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우지수 기자] 네이버클라우드가 정부 '사이버 보안 특화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 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 지난 1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1차 단계평가에서 탈락한 지 8개월 만에 정부 AI 개발 사업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업권을 두고 수주전이 치열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공모에 참여한 네이버클라우드와 SK텔레콤 2개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발표평가를 진행했다.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은 대규모 산학연 구성과 복수의 에이전트·하네스 설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이버 보안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은 AI가 사이버 공격 도구로 쓰이는 흐름이 빨라지자 추진됐다.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이 지난 4월 공개한 모델 '클로드 미토스 프리뷰'는 주요 운영체제와 웹브라우저에서 사람이 오랜 기간 찾지 못한 취약점을 대량으로 찾아냈다. 앤트로픽은 악용 가능성을 이유로 이 모델을 일반에 공개하지 않고 일부 기업·기관에만 제공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4월 14일 통신 3사와 네이버, 카카오 등 주요 기업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를 소집해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고, 5월 간담회에서 보안 특화 AI 개발 방침을 정했다.
보안 위협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과기정통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사이버 침해사고 신고는 123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5% 늘었다.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 신고는 56.7%, 랜섬웨어는 76.8% 증가했다. 최우혁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실장은 "AI 기반 사이버위협이 현실로 다가오고, 클라우드 환경 취약점을 대상으로 하는 지능화된 공격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기업의 정보보호 역량 강화를 당부했다. 해외 보안 AI에 의존하면 위협 정보 비대칭이 커지는 만큼 자체 모델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네이버클라우드를 주관기관으로 하는 컨소시엄에는 LG CNS, LG유플러스, 샌즈랩, 이스트시큐리티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울대 등 33개 산·학·연·공공기관이 참여한다. 하이퍼클로바X와 엑사원을 기반으로 700B(7000억 파라미터)급 전문가 혼합(MoE) 구조 모델을 만든다. 방어 역량을 강화한 하이퍼클로바X 계열과 공격 역량을 강화한 엑사원 계열 2개 모델을 나란히 개발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달부터 10개월간 정부로부터 그래픽처리장치(GPU) B200 256장을 지원받는다. 5개월 시점 중간평가에 따라 남은 지원 여부가 정해진다. 컨소시엄은 자체 보유한 B200 4000장과 LG의 H200 256장을 추가로 넣어 사업 착수 전부터 사전학습을 진행해 왔다. 학습 데이터는 한전KDN, 한국수력원자력, 금융보안원 등이 보유한 약 830TB 규모다.
모델은 전력·금융·통신·반도체·방위산업 등 7대 분야에서 현장 실증을 거치며, 폐쇄망 운영 기술도 함께 개발한다. 컨소시엄은 모델을 상업적 활용이 가능한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중소기업에 취약점 무상 점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1월 독파모 1차 평가에서 외부 공개 모델의 가중치를 활용해 독자성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판정을 받고 탈락했다. 이후 추가 공모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수주로 정부 AI 사업에서의 위치를 만회하게 됐다는 시각이 나온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국가 핵심 인프라를 지키는 AI를 우리 기술로 만들어낸다는 책임감을 갖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 보안 AI 모델과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index@tf.co.kr