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사고 경상환자 '8주룰' D-3…손보사 車보험 적자 숨통 트일까


10일부터 경상환자 8주 초과 치료시 별도 심사
손해율 84.8%…상반기 1890억 적자
보험금 누수 완화 기대 속 치료권 논란 지속

자동차사고 경상환자의 8주 초과 치료에 대해 전문 의료인의 필요성 검토를 의무화하는 8주룰이 오는 10일 시행된다. 손보업계는 과잉진료와 보험금 누수 완화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한의계와 환자단체의 제도 재검토 요구가 지속되면서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더팩트 DB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자동차사고 경상환자가 사고 후 8주를 넘겨 치료받으려면 전문 의료인의 치료 필요성 검토를 받도록 하는 이른바 '8주룰'이 오는 10일 시행된다. 올해 상반기 차보험이 영업적자를 내고 7월까지 대형 손해보험사 4곳의 누적 손해율도 84.8%까지 오른 만큼, 손보업계는 과잉진료와 보험금 누수 완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반면 한의계와 환자단체는 8주라는 기준의 의학적 근거와 고령자·장애인 등의 예외 적용 문제를 제기하며 제도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어 시행 이후에도 손해율 개선 효과와 환자 치료권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에 따라 상해등급 12~14급 가운데 염좌·타박상 등 경상환자가 사고 후 8주를 넘겨 치료받으려면 치료 필요성에 대한 별도 검토를 받아야 한다. 적용 대상은 10일 이후 발생한 교통사고부터다.

환자는 사고일로부터 7주 이내 진단서와 진료기록 등 치료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보험사나 공제조합에 제출해야 한다. 이후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 소속 전문 의료인이 장기치료 필요성을 검토해 요청일로부터 7일 이내 결과를 통보한다. 추가 치료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8주 이후에도 자동차보험으로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 결과에 이의가 있을 경우 공제분쟁조정분과위원회에 다시 심의를 신청하는 절차도 마련됐다.

제도가 사고 후 8주가 지나면 일률적으로 치료를 중단시키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자동차보험 적용 경상환자의 92%가 사고 후 8주 이내 치료를 종결한다는 점 등을 고려해 8주를 장기치료 필요성을 다시 확인하는 기준점으로 삼았다. 대한의사협회 진단서 작성지침에서 삠·긴장의 치료기간을 4주로 제시하고, 산재보험에서도 염좌의 표준요양기간을 6주 범위로 두고 있다는 점도 판단 근거로 제시됐다.

손보업계가 8주룰 시행에 주목하는 것은 자동차보험 수익성이 최근 빠르게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 4곳의 올해 1~7월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단순 평균 84.8%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84.5%로 전년 동기 대비 1.9%포인트 올랐다.

전체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영업손익 역시 올해 상반기 189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 자동차보험이 적자로 돌아선 것은 2020년 이후 6년 만이다. 지난해에는 자동차보험 보험손익이 연간 7080억원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 부담이 이어졌다.

보험료 인상만으로 손해율 악화를 상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손보사들은 올해 자동차보험료를 1%대 초중반 인상했지만 정비수가와 인건비 상승, 사고 증가 등 보험금 원가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경상환자의 장기치료 증가도 보험금 지출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지목돼왔다.

특히 치료 분야별 진료비 흐름은 엇갈렸다. 정부에 따르면 경상환자의 의과 치료비는 2019년 3500억원에서 2024년 2600억원으로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한의과 치료비는 6500억원에서 1조1400억원으로 약 75% 증가했다. 한의과 치료비가 빠르게 늘면서 장기·반복 치료의 적정성을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손보업계를 중심으로 이어져왔다.

다만 제도 시행만으로 자동차보험 적자구조가 단기간에 개선될지는 미지수다. 8주룰은 이달 10일 이후 발생한 사고부터 적용된다. 시행 당일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8주가 지나는 시점은 11월 초다. 실제 장기치료 심사를 통해 보험금 지급 규모에 변화가 나타나는 시점도 빨라야 11월 이후인 셈이다. 올해 자동차보험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고 본격적인 효과는 내년 이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제도 시행을 둘러싼 반대 목소리도 여전하다. 자동차보험환자치료권익연대는 지난달 21일 금융감독원과 국토교통부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제도 재검토를 요구했다. 경상으로 분류된 환자라도 고령자나 장애인, 기왕증이 있는 환자는 회복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는데 일률적인 8주 기준을 적용할 경우 치료권이 제약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의계도 그동안 8주라는 기준이 개별 환자의 상태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들어 반대해왔다. 정부는 이에 대해 8주 이후 치료를 금지하는 제도가 아니며 의료전문가 검토를 통해 필요성이 인정되면 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임산부와 만 7세 이하 영유아는 장기치료 필요성 검토 대상에서 제외된다.

심사에 필요한 진단서 등 필수 제출자료 발급비와 심사 비용은 보험사나 공제조합이 부담한다. 다만 환자가 심사에 필요하지 않은 자료를 추가로 제출할 경우 관련 비용은 본인이 부담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8주 초과 치료 감소가 손해율 개선으로 연결되더라도 정비수가와 인건비, 사고빈도 등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좌우하는 다른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제도 시행 이후 실제 장기치료 환자와 보험금 지급액이 얼마나 줄어드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심사 탈락률과 이의신청 규모, 고령자·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치료권 논란도 제도 안착 여부를 가늠할 변수로 꼽힌다"면서 "손해율 개선 효과가 손보사의 수익성 회복에 그치지 않고 향후 자동차보험료 부담 완화까지 이어질지도 지켜볼 대목"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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