산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어 시장을 뚫기가 쉽지는 않지만, 방산 강국인 만큼 우리와 협력했을 때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부분도 많을 것"이라며 "최근에는 방산이 안보 동맹뿐 아니라 안보·경제와 결합해 움직이는 만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과 방산을 포함한 전 분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정부 간 방산 협력이 구체적인 사업이나 협약으로 연결될 경우 국내 방산업체들의 프랑스 및 유럽 시장 진출에도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